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7일, 이전에 수도였던 양곤에서 북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미얀마의 새 수도, 삔머나(Pyinmana)의 인근 지역 연변장에서 아시아 지역에 있어 가장 불가사의한 지도자라 할 수 있는 탄 쉐 장군(Than Shwe)이 국가 연례 국군의 날 기념 행진에서, 국가 최고 지휘관으로서의 일동 경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인들과 시민들은 국가를 제창하게 될 것인데, 참가한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미얀마여, 세상 끝날까지 영원하라!”는 국가의 첫 소절은 마치 억지로 끌어다 댄 것처럼 왜곡되게 들릴 것이다.

이제는 황폐하지만 정치와 상업의 중심지인 양곤과 비교했을 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그들의 새 수도는 정말이지 가히 문명사회와는 거리가 먼 변두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885년 영국이 미얀마를 점령하기 이전에 최후의 독립 버마왕국 수도였던 만달레와 양곤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삔머나는 지금까지도 근처에 제당(製糖) 공장과 미얀마의 주요 철로에 소재하는 철도 침목 하치장들로 밀집되어 있는 작은 시골도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새 수도는 현재 있는 시내의 서쪽으로 10㎢의 공지(空地)에 새로운 건물, 군용 막사, 정부 부처들과 공무원들의 주택들이 한창 건설 중인 대규모의 공사 현장이 되고 있다고 한다. 중심 부지에 대규모의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고, 인근 산지에 미사일 시험 동굴을 만들고 있다는 미확인 보도가 전해진다.

이곳은 버마인이 아닌 외국인들에게는 열려 있지 않은데, 앞으로도 최소한 반년 가까이는 출입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외무부 건물 안에서 업무와 대사관들을 위한 공간으로 선정된 곳에 한해서는 이미 개방되었다고 한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외국의 외교관들은 삔머나로의 수도 이전에 대해 벌써부터 걱정이 많은데, 그것은 양곤에서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많은 고충을 겪었기 때문이다.

왜 수도를 이전하는 것인가?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미얀마 공보부 장관 쪼 산(Kyaw Hsan) 준장은 기자 회견에서 “삔머나는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국가의 모든 지역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고서들에 따르면, 수도를 이전한 이유가 미국이 이른바 “폭정의 전초기지” 즉 미국에 대한 공격이 우려되는 군사정권들의 목록에 북한, 쿠바, 이란, 짐바브웨, 벨로루시와 함께 미얀마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삔머나는 양곤보다는 미 해병대가 접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미얀마 국민이 안정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탄 쉐 정권이 오지의 요새 도시에 은둔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에 절망할 수밖에 없다. 

근래에 정치ㆍ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대도시를 소개(疏開)시키는 경우와 가장 근접했던 때는, 31년 전인 1975년 4월, 캄보디아에서 폴 폿(Pol Pot)의 지시 하에 프놈펜을 비웠던 것이었다. 결국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즈(Khmer Rouge)는 권력을 잃었다. 탄 쉐와 그의 측근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고립된 지배 집단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나라와의 접촉을 필요로 하는 국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미 국무부장관 콘돌리자 라이스가 최근에 언급한 것처럼, 미얀마는 “지금 세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현대적인 경험들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