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일부다처제를 조장하는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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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9 16:19 조회1,55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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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장면이다. 남성들은 자카르타 교외의 한 커다란 회관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다. 여성들은 바로 뒤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명상하고 있다. 거대한 무슬림 군도인 인도네시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오후 기도 장면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자카르타의 ‘글로벌 이클완’(Global Ikhlwan)이라는 신생 일부다처제 클럽의 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다. 이 클럽은 자카르타에서 몇 시간 떨어진, 한적하고 녹음이 우거진 교외에 2009년 초에 설립된 것으로, 그 기원은 말레이시아에 있다. 클럽측의 말로는 호주와 미국까지 퍼져 전세계적으로 1000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고 한다.
이 클럽은 출범 이후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강당의 정적을 깨는 유일한 소리는 복도를 채운 어린이들의 목소리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독실한 이슬람 교도로 자라나도록 이슬람 경전 읽는 교육을 받는다. 그곳에는 무슬림에게 허용된 음식인 할랄 음식만 파는 작은 가게도 있다. 심지어 이슬람 영화를 만드는 프로덕션 건물도 있다. 하지만 이 클럽의 주된 목표는 일부다처제의 미덕을 알리고, 일부다처제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클럽의 한 방에서는 책임자인 기나 푸스피타(Gina Puspita) 박사가 젊은 여성들에게 질투와 불안을 이기는 내용의 강의를 한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두 번째 처를 데려왔을 때 심적인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그것은 단지 내 감정과 욕망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일부다처제는 이 세계에서 우리가 행복과 사랑을 찾아내기 위한 방법입니다. 일부다처제를 통해 여성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매우 많아요. 우리는 욕망과 질투심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고, 이것은 우리가 알라에게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죠.”
하지만 그녀의 이러한 입장은 인도네시아의 여러 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남성이 1명 이상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 법으로 허용된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엄격한 조건을 갖출 때에만 가능하다. 덕분에 이 나라에서는 일부다처의 관행이 다른 무슬림 국가들보다는 덜 퍼져 있다. 원칙적으로 인도네시아의 법은 일부일처제이다. 복혼이 용인되기도 하지만, 매우 엄격히 통제된다. 1명 이상의 아내를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우선 첫 번째 아내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두 번째, 그녀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녀가 불임이거나 불치병을 앓고 있거나 또는 아내로서의 의무를 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교적 지도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여러 여성단체들은 일부다처제 클럽 같은 것이 점점 더 많은 남성에게 다수의 아내를 들이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회운동가인 누르샤바니 카차숭카나(Nursyahbani
Katjasungkana)는 일부다처제 클럽에 분개하면서, 일부다처제가 이슬람 교리에서 용인되고 심지어 희망사항이라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꾸란을 인용한다. 그녀에 따르면, 예언자 무함마드가 일부다처제의 계시를 받았을 때는 전쟁 중이었다. 당시 무슬림들은 모두 전쟁의 희생자로서 남편을 잃은 과부나 아버지를 잃은 아이였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부다처제가 바람직한 방향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꾸란의 메시지이지, 문자 그대로 남성이 두 번째, 세 번째, 또는 네 번째 아내를 들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나 푸스피타 박사와 그 가족은 이러한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그녀는 가족의 점심식사로 밥과 닭고기를 볶는다. 세 번째 부인이 채소를 써는 동안 그녀는 요리를 한다. 그녀의 남편은 이러한 시스템이 그들에게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저는 일부다처제가 일부일처제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장점이 정말 많아요. 남성들에게는 리더십도 배우게 해주죠. 결혼생활에서 1명의 아내를 다루는 일도 매우 어려운데 4명이면 훨씬 더 어렵지만 동시에 그것은 교육적으로 좋은 일이기도 합니다.”
인도네시아 여성단체들은 정부에게 이 클럽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는 클럽의 활동을 감시하겠지만 폐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서의 명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서로 이념적인 문제로 싸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일부다처제 클럽에 관한 최근의 논쟁은 인도네시아가 어떻게 하면 무슬림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일 수 있는지의 문제로 고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BBC News 200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