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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교육계의 문제점과 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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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06 21:39 조회1,1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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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태국의 국립부패위원회는 국가의 기관과 단체들 가운데 정부 행정부처들의 부패 정도가 가장 심하며 그 중 특히 교육부가 가장 심각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러한 진단을 입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교육부의 한 핵심공무원이 교과서 인쇄 및 발행을 독점하고 있는 쿠루사파(Khurusapha)와 정부간의 계약을 조작하면서 25,000만바트의 뇌물을 받은 사건이 19986월에 적발되었다. 국가예산의 가장 큰 몫을 할당받아온 교육부는(2000년의 경우 예산의 18.5%) 이 사건으로 그동안 이 행정부처에서 일어났을 착복과 횡령들에 대한 의심을 받게 되었다.

교육부가 정부의 행정개혁과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것은 당연하다. 개혁의 핵심 내용은 교육제도를 탈중앙화하고 대학들에 더욱 많은 재정적 자립성을 주며 교육부 자체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가능하게 된 것은 물론 개혁을 요구하는 경제위기 덕분으로, 그것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태국 정부에게 차관을 주는 국제적인 금융기구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우선 교육제도의 탈중앙화를 보면, 마을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제도의 모든 수준에서 종래 방콕에서 결정된 것에 따라 행해지던 교육내용과 학교운영 특히 재정에 관한 결정권이 앞으로는 그 결정사항이 직접 실행되는 현장의 교육기관들로 이양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교들과 대학들이 지역사회의 요구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개혁의 재정적 측면에서는 국공립대학들이 처음으로 재정적 자치권을 갖게될 것이다. 교육개혁을 담당하는 국립교육위원회(National Education Commission)의 계획에 따르면, 1999년까지 국공립대학들은 급료 이외 분야의 예산에 대해서 자치권을 갖고 2002년이 되면 재정에 대한 완전한 자치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자치적 재정관리의 신빙성과 투명성을 위해 교사들과 행정직원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기관이 세워질 것이다.

교육개혁의 정점에 교육부 자체의 구조조정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는 것처럼, 태국 교육제도의 비효율성과 부정부패의 근저에는 부풀릴대로 부풀어져 있는 관료사회가 놓여져 있다. 태국의 국공립대학들에는 교강사의 숫자만큼 행정직원들이 있다. 예를 들어 태국의 대표적인 의과대학인 마히돈(Mahidol) 대학은 학생수가 17,000명인데 비해 이 대학에서 월급을 받는 교직원 숫자는 19,000명 이상이다. 대학에서의 이러한 과잉고용의 결과 교직원의 평균임금은 형편없이 낮아 대학 전임강사의 초임이 월 6,000바트(20만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많은 실력 있는 인재들이 교육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관료주의의 또 다른 병폐현상으로, 대부분의 교직원들은 일단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복잡하게 얽힌 후견인-피후견인 관계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가게 되고 승진과 출세를 노력과 성과보다는 인간관계와 정치를 통해 달성하려고 한다.

교육부의 개혁은 이제 시급한 일로 간주되어 추안 정부와 여론에서 이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태국의 경제회생을 돕고 있는 국제적인 금융기구들 중의 하나인 아시아개발은행도 이 점에 동의하여 5US$의 차관 제공에 대해 태국 정부에게 교육의 대폭적인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2001년까지 교육부 소속 공무원들을 25%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교육부의 과제는 시장경제에 더욱 상응한 봉급체계를 만들어 선생들에게 더욱 나은 보수를 줄 수 있고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경기의 상황에서 이같은 개혁들이 교육의 실제비용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에 대한 정부예산이 당분간 크게 증대될 전망이 없는 가운데, 장차 수업료가 인상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태국의 명문 국립대학인 쭐라롱꼰(Chulalongkorn) 대학교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은 8,000바트밖에 되지 않는다. 여러 분석가들은 대학등록금이 2002년까지 적어도 6배는 인상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등록금이 인상되면 기왕 저하된 신입생 입학률이 더욱 낮아질 것이다. 태국의 국내총생산 중 교육에 지출되는 부분은 4%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태국 국민이 정규교육을 받는 기간은 평균 5.3년이며, 대학생 연령에 있는 학생들 가운데 4.5%만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가정형편상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는 가정들이 더욱 많아지게 되면, 위의 수치들이 더욱 낮아질 것이다.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해 중요한 교육개혁을 위해 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장차 어떤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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