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군부독재자 시절 젊었을 때의 네윈)

네 윈의 죽음    2002년 12월 5일 미얀마 군부 정권의 건설자인 네 윈(Ne Win)이 91세의 나이로 죽었다.

1911년 5월 24일 태어난 네 윈은 영국 식민통치 시절에 우체국 직원으로 있다가 당시 반식민 투쟁을 전개하던 미얀마 민족주의자들과 접촉을 함으로써 독립투쟁의 대열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아웅 산(Aung San) 장군이 지휘하는 미얀마 현지인들로 구성된 군대의 부사령관의 지위까지 올라갔다.

1947년 아웅 산이 암살되자 그는 미얀마 국군의 총사령관 지위를 물려받았으며, 이로써 군부의 지도자 위치를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되었다. 그의 지휘 하에 있던 군부는 1958년부터 1960년까지 1년 반 동안 정권을 이양 받아 합법적인 정부 운영의 경험을 하기도 했다. 1962년 네 윈 군부 세력은 쿠데타를 일으켜 우 누(U Nu) 정부를 전복시키고 정권을 잡았다. 이 후 1988년까지 네 윈은 미얀마 군부 정권의 독재자로서 군림하게 된다.

1988년 그는 현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미얀마에 대한 외부인 관찰자들과 미얀마의 야당 인사들은 그가 1988년 이후 나라를 운영하는 군부 인사들을 무대 뒤에서 조종한 실세였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네 윈이 죽으면, 군부 내에서 그의 후계자 자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투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 번에 그가 죽자,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네 윈이 1988년 퇴임 이후 최근까지 군부 실세들에 대한 실질적 통제력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그가 이미 수 년 전에 정부의 한 기관지에 공직에 있었을 때 찍은 모든 자신의 사진들을 치우도록 요구한 것에서 암시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2년 3월 그의 딸 산다(Sandar)의 남편과 이들 부부의 장성한 세 아들이 정부에 대한 쿠데타 음모 혐의로 체포되고 나중에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네 윈의 정치적 영향력은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정부 측 언론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그도 쿠데타 음모에 포함되어 있었다. 고령의 네 윈은 그러나 법정에 소환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딸의 간호를 받으며 양곤에 있는 그의 빌라에 가택연금 되었다.

그의 장례식에는 겨우 25명의 친지와 친구들이 참석했다. 정부 측 인사들은 없었다. 재판에서 그의 사위와 세 명의 손자들에 대해 내려진 사형 언도는 12월 24일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사형집행이 실제로 행해지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처형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