헌법은 상원의원이 될 수 없는 자로 정당의 당원, 현직 국회의원, 국회의원직을 그만 둔 지 1년 미만인 자, 장관, 정치공무원(“political official"), 현직 상원의원, 퇴임한 지 1년 미만의 전직 상원의원 등을 들고 있다. 상원을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기관으로 두려는 의도에서 나온 규정이다. 그러한 상원은 광범위한 기능과 권한을 갖는다. 특히 통제 및 감시 기관으로서의 상원의 핵심적인 과제는 1997년 헌법개정의 기본정신이었던 정치체제의 개혁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내에서 공무의 직위와 권한이 개인적 이해관계를 위해 이용되는 것을 적발하고 견책한다. 예컨대, 총리, 대법원장, 국회의장일지라도 부패와 권력남용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 발각되면 상원에 의해 해임될 수 있다. 특히 국회의 입법활동에 대한 통제에 큰 비중이 주어져 있다. 예컨대 상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법안은 국회로 되돌려 보내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헌법재판소, 고등행정재판소, 반부패위원회, 선거위원회 등 정부에 대한 통제기능을 갖고 있는 다른 기관들의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결정적인 발언권을 갖는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상원이 정당 혹은 군의 배경이 없는 의원들에 의해 지배되며, 헌법의 정신에 따라 중립적인 통제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실제의 선거결과를 보면, 그러한 낙관론에 수긍이 가기도 한다. 방콕의 경우, 18명 당선자 중 15명은 헌법의 개혁정신에 부합되는 인물들이었다. 방콕의 서북부에 위치한 수판부리(Suphan Buri) 주의 경우, 이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전총리 반한 실라빠아차(Banharn Silapa-archa)가 지지한 입후보자들은 모두 낙선했다. 당선자 3명은 모두 정치적 배경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 외의 여러 주들에서도 정당에 연계되어 있지 않은 인물들이 상당수 당선되었다. 상원 입후보자들 가운데 군 출신 인사의 숫자가 매우 적었다는 점도 태국의 민주화가 그만큼 진전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 따르면, 이번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들의 대부분이 기존의 정당들과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다소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들의 72%는 퇴임 공무원이거나 과거 정계에서 활동한 인물이거나 현직 정치인들의 친인척 혹은 수하인물들이다. 이 수치는 입후보자들에 대한 분석 결과, 그들이 거의 모두 정당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자들로 드러났다는 사실에서도 이미 짐작된 일이었다. 그러므로 새로 선출될 상원에서도 기존 정계의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간의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번 상원선거의 또 다른 부정적 측면은 여자들이 불과 21명, 즉 200명 상원 중 10.5%만 당선되어 성적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태국에서 처음 치러진 이번 상원선거는 많은 문제점들을 보여주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오점은 무엇보다도 위에서 언급한 투표매수를 포함한 선거부정일 것이다. 선거위원회는 3월 4일 선거의 200명 당선자들 가운데 부정선거, 특히 투표매수의 혐의가 입증된 78명의 당선을 무효화하고 78의석에 대해 4월 29일 35개의 주에서 재선거를 실시하게 했다. 그 결과 66명의 상원이 확정되었다. 6월 4일 실시된 9개 주에서의 세 번째 재선거에서 8명의 당선자가 나왔고, 6월 18일 행해진 4개 주에서의 선거에서 3명이 확정되었다. 마지막 1명은 7월 22일 5번째 재선거에서 결정되었다. 이러한 재선거 과정에서 상원선거에 대한 투표자들의 관심이 점점 떨어졌다. 실제로 2차 투표에 대한 참가율은 52%밖에 되지 않았다. 

수 개월간의 과정을 통해 구성된 상원은 2000년 8월 1일 의원선서식을 가짐으로써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여러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상원선거는 우선 선거위원회의 과감한 결정과 활동을 통해 태국의 선거풍토에서 점차 부정부패가 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희망은 헌법에 명시된 상원의 정치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태국 국민들의 기대로 연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