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스떵민쩌이의 쓰레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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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9 10:54 조회1,25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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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30분 정도 외곽으로 나가면 스떵민쩌이란 지역에 도착한다. 이 곳은 수도 프놈펜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를 매립하는 지역이다. 쓰레기가 높고 넓은 산을 이루고 있다. 길은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질퍽거린다. 아예 승용차는 못 다닌다. 쓰레기 산에 다가가면 갈수록 악취가 진동한다.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 쓰레기 더미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트럭이 매일 쏟아내는 쓰레기를 뒤지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스떵민쩌이는 캄보디아의 빈곤층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캄보디아를 종종 방문하는 한국인 사진작가 조완 씨의 말에 의하면 이 곳에는 3년 전에 비해 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이 쌓였다. 그는 이 지역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주민들은 대개 프놈펜 등 도시에서의 생존 경쟁에서 밀려 이 곳으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다. 부모를 따라 들어온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깡통, 쇠붙이, 병, 페트병, 비닐 등 쓰레기를 줍는다. 많이 주우면 1만 리엘(약 2,500원)까지도 벌지만, 어린이들은 대개 2-3천 리엘을 번다.
스떵민쩌이의 입구에 학교가 하나 있다. 현지의 비정부기구(NGO)인 VCAO가 세운 학교로 비인가 학교이다. 한국의 NGO인 ‘캄보디아 이웃들’의 김형기 목사가 VCAO에서 아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사역을 한다. 1주일에 3-4번씩 학교에 온 아이들에게 빵과 두유를 준다. 빵과 두유를 받기 위해 학교에 오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에 입학하여 규칙적으로 다니는 아이들 중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는 반도 안 된다. 많은 부모들은 가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자녀들로 하여금 교육을 받게끔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온 식구가 들러 붙어 쓰레기를 주어도 생계가 제대로 해결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용이치 않다. 스떵민쩌이 쓰레기장은 이제 꽉 차서 곧 다른 곳이 쓰레기 매립지가 될 것이다. 스떵민쩌이가 폐쇄되면 이 곳의 빈민들은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것이다. (경향신문 2008/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