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006년 5월 27일 자와의 대지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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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8 15:28 조회1,56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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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중부 자와는 2006년 5월 한 달 내내 므라피 화산 활동이 점차 활발해져 화산 폭발의 위험성이 커져가는 가운데 모든 세계 언론이 열띠게 다루는 화제가 되었다. 자와 섬 욕야카르타 특별주도로부터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이 화산은 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급기야 5월 초에 이르러서는 최고조에 달하게 되었고, 화산의 비탈 사면에 밀집해 있던 수천 명의 마을 주민들은 거대한 화산 폭발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이재민 수용소로 대피하였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5월 27일 토요일
“지진이 발생할 시 침착하게, 얼굴을 가리고, 엎드리시오.” 인도네시아 정부 제공의 자연재해 예방 포스터에 담긴 문구가 무색하게도, 대부분의 욕야카르타와 그 인근 지역 주민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놀란 이들은 소리 지르고, 기겁하여 뛰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나마 그들은 운이 좋았던 사람들이다. 지진 발생 당시 잠들어 있었거나 집밖으로 뛰쳐나올 수 없었던 수천 명의 사람들은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벽과 지붕에 깔려 죽고 말았다. 지진 사태로 반툴 지역의 남부 구역과 동부의 구눙 키둘 지역, 중부 자와 끌라뗀 지방의 전 마을이 모조리 파괴되었다. 이들 대부분의 농사 지역에 지진이 휩쓸고 간 광경은 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참담했다. 간선 도로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상점들 역시, 그 정도만 다를 뿐 모두 황폐화되었다. 집안의 벽들은 마치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기와지붕이 땅에 어지럽게 널러져 있었다. 테르바 하위 구역과 구눙 키둘 지역 내, 급경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지진에 의해 발생한 거대한 지반이 남긴 엄청난 파괴의 흔적이었다. 필자가 지진이 발생했던 당일 오후 웨디와 끌라뗀의 하위 구역을 지나갔을 때는 여전히 공기가 시멘트 냄새와 벽돌 먼지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때에도 피해자들은 대재앙의 아비규환 사태 속에서 미친 사람들처럼 자신들의 잃어버린 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충격과 불신에 휩싸여 그저 망연자실 길가에 앉아 있었다.
지진의 진원에서 30Km 떨어져 있는 해안으로부터 전해져온 파장의 대부분이 욕야카르타 평지의 동부 쪽 일부를 따라 일직선으로 진행하며 집중되었다. 17세기 인도네시아 자와의 마타람 이슬람 왕국의 술탄 아궁 시대의 중심지였던 플르레드는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만큼 파괴되었고, 마타람 이슬람 왕국 술탄들의 묘지가 있던 자리인 이모기리는 거의 무너져 버렸다. 이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는 피윤간, 파툭, 웨디의 하부 구역은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 편이었다. 비교해 봤을 때, 욕야카르타 지역은 그래도 가벼운 참상으로 끝난 것이었다. 남부 구역은 이 대재앙으로 인해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고, 끄라톤 왕궁의 일부는 크게 파손되었다. 동쪽으로 공항과 잘란 솔로 지역을 따라 들어서 있던 많은 대형 쇼핑몰들 역시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 외의 지역들은 이들 지역들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