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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신흥 가톨릭교단 엘 샤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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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1-27 23:30 조회1,5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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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가톨릭교단 엘 샤다이>

최근 필리핀의 가톨릭계와 정치계에서 엘 샤다이(El Shaddai) 운동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히브리어로 "전능한 하나님"이란 뜻을 가진 엘 샤다이 운동은 현재 국내외에 약 1,200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을 그 지지자로 두고 있는 필리핀 신흥 가톨릭교단으로, 그 지도자는 마이아노 마이크 벨라르데(Maiano Mike Velarde)라는 자이다. "마이크 형제"(Brother Mike)라고 불리는 벨라르데는 과거 부동산택지개발업자였으며 카리스마적인 기질을 갖고 있지만, 또한 서민들과 가깝게 지내는 자라고 알려져 있다.
기존의 가톨릭교회가 성당에서 엄숙한 일요일 미사를 드리는 것과는 달리, 벨라르데는 공원에서 예배를 드린다. 엘 샤다이의 추종자들은 성당에 가는 대신, 벨라르데가 주관하는 주말 철야기도집회에 참가하여 흰 구두를 신고 현란한 색의 양복을 입은 그의 설교를 듣고 복음성가를 부르며 춤을 춘다. 그들은 또한 벨라르데가 외치는 "하나님이 내리시는 축복"을 더욱 잘 받기 위해 거꾸로 세운 흰 색의 우산을 머리 위로 높이 들고 흔든다. 엘 샤다이는 집회시 헌금함을 돌려 모아진 돈으로 DWXI라는 라디오방송국을 운영하며 정부 관할하에 있는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블록 타임을 사서 엘 샤다이 집회에 대한 광고를 하며, 벨라르데가 TV부흥사로 등장하여 설교를 하기도 한다.
엘 샤다이의 교세가 갈수록 증대함에 따라 필리핀의 정치인들은 이 신흥교단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1998년 5월 대통령 선거시 대부분의 입후보자들은 벨라르데의 초대를 기꺼이 받아들여 투표 전야의 엘 샤다이 집회에 참석했다. 벨라르데는 전 대통령인 피델 라모스(Fidel Ramos)와의 친밀한 관계에 이어, 현 대통령인 에스트라다(Estrada)와는 매우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 자신의 말에 따르면, 선거시 에스트라다를 은밀하기 지원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후 에스트라다는 벨라르데를 영적 고문으로 임명하고 정기적으로 만나 심지어 예민한 정치적 주제들에 대해 논의하기까지 한다. 이를 통해 특히 엘 샤다이를 자신을 못마땅히 여기고 있는 가톨릭 주교들에 대한 견제세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필리핀의 가톨릭 교회는 헌법개정, 사형제도의 지속, 피임약 사용, 산아제한, 도박의 공식적 인가 등을 추진하는 에스트라다의 정책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그를 대통령직에서 몰아내려고 하고 있다. 에스트라다는 이에 엘 샤다이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과시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1999년 8월 20일 10만 명의 신도가 모인 벨라르데의 생일파티에 대통령과 내각 전체가 참석하여 헌법개정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호소한 것이 그 단적인 예다.
가톨릭 교회는 엘 샤다이의 자세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면서 최근 벨라르데가 에스트라다의 입장을 계속 지지하면 그를 파문시키겠다고 위협했다. 벨라르데로서는 사실 엘 샤다이가 가톨릭의 토양을 상실하게되면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그는 가톨릭교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한다. 그래서 엘 샤다이가 정통적인 가톨릭 교리에서 벗어나지 않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며 주교들과의 충돌을 가능한 한 회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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