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2002년 불법 외국인 체류자들의 강제 추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3 23:30 조회1,482회관련링크
본문
2002년 8월 1일부로
효력을 발휘한 말레이시아 이민법에 따라, 체류 규정을 위반한 외국인은 최고 5년의 징역형과 최대 10,000링깃의 벌금 그리고 최대 6대의 태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고용주는 1인당 10,000링깃에서
50,000링깃까지의 벌금과 최고 1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5명 이상을 불법적으로 고용한 자에게는 태형 외에 최고 5년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이처럼 가혹한 법이 제정된 것은 노동시장에서의 불법적인 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2000년도만 하더라도 인도네시아인들이 약 3,500 절도행위를 저질렀다. 보다 직접적인 배경은 2002년 1월 인도네시아 출신 섬유공장 노동자들과 건설노동자들이 폭력적인 파업시위를 벌인 것이었다. 이 사건 직후 말레이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인들은 차후 가정부로나 플랜테이션 인부로만 일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8월 중순 시점에 외국인 70명이 이민법 위반의 혐의로 10개월에서 3년 사이의 징역형과 2,630US$ 벌금형을 받았다. 또 8명은 각각 3대의 태형을 받았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심한 육체적 및 정신적 피해를 주는 태형을 고문으로 규정하고 말레이시아 정부를 비난한다.
약 2,2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말레이시아에 줄잡아 200만 명의 외국인이 산다. 그 중 약 반이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다. 이 불법체류자 중 약 80%가 인도네시아인들이다. 이들은 값싼 노동력으로서 말레이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많은 말레이시아 기업인들이 선호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2년 3월 22일 자발적으로 출국하고자 하는 불법체류자들에게 4개월의 기간을 주었는데, 8월말까지 약 322,000명이 사면 혜택을 이용하여 출국했다. 이 중 인도네시아로 간 자는 273,000명, 인도로는 20,000명, 방글라데시로는 17,000명이 갔다고 추정한다. 말레이시아의 불법체류 외국인 수는 여전히 약 1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인도네시아의 사회복지부 조정장관인 유수프 깔라(Yusuf Kalla)는 말레이시아에 약 110만 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있으며 그 중 48만 명이 불법체류자라고 말한다.
말레이시아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강경정책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과의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직설적인 언변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국회 대변인 아민 라이스(Amien Rais)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태형은 원시적이며 모든 인도네시아인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이 비난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내무부차관은 모든 국가는 나름대로의 법을 갖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은 이것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는 말레이시아 대사관 앞에서 군중들의 데모가 있었다. 특히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말레이시아 총리 마하티르의 사진들을 공개적으로 불태우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국기를 불태우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 국민들에게 인도네시아로 관광을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말레이시아 외무부장관은 국기를 불태운 것을 모욕적인 행위이며, 데모를 비문명적이고 뻔뻔스러우며 감사할 줄 모르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8월 중순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인 19명이 체포되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그들이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들었다. 말레이시아 쪽에서 볼 때는 그것은 하나의 보복행위였다.
2002년 중엽까지 수개월간 불법체류자들이 대거 고향으로 돌아가자, 관계 당국들에서는 조직상의 대혼란이 일어났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8월 1일 이후 귀국하는 노동자들을 3척의 전함으로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운송의 용량은 한계가 있으며, 더군다나 북부 수마트라와 같은 몇몇 지역에서는 난민들이 다른 곳으로 계속 보내지는 것이 확실하지 않으면 이들을 수용하는 것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그리하여 난민들의 상당수는 수용소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수용소의 위생 조건은 열악하고 의약품과 식량 보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미 27명의 인도네시아인과 3명의 필리핀인이 목숨을 잃었다. 수용소에서의 상황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회에 보도되자, 마닐라와 자카르타의 시민들은 격분에 휩싸였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내의 3,800만 명에 달하는 극심한 실업자 문제와 허약한 국가예산으로는 귀향하는 노동자들을 원만하게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정책이 약간 수정되고 있다. 그 이유는 불법노동자들이 건설사업 등 몇몇 분야에서 시급한 인력난을 메워 주기 때문이다. 불법체류자들의 대규모 추방으로 현재 많은 건설 현장의 작업이 중단되어 있다. 건설 인부의 80%가 외국인이고, 이 중 70%가 불법적인 인도네시아 체류자들이다. 8월 말 말레이시아 정부는 추방된 인도네시아인 6만 명에게 노동시장에서의 인력난으로 말레이시아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허용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