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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노동력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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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2 22:41 조회1,5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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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노동력 수출       필리핀의 대통령 아로요(Arroyo) 2001 8월 초 말레이시아 공식방문 중 콸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필리핀 교민들과 만나 해외에 나가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은 고향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고 그곳에 계속 머무는 것이 더욱 낫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이같은 발언은 한편으로는 아직도 그들을 국내로 수용할 수 없는 필리핀의 경제상황을 알린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필리핀 경제를 위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것이었다.

700만 명의 필리피노가 해외에서 돈벌이를 하는 필리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노동력 수출국가이다. 700만 명은 필리핀 전체 노동인구의 20%에 해당한다. 매년 약 84만 명이 해외로 나가는데, 대부분은 동아시아 국가들과 중동으로 간다. 필리핀 노동청의 발표에 의하면, 일본으로 가는 필리핀 노동인력의 숫자가 2001년도 상반기에만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1% 늘었다.

필리핀의 자국 노동력 해외수출은 1970년대 마르꼬스(Marcos) 정부가 국내의 실업문제 해결과 외화소득의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시작한 것으로, 올해로 27년 째에 접어들었다. 경제문제 해결의 임시방편으로 출발했던 노동력 수출은 그후 계속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 30년간 필리핀 경제가 난관에 빠질 때마다 회생의 중요한 생명선이 되어주었다.

홍콩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는 아시아 이주민센터(Asian Migrant Center) 7,600만 필리핀 인구의 약 반이 해외 노동력의 돈벌이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한다고 추정한다. 해외의 필리피노들이 국내로 보내는 송금은 매년 90 US$에 달하는데, 이것은 노동력 수출이 필리핀의 최대 외화소득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필리핀의 경제사정이 극히 열악하며 개선될 조짐도 당분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필리피노들의 외화벌이는 마닐라 정부로서는 너무나 고마운 것이다.

아로요가 필리핀 교민들에게 외국에서 계속 돈벌이를 하라고 부탁했을 때, 그녀는 2,200억 페소(44 US$) 이상의 예산적자와 경제회복의 어두운 전망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필리핀의 경제성장이 작년의 4%에서 올해는 3.2%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작년에 13.9%였던 실업률은 2001년 첫 1사분기에만 이미 15% 정도로 올라갔다. 또한 최근 수년간 빈곤 가정의 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로요의 위의 발언은 한편으로는 해외 필리피노들의 애국심에 호소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필리핀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다 준다. 필리피노 이주노동자 친지협회(Association of Relatives of Filipino Migrant Workers: Kakammpi) 회장인 페 니코데무스(Fe Nicodemus)는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마치 (해외) 필리피노들에게는 자신의 나라에 살 희망이 정말 없는 것처럼 보인다. 슬픈 일이다라고 말한다. 다른 필리핀 해외노동자 단체들은 필리핀 정부가 해외 노동자들을 달러를 벌어들이는 소모품으로만 보고 있다고 비난한다.

필리핀 정부는 이 시점에서 노동력 수출정책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많은 필리핀 단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노동력 수출정책을 유지할 경우, 정부는 최소한 해외의 필리핀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중동국가들에서 청소원이나 가정부로 일하는 자들은 종종 계약서 바꿔치기의 희생이 된다. 예컨대 2년간 일정 액수의 급료로 청소원으로 일하기로 마닐라에서 계약서를 쓴 사람이 중동에 도착하자마자 급료가 반이 깎인 새로운, 아랍어로 된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받는다. 이제까지 필리핀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개입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액수가 많든 적든 필리피노들이 해외에서 말썽 피우지 않고 돈을 벌어 그것을 꼬박꼬박 국내로 송금하는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더욱 더 나아가 경제를 활성화시켜 필리핀의 노동력이 국내 노동시장에 충분히 흡수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외로 돈 벌러 나가는 필리피노들 가운데에는 상당수가 필리핀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자들로, 대부분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이들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력 있는 노동력이 될 것이다. 필리핀 노동자들은 해외에서 종종 인간적 모멸감까지 감수해야 하는 고생을 겪으며, 그의 친지들은 비록 송금으로 경제사정이 조금 나아졌지만, 아내는 남편과, 남편은 아내와, 부모는 자식들과 오랜 기간 생이별하는 고통을 갖는다. 필리핀 노동력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필리핀 사회는 필리피노들에게 깊은 심리적, 문화적 상처를 주어온 이러한 희생을 더 이상 치르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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