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PAS의 이슬람국가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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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6 10:55 조회1,63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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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의 이슬람국가 구상 2003년 11월 12일 말레이시아의 최대 야당인 PAS(Parti Islam SeMalaysia: Pan-Malaysian Islamic
Party)는 수년 전부터 예고해 온 자신들의 이슬람국가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말레이어와 영어로 된 53쪽 분량의 문서 명칭은 “Dokumen Negara Islam”(The Islamic State Document)로서, PAS가 구상하는 이슬람국가의 주요 목표와 특징들이 대충 그려져 있다.
이 청사진 발표로 PAS는 2001년 9월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 마하티르가 “말레이시아는 이미 이슬람국가”라고 말한 것에 대해 늦게나마 반응을 보여준 셈이 되었다. 당시 정부 및 여당과 PAS 사이에 ‘이슬람국가’의 개념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는데, 마하티르는 PAS가 과연 ‘이슬람국가’라는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 바 있었다.
‘이슬람국가 문서’에서 PAS는 비록 말레이시아가 다민족 사회이고 다원주의적 종교의 국가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PAS는 이 부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디나(Medina) 사회를 염두에 두고 있음에 틀림없다. 즉 최초의 이슬람국가이자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되는 메디나도 PAS가 볼 때에는 역시 “다종족, 다문화, 다종교” 사회였다는 것이다.
이슬람국가 문서에서 이슬람은 “종교이자 동시에 국가로서의 그 성격에 적합한 포괄적인 생활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PAS가 구상하는 이슬람국가 개념이 바로 여기에서 도출된다. PAS의 이슬람국가 모델에서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이 아니라 신에게 놓여 있다. 인간은 신의 명령에 복종하여 “땅에서의 알라의 대리통치인”(Viceregent of Allah on Earth)의 자격으로 그 지시를 수행해야 한다. 절대주권은 신의 속성이지 인간의 것이 아니다.
PAS의 이슬람국가 구상에서 샤리아(shariah) 즉 이슬람법은 핵심적 부분을 차지한다. 샤리아는 최고의 법으로서 도입되어 모든 국가적 행위의 근거로 삼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샤리아의 도입은 말레이시아 사회 전체를 정화(淨化)할 것이라고 본다.
PAS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세에 있어서도 이슬람 신앙과 샤리아를 우선시한다. “이슬람국가는 의회의 협의(Parliamentary Shura) 원칙과 입헌군주제를 이슬람의 가르침을 근거로 하여 확립할 것이다.”라는 서술이 그 예이다. 여러 가지 기본인권들 예컨대 신앙의 자유, 개인의 자유, 발표와 정치적 결사 및 집회의 자유, 사적 소유의 자유, 교육과 모국어 학습의 권리, 문화적 표현의 권리, 사업과 생계의 권리 등도 인정된다. 하지만 그것은 이들이 샤리아의 기본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
이슬람국가 문서의 보수적 성격은 특히 “여성의 본질”과 “샤리아가 [여성에게] 정해놓은 한계” 등 여성에 대한 언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PAS의 이슬람국가 문서작성 위원회의 압둘 하디 아왕(Abdul Hadi Awang)은 문서를 발표하던 당일, 여론의 비판을 고려하여 문서의 그와 같은 보수적 성격을 약간 완화시키는 의미에서 다음의 10가지 사항을 구두로 추가했다.
1. 이슬람국가가 건립되더라도 현행 연방헌법의 원칙들은 필요한 경우 약간 변경하여 수용된다.
2. 모든 말레이시아인들의 신앙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는 보장된다.
3. 모든 말레이시아인들은 자신의 종족적인 사회 및 문화적 가치들을 실행ㆍ증진ㆍ확대하는 권리를 갖는다.
4. 비무슬림들에게 이슬람으로의 개종에 대한 강요는 없다.
5. 현행의 이중적인 사법체계는 지속된다.
6. 인종, 혈통, 성별에 의한 차별대우는 없다. 이슬람국가는 능력위주 사회를 지향한다.
7. 모든 말레이시아인들의 민주적 권리는 연방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과 같이 보장된다.
8.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종족 그룹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으며 국가의 정치, 사법, 행정의 과정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
9. 공식적 교육을 받고 모국어를 배울 권리는 보장된다.
10. 고용과 소득과 개인적 존엄 및 명예의 보호에 대한 여성의 권리는 보장된다.
PAS의 이같은 이슬람국가 구상은 우선 PAS 내부에서 논란을 야기시켰을 뿐만 아니라 야당 세력을 더욱 분열시키기도 했다. PAS와 함께 BA(Barisan Alternatif: Alternative Front)를 결성한 PKR(Parti Keadilan Rakyat: People’s Justice Party)은 “이슬람국가라는 용어의 사용은 말레이시아 사회의 특정 부분 특히 비무슬림 주민들에서 오해와 불필요한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