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이슬람의 강화된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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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07 22:19 조회1,66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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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서동남아 세계에서 이슬람 세력들이 종교적 위상을 강화하고 정치적 및 사회적 영향력을 증대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Mindanao) 섬과 술루(Sulu) 제도에서 분리독립 운동을 전개해 온 모로(Moro)족 즉 필리핀 무슬림들의 이야기는 근 30년 가까이 된다. 이들의 반정부 무장 활동은 1990년대 중엽 뜸해졌다가 요즈음 다시 과격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1999년 말 총선에서 야당들이 45석을 얻은 데 비해, 집권 연정세력인 국민전선은 148석을 획득하여 ⅔ 의석수를 확보했으며 이로써 필요한 경우 개헌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총리 마하티르(Mahathir)의 바라던 대로 반드시 된 것만은 아니었다. 이번 선거에서 중시할 부분은 이슬람 신자인 말레이인들의 표가 어디로 갔는가 라는 점이다. 말레이시아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가장 중요한 정당들로 집권당인 암노(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zation 통일말레이민족기구)와 야당인 빠스(PAS: Parti Islam se-Malaysia 범말레이시아 이슬람정당)가 있다. 선거의 결과 암노는 이전의 94석에서 74석으로 줄어든 것에 반해, 근본주의적 이슬람 성향의 빠스는 8석에서 27석으로 오히려 늘었다. 게다가 이때까지 북부의 껄란딴(Kelantan) 주에서만 빠스가 항상 승리해 왔으나, 이번에는 껄란딴 남쪽의 뜨렝가누(Trengganu) 주도 빠스가 지배적인 지역으로 되었다. 말레이시아 정치에서 이슬람 세력이 강화된 셈이다. 마하티르 정부가 이슬람 부흥운동인 닥와(dakwah)의 영향을 받아 1980년대 이후 이슬람 강화 운동을 전개했던 전력을 갖고 있듯이, 집권당은 말레이인들의 민심을 사기 위해 차후 자유민주주의적 개혁 정치보다는 근본주의적 이슬람 경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반세속주의적인 경향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마트라 섬의 북단에 있는 아쩨(Aceh) 주는 그동안 요구해온 분리독립을 포기하고 자카르타 정부가 제시하는 자치를 받아들이는 대신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신자들이 이슬람법(sharia)을 의무적으로 따를 것을 요구한다. 와히드 대통령은 다종교 사회인 인도네시아에서 그러한 요구가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정당들과 근본주의적 무슬림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