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를 통치하는 군부정권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 State Peace and Development Council)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이해는 미얀마의 차후 민주화에 대한 전망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다. 

미얀마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SPDC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군대의 활동과 상태, 나라의 여러 지역에서의 상황, 그리고 국가 내부의 여러 중요한 그룹들, 예컨대 학생들과 불교승려들의 상황에 대해 믿을만한 공개된 정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위의 여러 측면들에 대한 대략의 이해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미얀마 정권은 현재 변화를 요구하는 내부적 및 외부적 압력에 대한 저항에 있어서 매우 강력하지만, 나라 전체에 대해 견고한 군사적 통제를 유지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하게 살펴본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현재 이 나라 역사에 있어서 그 어떤 때보다 강력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는 이 나라 정치의 모든 공공 부문과 사적 부문 경제의 모든 중요한 부분들을 통제하고 있다. 정부는 군부 통치의 유지에 필요한 강력하고 잘 조직된 정보기관 등을 포함한 모든 제도적 수단들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그 결심이 약해지는 어떠한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미얀마 정부는 1989년부터 추진된 군대의 현대화로 인해 소수종족들의 반란에 대해 그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군사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정부는 와족 연합군대(United Wa State Army) 등과 같은 강력한 마약생산 군사조직들을 포함한 과거의 적들 가운데 17개 적들과 휴전협정을 맺었다. 정부는 1988년 이후 국가의 경제를 부분적으로 개방하여 1990년대 초에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 분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발했다. 또한 미얀마는 지난 10년간 국내적 차원에 있어서 긍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하는 것처럼 국내총생산의 증가가 년평균 5% 정도로 높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마약거래가 전체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점하고, 정부는 마약 거래로부터의 수익을 재투자함으로써 상당한 정부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상당한 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권력 장악은 어느 정도 취약함을 갖고 있다. 그 취약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군대 내부에 놓여져 있는 것 같은데, 군대는 아이러니컬 하게도 미얀마 사회의 질서를 지배하는 버마족의 바로 그 부분이며 외부 세계가 가장 알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장 심각한 취약성은 간단히 말해 “지나친 확장”(overstretch)이다. 군대의 활동범위가 과거에 소수민족 반란세력들이 장악하던 곳으로 확장되면 될수록, 정부의 통제력은 그만큼 더욱 취약해진다. 정부가 군대의 활동범위를 얼마만큼 확장할 것인가에 대해 섬세한 판단을 하고 그 판단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갖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정부가 변방 외곽 지역의 군부대 병사들에게 필요한 식량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분명한 이야기이다. 2000년 4월에 보도된 것처럼, 군인들의 봉급을 4배 인상한다는 것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암시한다.

소수민족 군대들은 비록 그들의 대부분이 현재는 SPDC 군대와 싸우고 있지 않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바로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 어쨌든 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현저하게 약화되어 어느 정도 사기도 떨어져 있다. 그러나 그들이 휴전협정에 동의한 것은 자신들이 정부군에게 군사적으로 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SPDC는 그 휴전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헌법 제정시 소수민족들도 참가하도록 하겠다는 등 여러가지 약속을 해야 했다. 만약 미얀마 정부가 휴전협정으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계속해서 챙기려면, 그 약속들을 지켜야 할 것이다.

미얀마에서 군부정권이 그동안 강제노동과 강제이민 등을 포함한 민간인 주민들에 대한 일련의 잔인한 행위를 희생으로 유지되어 왔다는 점에서, 민중들의 불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분명히 매우 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불만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집중되어 있는지, 그것이 SPDC를 위협할 수 있을지, 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