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지배 엘리트층의 속임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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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8 17:28 조회1,58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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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독자들은 중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겪는 이런 차별 때문에 싱가포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비중국들이 깊은 상처를 입고 혁명적인 원한을 품고 있을 거라고 추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추측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비록 비중국인들은 상위급의 엘리트들이 될 기회에서 제외되기는 하지만, 바로 그 아래 지위에는 설사 직장 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나 인종 차별이 존재한다 해도, 지적이고 근면한 비중국인들을 위해 충분한 취업 기회가 열려 있기도 하다.
비중국인들은 이런 환경에 대해 많은 불만과 원한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이 그 환경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편안함과 부유함으로 인해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그들의 원한과 조율해 가며 균형을 이루어 나간다. 특히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의 불만을 더 표출해 내면 지금의 상황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설령 이런 시스템을 계속 고수하겠다 하더라도 작은 불평의 목소리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단기간 내에 이 인종 차별이 현 정권을 위협할 만한 반항을 불러일으키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불의를 낳았다는 사실은 정권이 능력주의 원칙으로 나라를 운영한다는 신화가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신화는 평화와 부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을 말하지만, 이것을 제공받는 대신 싱가포르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결핍, 국민의 사적인 부분에 대한 정부의 침범, 언제 압력이 폭발할지 모르는 생활방식과 높은 물가 등을 감내해야 하는 등 다른 요소들은 희생받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능력위주 사회의 화려한 미사여구는 싱가포르인들로 하여금 자기들의 지배 세력이 최고 중 최고라고 믿게 하여,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지배 세력이 아무리 고압적이고 서민성이 부족해도 그들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게끔 만든다. 이런 망상이 서서히 잠식되고 무너져 싱가포르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맹목적이 아닌 조건부로 변화되었다. 싱가포르 정부가 신화와 현실 사이의 모순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일이다.
(Michael D. Barr, “The Charade Of Meritocracy,” Far East Economic Review October 2006. 서남포럼 뉴스레터 3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