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치적 불안과 이에 대한 유엔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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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6 21:34 조회1,59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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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정치적 불안과 유엔의 책임
유엔이 전쟁으로 황폐화된 캄보디아에 1993년에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회복시켜 준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현재 이러한 정치적 성취를 자랑할 만한 처지에 놓여 있지 않다.
민주화 이래 3번째의 총선인 2003년 7월 선거가 지난 지 반 년이 넘도록 캄보디아에는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정부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나라의 세 주요 정당들 – 캄보디아인민당(CCP), 푼센펙, 삼 라인시당 – 간에 지속되는 교착상태인데, 그 근본적인 원인은 “민주적인” 헌법 자체에 있다.
헌법은 한 정당이 총선 후 정부를 단독으로 구성할 수 있기 위해서는 총 123 하원의식 중 3분의 2를 차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에서는 과반수 조건을 두고 있다. 캄보디아 헌법의 이 같은 높은 조건 때문에 1993년과 1998년과 2003년 총선 후 이 나라에서는 연립정부가 구성되었다. 예컨대 2003년 총선의 경우, 선거결과 CCP가 투표의 47.35%를, 삼 라인시 당이 21.87%, 푼신펙은 20.75%를 차지하여 어느 정당도 단독 정부를 구성할 수 없었다.
사실 1993년 헌법은 유엔의 축복과 더불어 출범되었다. 캄보디아의 협력평화연구소(Cambodian Institute for Cooperation and Peace)의 집행이사인 까오 낌후언(Kao Kim Hourn)은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캄보디아가 민족적 화합의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그 3분의 2 규정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당시 유엔이 중시한 유일한 것도 다양한 정치적 세력들을 연합시켜 안정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당시 캄보디아의 많은 정치적 파벌들을 고려할 때 필요한 절차였다.
그러나 그 조항은 궁극적으로는 득보다는 손실이 큰 결과를 가져왔다. 일각에서는 캄보디아의 정치적 불안에 대해서 유엔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유엔이 캄보디아에 제대로 기능하는 정치적 틀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비난이다. 그러나 이 비난대로라면 유엔이 앞으로도 계속 캄보디아에 개입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캄보디아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만약 정부 형성의 조건을 총선 후 의석수 과반 확보로 수정할 경우, 훈 센의 캄보디아인민당 독주 및 독재 체제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추측컨대 현재로서는 정부에 어떤 방식으로든지 참여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캄보디아의 다른 정당들이 그러한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Marwaan Macan-Markar, “UN’s Cambodian ‘success’ in question,” http://www.atimes.com, 2004/02/07; Taipei Times, 2003/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