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2003년 신 추기경의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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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5 23:11 조회1,43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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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교회와 국가는 공식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분리될 수 없다. 상호 분리 불가의 전통은 식민지화와 기독교화를 동시에 추진한 스페인 식민시대에 시작되었다. 오늘날에서는 자이메 신(Jaime Sin) 추기경의 역할이 단연히 돋보인다.
2003년 9월 만 75세의 신 추기경은 그의 공식적인 퇴임을 선언하면서, 자신은 “하나님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 했다고 말했다. 즉 영적인 세계와 세속적인 세계의 결합이 자신의 그동안 사명이었음을 간접적으로 고백한 셈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그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1986년에 발휘되었다. 그 해에 독재자 마르코스는 대선에서 패배할 것 같자 선거를 조작하면서까지 권력에 집착했다. 이 때 신 추기경은 필리핀 로마카톨릭 세계의 수장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필리핀 국민들에게 거리 시위를 종용한다. 결국 마르코스는 미국으로 망명길에 오르고, 아키노(Aquino)가 대통령이 된다.
2001년에 신 추기경은 또 한 번 “민중의 힘”(people’s power)을 부추겨 “통치자로서의 도덕성을 상실한” 에스트라다(Estrada) 대통령이 쫓겨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중국계 부친과 스페인과 필리핀 혼혈의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신 추기경은 가난한 이 나라에서 부유한 자들의 지배적인 위치를 피부로 느끼며 자랐다. 그러나 그는 교회가 항상 민중의 편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에 따라 필리핀에서 정치적인 야망을 갖고 있는 자들은 신 추기경의 “축복”을 등에 업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의 후계자는 가우덴시오 로잘레스(Gaudencio Rosales) 대주교이다. (The Economist 200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