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전범 재판에 대한 훈사인 총리의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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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9 16:04 조회1,58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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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상원은 2001년 크메르루주의 동족 학살에 대한 재판을 집행하기로 결정했으며, 2003년 캄보디아 정부는 UN과 협의하여 국제재판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2007년부터 UN 지원 하에 설립된 국제재판소가 전범들을 상대로 한 심문이 시작되었고, 2009년 초 전범재판이 시작되었다.
전범재판소는 2009년 9월 첫째 주에 크메르루주 집권 시대 인명 학살의 전범 혐의자에 대한 조사를 현재 구속 수감 중인 5명의 핵심 전범 - 이엥 사리(Ieng Sary), 누언 체아(Nuon Chea), 키에우 삼판(Khieu Samphan), 까잉 극 이아우(Kaing Guek Eav, 별명 Duch), 이엥 티릿(Ieng Thirith) – 외의 인물들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확대 대상의 인물들 중에는 현 정부의 요직에 있는 자들도 적지 않다. 이 결정은 그 사이 퇴임한 국제적인 공동검사인 로베르 프티(Robert Petit)의 주장에 따라 이루어졌다. 그는 전범재판을 위해 추가 인물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훈사인(Hun Sen) 총리는 이 결정에 대해 9월 7일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평화와 화해를 고려하지 않고 전범재판만 생각하여 내전이 일어나 20만 내지 30만 명이 죽으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라고 물었다. 그는 프티의 주장이 크메르루주에 대한 UN의 기본 입장에 적합치 않다고 본다. 그는 크메르루주가 1979년 베트남 군대에 의해 쫓겨났지만, 1980년대 서방 세계가 캄보디아에 대한 베트남의 점령을 비난하면서 캄보디아의 베트남 꼭두각시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UN 총회에서 크메르루주를 캄보디아의 대표로 용인했다는 사실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자신이 크메르루주의 고위 간부들을 정부에 끌어들여 일하도록 한 자신의 인사정책을 방어하면서, 이것이 캄보디아의 정치적 안정과 평화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았는지를 묻는다. 그는 이미 3월에도 더 많은 전범 혐의자들이 심문을 받아 나라가 혼란에 빠지기보다는 전범재판이 아예 실패작으로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에 본부를 둔 Human Rights Watch는 훈사인의 이 같은 발언으로 독립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국제적인 전범재판이 조작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Human Rights Watch의 아시아 책임자인 브래드 애덤스(Brad Adams)는 “몇 명이 추가로 기소된다고 해서 캄보디아에 내전이 발발할 것이라는 주장은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법적인 결정은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증거에 입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훈사인은 전범재판소에 자신이 압력을 가하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캄보디아의 문서자료센터 소장이자 동족학살 연구자인 육츠항(Youk Chhang)이 캄보디아의 일간지 Kampuchea Thmey 9월 7일자 신문에 전범재판소가 총리에게 피의자 심문을 확대하려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미루어볼 때, 전범재판에 대한 훈사인의 개입 소문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The Phnom Penh Post, September 08,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