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006년 5월 27일 자와의 대지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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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8 15:30 조회1,48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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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지진 사태로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그 중에서도 도시의 많은 거주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인도네시아의 전국적인 공황 상태이다. 제2의 쓰나미 발생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도시 전체로 퍼져 나가자, 사방의 길들은 북쪽을 향해 뛰어가는 수천수만의 사람들과 차량들로 이내 아수라장이 되었다. ‘해일이 남부 환상 도로(環狀道路)에까지 이르렀다’ 혹은 ‘말리오보로 거리에 이미 도달했다’는 외침이 자동차 충돌 소리에 자주 끊기는 가운데서도 연신 퍼져나갔다. 경찰들은 쓰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사람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도록 촉구하는 문구가 쓰인 표지를 들고 북쪽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에 자리 잡고 서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잠든 밤 시간 동안 지진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집 밖에서 잠을 청했다.
비록 밟아야 하는 갖가지 수속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인도네시아 지방 정부가 일시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장애ㆍ재해 구제사업을 비롯해, 지진이 발생한 일주일 뒤에는 개인들과 각 지역 NGO들의 차원에서 지진으로 황폐화된 지역 복구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욕야카르타 지역은 월요일까지 조용하기만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 피해 지역 복구에 도움을 주고자 남쪽으로 갔기 때문이었다. 이 ‘학생들의 도시(city of students)’에 소재해 있는 여러 대학 및 학교들은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구조 손길이 되고 나눠주는 일에 착수하자 학교 문을 닫게 되었다. 라면, 텐트, 약이 든 구제품을 가득 실은 개인 차량들이 친척들과 다른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반툴 지역에 몰려들었다. 이 때 이 지역의 모든 마을들이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세 지역의 다른 마을들 역시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마을 주민들은 잔해더미 속과 논 사이를 오고갔다. 끌라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지진이 발생한 아침에, 집을 뛰쳐나올 때 입고 있던 옷차림 그대로 길바닥에서 잠을 잤다. 한 편, 이모기리 지역에서는 거대한 닭장이 임시 집으로 변모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진 발생 후, 3일간 내린 폭우로 욕야카르타는 물에 잠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진의 할퀴고 간 상처로 욕야카르타 지역이 혼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지어 이 집들까지도 지진보다는 바깥의 습기 찬 밤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편, 또 다른 대재앙이 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여러 날 동안 퍼져나갔다.
지진이 발생한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을 무렵, 우리는 반툴 지역의 많은 교통망이 정체되었다는 불가항력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수송하는 것이 급선무인 엠블런스가 아예 움직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교통이 막혀 차들이 꼼짝달싹 못하는 사이에, 지진 피해 희생자들이 침투해 들어감으로써, 트럭 및 소형 트럭들이 이들의 또 다른 희생물이 되고 있는 악순환의 사태를 막을 수가 없었다. 피윤간 지역과 구눙 키둘 지역 구릉지대와 같은 시장이 파괴되었고 이는 설사 억만금을 가져다 준다 하더라도 음식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대참사가 발생하고 며칠이 지난 후, 인도네시아 지방 정부가 조금씩 회복되어 가면서, 특히 이번 지진 사태의 피해자로 등록된 모든 피해자들이 그들의 정당한 몫을 받도록 보장할 수 있을 만큼 그 양이 충분해질 때까지 구제 물품을 분배하지 않기로 한 지방 관료들에 힘입어, 음식과 기타 생필품들이 마을 회관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