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와의 인터뷰>
미얀마의 합법적인 야당인 민족민주연맹(NLD)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와의 인터뷰 내용이 1999년 7월 벨기에의 신문인 Groot-Bijgarden De Standard에 게재되었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이다.
문: 미얀마 정부가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답: 당국은 그들을 체포하거나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위협한다. 위협은 가족들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예컨대 가족의 일원이 공직에 있는 경우, 직장을 잃거나 먼 지방으로 전출될 수 있다. 혹은 가족이 사업을 하는 경우,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문: 최근 미얀마 정부가 당신에게 어떤 호의적인 자세를 보인 적이 있는가? 정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답: 전혀 없다.
문: NLD의 회원 중 감옥에 있는 자들은 몇 명이나 되는가?
답: 약 1,000명의 정치적 양심수들이 있는데, 대부분 NLD의 사람들이다.
문: 감옥에서 여전히 고문이 행해지고 있는가?
답: 수인들은 거의 대부분 취조시 심한 고문을 받는다. 취조를 통해 어떠한 죄목을 찾지 못해도 석방하는 일은 거의 없다. 일단 체포하여 신문을 했다면 구실을 만들어 대부분 장기간 구금한다.
문: 정부가 국민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하는 경우가 있는가?
답: 미얀마인들은 매일 정부를 위해 그때 그때 생기는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당국이 요구하는 인력을 내놓지 못하는 가정은 일정액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감옥에서도 수인들이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문: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세력이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무장투쟁의 길을 택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답: NLD가 무기를 잡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문: 미얀마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숫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관광객들이 미얀마에 오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휴가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미얀마보다 더욱 좋은 곳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관광객들은 미얀마 관광의 정치적 결과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관광회사나 비행기 회사들은 단순한 일반인들의 손에 있지 않다. 관광산업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의 가장 큰 몫은 군부정권으로 흘러 들어간다. 관광은 한 마디로 군부정권을 지지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미얀마에 관광하러 오지 말기를 부탁한다.
문: 당신은 아시아나 유럽 국가들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는가?
답: 아시아 국가들로부터의 도움은 별로 기대할 수 없다. 그것은 아시아 국가들의 많은 정부들 자체가 인권존중에 별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 외국의 투자가 미얀마의 일반국민들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겠는가?
답: 군부정권 하에서는 개선이 이루어질 수 없다. 정부는 투자된 자본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는다. 외국의 투자를 통한 수익은 정부인사들과 그들의 가족들의 주머니로 사라진다.
문: 미얀마 정부가 중국 및 태국의 마약밀매업자들과 사업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직접 암페타민(amphetamine) 생산에 연루되어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사실인가?
답: 정부의 마약사업에 대해서는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러나 군부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입증할 방도가 없다.
문: 미얀마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 여러 소수종족들이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등 무정부의 상태에 빠지게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답: 결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기 전에 미얀마에 민주주의 정부가 있었지만, 그때의 소수종족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 자유민주주의적 사회가 되면, 물론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상이한 견해들이 존중되는 자유로운 사회가 실현되면, 안정된 미얀마 연방을 세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 과정은 그러나 용이한 것은 아니다.
문: 만약 군부가 통제력을 상실하면, 사람들이 군부에 대해 복수를 하게 될 것인가?
답: 그런 행동을 취하는 자들이 일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수는 아닐 것이다. 특히 NLD가 사람들을 그런 방향으로 선동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