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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탁신 정부의 개혁의 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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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3 22:29 조회1,6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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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Thaksin) 2001 2월에 총리로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는 태국 경제와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사람으로 기대된 가운데 새로운 정부를 열었다. 그는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는데, 그 약속들은 대부분 지켜졌다. 농민들의 부채 상환 유예, 농촌에 대한 투자기금 조성, 값싼 의료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이로써 그가 이전의 총리들과는 달리 추상적인 정치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사람이란 것이 입증된 셈이다. 그가 또한 정책결정 과정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내각의 업무 스타일을 개혁한 점을 볼 때, 우리는 한 성공적인 최고경영자’(CEO)가 태국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때문에 그의 지지자들이 새로운 사고, 새로운 행동이란 구호로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한 쪽에서는 걱정을 하는 자들의 수가 늘어가고 있다. 우선 위에서 언급한 농민들의 부채 상환 유예, 농촌에 대한 투자기금 조성, 값싼 의료 서비스 등의 조치들을 보면, 거기에는 정말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 있다.

첫째로 농민 부채상환 유예를 보자. 정부는 은행에 10만 바트( 300만원) 이상 빚을 지고 있는 농민들에게 이자 지불과 원금 상환을 3년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허락했다. 그로 인한 비용은 농업 및 농협 은행(Bank for Agriculture and Agricultural Cooperatives)이 감당하도록 했다. 이 조치의 목적은 농민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보다 미래지향적 용도에 사용하여 그들이 다시 농업 기반을 확보하고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농민들이 그들이 바라던 농업 기반을 과연  다시 확보했는? 혹은 적어도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는가?

두 번째 문제로 넘어가 보자. 원래의 계획은 전국의 약 78,000개 농촌에 각각 100만 바트의 투자기금을 주어 농촌이 자율적인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투자기금은 정부의 저축은행(Government Savings Bank)이 집행했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간단히 되지 않았다. 힘 있는 자들의 영향력이 개입하여 분쟁이 일어났으며, 자금의 상당 부분이 엉뚱한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 많은 돈이 오랜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되었고, 오토바이나 핸드폰 등 소모품을 사는 데 지출되어, 정작 농촌의 경제적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서는 남는 돈이 별로 없게 되었다. 또한 농촌들은 그 투자기금이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빌린 돈이란 점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이 조치의 시행 과정에서 타이인들이 공적인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서 아직 익숙치 않다는 것과 정부가 농촌들을 지나치게 신뢰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사실 정부는 위 조치의 시행 전에 태국에서는 사회문화적 관계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오래된 위계질서와 상호의존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어야 했을 것이다. 달리 생각해 보면, 정부가 그러한 문제의 소지를 이미 짐작하고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 조치를 시행한 것은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선거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잘못된 것이라도) 한 번 결정된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고집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농촌들이 대출 기간이 지난 다음 빌린 투자기금을 갚을 능력이 없을 때, 누가 그 돈을 갚느냐는 것이다.

끝으로, 값싼 의료 서비스의 핵심은 30바트만 내면 공공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소식은 『동남아선교뉴스레터)22호를 참고). 정부는 이 조치의 시행을 위해 1인당 매년 1,200바트의 정부보조금을 책정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의료 서비스 비용을 모두 커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의료 서비스의 양과 질에 대한 불만이 일어나고, 의사는 의사대로 과로에 시달리고, 병원들은 적자 운영에 대한 우려 때문에 환자들을 필요한 경우 전문 클리닉으로 보내는 것을 꺼린다. 의료 서비스 조치의 시행을 위해서 앞으로 추가로 돈이 많이 들 것이다. 그 예산은 어디서 확보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탁신 총리는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사고, 새로운 행동은 좋게 들리지만, 행동을 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실 탁신이 정부를 맡았을 때, 태국의 재정은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니었다. 벌써 끔찍한 상황을 예고하는 검은 구름이 지평선에서부터 올라오고 있다.

개혁이라는 것은 잘 생각하고 하나하나 치밀하게 실행에 옮겨져야 하는 사업이다. 특히 그것이 수십년간 너덕너덕 부조리의 딱지가 앉은 구조를 바꾸는 개혁일 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 총리인 추안 릭파이(Chuan Leekpai)는 그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경험했다. 그는 신중하고 화합을 중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들을 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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