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아편 재배 금지의 부정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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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7 21:30 조회1,47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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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정부는 자국에서 양귀비 재배를 근절하겠다는 수 년 전부터의 약속에 따라 2005년 7월에 라오스가 아편 없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선포했다. 하지만 아편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라오스에서의 아편 생산량은, 유엔의 마약단속팀인 UNODC(United Nations Drug
and Crime Control Agency)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5년간 73%나 줄었다. 이로써 라오스는 세계 3위의 아편생산국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한편에서는 라오스에서의 아편 생산이 감소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가 드러나고 있다. 아편 생산이 자신들의 주 생계활동이 되어 있는 아카족(Akha), 몽족(Hmong) 등 라오스의 여러 고산족 주민들 중 약 65,000명은 라오스 정부의 압박과 강요로 아편 생산을 포기했다. 그들은 당국이 지정한 정착촌으로 이주하여 살고 있지만, 그곳에서 질병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 라오스에서 고산족들은 총 인구의 45%를 차지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2004년도 보고서에 의하면, 정착촌에 이주한 고산족 주민들은 쌀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말라리아와 이질과 기타 위장 계통의 병과 기생충 등 여러가지 병에 직면해 있었다. 이들은 그들이 고산 지역에서 생활할 때는 거의 경험치 않았던 질병이었다. 한 NGO의 조사에 따르면, 이주 고산족들 사이에서 사망률은 라오스 전체 평균의 약 4배나 되었다.
라오스 정부는 고산족들이 대체 생계수단이 없었던 과거에는 그들의 아편 재배에 대해 관대했다. 라오스 정부는 고산족 지역에 대체작물이 도입되고 경제적 발전을 이룩되기 전까지는 아편 재배가 근절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서방 특히 특히 미국이 8천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하면서 라오스 당국이 자국에서의 아편 재배를 금지하도록 압박을 가하자, 라오스 정부도 아편 재배에 대해 강경 정책을 취하기 시작했다.
라오스의 아편 생산량은 1990년대에 매년 약 100톤 정도로 아프가니스탄이나 미얀마에 비하면 세계의 아편 거래에서 미약한 부분에 불과하다. 게다가 라오스에는 아편 중독자가 적은 편이다. 사실 아편은 고산족 주민들에게는 환금작물 혹은 의약품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기껏해야 특별한 잔치 행사때 피우는 기호식품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라오스 당국이 추진한 급격한 아편 재배의 금지를 통해 주민들 사이에서 본격적인 마약중독자가 생겨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아편이 없어지자 이제는 헤로인이나 미얀마에서 들어오는 ‘야바’(암페타민) 등과 같은 더욱 해로운 마약에 손대기 시작했다. 데이빗 파인골드(David Feingold)라는 한 인류학자는 헤로인 사용이 증가하고 고산족 여성들의 빈곤이 늘면, 결국에는 여성의 인신매매와 에이즈의 확산이라는 더욱 참혹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고산족 주민들은 과거에 아편 재배를 통해 일년에 약 200달러를 벌 수 있었다. 이제 아편 재배의 수입원이 없어진 고산족 주민들에게 대체작물 개발과 재배를 위한 국제 사회의 원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체작물들의 수익성은 종종 시원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고산 지역과 저지대간의 인프라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라오스 정부가 그러한 사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라오스에서 활동하는 Church World Service의 윌리엄 댄저스(William Dangers)는 라오스 정부가 강압적인 방식으로 통제하지 않으면, 고산족 주민들은 아편 재배로 언제라도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아편이 작은 면적에서 높은 수익을 내는 작물임을 고려할 때, 고산족 주민들로 하여금 엄격한 국제적인 감시하에 할당된 면적에서 제한된 양의 아편을 생산하여 제약회사에 팔도록 하는 방안도 그럴 듯 해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터키에서는 특정 지역 주민들이 아편을 합법적으로 재배하는 곳도 있다.
(The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