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노동력 해외수출은 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이미 1980년대 초 베트남 정부는 소련과 동독 등 동유럽 국가들과 중동의 몇몇 나라들과 인력수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숱한 베트남인들이 이들 나라에 돈 벌러 나간 바 있다. 그러나 동구권의 몰락으로 노동 수출 관련 계약이 모두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베트남 정부가 다시 공식적인 인력수출 협정을 체결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초이다. 이 협정들에 따라 1996년부터 2000년 사이, 약 65,000명의 베트남인들이 38개국으로 수출되었다. 최대 수출국들은 이제 타이완, 대한민국, 일본, 리비아 등으로 바뀌었다.

1990년대 후반 이들 나라에서 베트남 노동자 한 사람의 년 평균 소득은 약 400 US$였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의 기간 이들 나라에서 베트남 해외 근로자가 본국으로 송금하는 액수를 모두 합하면 매년 평균 2억 2,000만 US$였다. 여기에 비록 계약은 오랜 전에 끝났지만, 여전히 동구권 국가들에 머무르면서 돈벌이를 하는 약 20만 명의 베트남인들이 고향으로 부치는 돈까지 더하면, 전체 액수는 무려 12억 5,000만 US$에 이른다.

이러한 배경에서 베트남 총리 판 반 카이(Phan Van Khai)가 2000년 6월에 열린 노동수출에 관한 한 회의에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을 “베트남에게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한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베트남 정부는 2000-2005년간 매년 5만 명을, 2005-2010년간은 매년 15만 내지 20만 명의 인력을 수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 점에 있어서 베트남은 대륙동남아에서 태국과 경쟁관계에 있다. 태국은 1996-1999년 사이 총 27만 명의 인력을 수출했으며, 이들이 벌어들인 수입은 총 30억 US$에 달했다. 태국이 더욱 많은 인력을 수출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경험이 풍부한 점 외에도, 인력이 더욱 잘 양성되어 있고 수출 절차가 더욱 체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모델을 참고로 하려는 베트남 정부는 해외 송출의 베트남인들에 대한 교육 강화와 송출 구조 개선을 중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이 점에서 베트남의 인력 송출업체들이 법률 해석과 같은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고 부패한 점이 지적되었다. 심지어 2002년 11월에는 한 인력송출 회사가 타이완과 대한민국에 가려는 베트남인들에게 1인당 3,000-6,000 US$의 과다한 중개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것이 적발되어, 그 회사 간부가 재판에서 사형 언도를 받기도 했다.

(Vietnam Economic Review, 7/83, 2001; The Asian Wall Street Journal, Nov 26,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