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실모독죄로 구속된 호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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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9 16:01 조회1,65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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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모독죄로 감옥에 있는 호주 작가
“진실이 진실인가?”, 해리 니콜레디스(Harry Nicolaides)의 소설 Verisimilitude 표지에서는 이렇게 묻고 있다. 2009년 1월 19일 태국 형사법원은 익명으로 처리된 태국 왕세자의 무분별한 사생활을 그린 이 소설의 내용이 그냥 덮어두기에는 너무 엄중한 문제라고 판단하여 저자에게 태국 왕실에 대한 명예훼손 판결을 내렸다. 태국의 왕실모독법 규정에 따라, 호주인 니콜레디스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그는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자신의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3년을 감형받았다. 현재 그는 태국 왕실의 호의로 호주로 송환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재판을 받게 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이미 수많은 왕실모독 사건을 처리해왔다. 좌파 학자인 자일즈 응빠꼰(Giles Ungpakorn)은 탁신을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했던 2006년의 쿠데타를 다룬 책에서 태국 왕실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태국 정부는 왕권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법무부 장관인 피라판(Pirapan
Salirathavibhaga)은 온라인 상에서 왕실에 대한 위협을 감시하기 위한 24시간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수천 개의 웹사이트가 왕실모독으로 판단되어 차단되었다. 하지만 검열 반대 단체들은 이러한 처벌이 정치적 토론을 억제한다고 주장한다. 태국 블로거들이 반역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포스팅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이러한 격앙된 분위기 이면에는 정치적 배경이 존재한다. 2008년 민중민주연대(PAD)라고 알려진 난동적인 군중은 오랜 기간 가두 시위를 벌이며 그들의 왕당주의를 고집했다. 그런 활동은 중요한 시국에 보상을 받았다. 지지자 중 한 사람의 장례식에 푸미폰 왕의 시리낏 왕비가 참석한 것이다. 이후 정부의 변화는 PAD와 그 왕실 후원자들의 왕당주의적 승리를 증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방콕의 상류 지식인층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반발이 익어가고 있다. 국왕에 대한 대중의 존경은 진실되고 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통념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와 같은 통념이 푸미폰의 후계자인 와치라롱꼰 왕세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 궁정 관계자들은 그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지식인들은 더 향상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지엽적으로나마 압력을 가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128명 학자들에 의해 제출된 청원서는 응빠꼰에게 내려진 벌금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록 측정하기 어렵지만 가장 큰 변화는 태국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왕족들의 수작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솔직하고 직접적인 목소리를 현행의 법이 막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한복판에서 니콜레디스는 순교자 아닌 순교자가 되었다. 그가 자비로 출판한 2005년도의 소설은 과장된 영문체의 로맨스 소설로, 태국에 대한 이야기가 가미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10권도 채 팔리지 않았다. 태국의 한 대학교 강사이기도 한 저자의 이 책은 이후 법원의 명령에 따라 태국 내에서 유통이 금지되었다. 그는 2008년 8월 방콕 공항에서 왕실모독죄로 출국금지를 당했다. 그는 태국 왕실을 모욕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그런 법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그가 받은 재판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겪을 만한 경험으로 보았다.
이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태국 시민은 더 심한 처벌을 받게 된다. 한 여성 운동가는 2008년 11월, 방콕에서 열린 집회에서 했던 연설로 인해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태국 왕실을 비꼬는 발언으로 청중의 환호를 받은 다른 연설가는 현재 공판일을 기다리고 있다. 두 건 모두 보석 신청이 기각되었고, 니콜레디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호주 정부는 현재 태국 왕실이 선처를 베풀어 호주 시민의 귀환을 허락하기를 온순하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The Economist, January 24-30,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