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증가하는 염산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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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3-19 19:28 조회1,59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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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염산 공격의 피해자들)
솜 분나릿(Som Bunnarith)씨는 4년 전 끔찍한 일을 겪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고, 질투심에 불타 그의 몸에 염산을 뿌렸다. 자신의 피부가 타들어가는 것을 느낀 솜 분나릿은 염산을 씻기 위해 가까운 강으로 뛰었지만 시력을 구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물에서 나왔을 때, 그는 자신이 이미 장님이 된 것을 깨달았다. 염산 공격 직후 그는 자신에게 미래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는 “저는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했어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답니다. 장님이 되었기 때문에 집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고, 저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아내는 일하러 나가고 아이들은 공부하러 밖에 나가버리면, 저는 마치 감옥에 있는 듯 했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제 음악과 CASC(캄보디아 염산피해 생존자를 위한 자선단체)의 도움으로 지난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건 이후 치료 차원에서 키보드 연주와 노래를 배웠다. 물론 전문적인 음악가는 아니다. 그 사건이 있기 전 솜 분나릿은 한 음료회사의 마케팅부에서 일했다. 그는 괜찮은 월급에 만족했고, 아이들도 좋은 학교에 다녔다. 하지만 시력 상실과 얼굴에 생긴 끔찍한 흉터로 인해 그는 더 이상 일할 수 없었다. 그는 외모를 중시하는 분야에 더 이상 적합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산 공격의 생존자들은 종종 이런 식으로 고통을 당한다. 그들의 상처는 차별과 사회적 낙인이 함께 결합되어 있다. 여성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최근까지 염산 공격은 주로 불만을 품은 아내들이 남편들의 첩 혹은 정부(情婦)를 공격하거나 그 반대의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난 몇 개월 동안 염산 공격의 본질과 그 빈도가 달라졌다. 2010년 첫 2개월 동안 총 11번의 사건이 보고됐다. 이 수치는 작년 1년 간 발생한 사고의 수와 맞먹는다. 그리고 과거에는 생존자 모임에 참석하는 자들 중 남자는 아주 드물었지만 지금은 남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CASC를 설립한 영국 태생 짐 골로글리(Jim Gollogly) 의사는 “상황이 많이 민주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몇몇 남편들이 그들의 아내에게 염산을 뿌리고, 아내들 또한 남편에게 염산을 붓는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분명 사랑의 삼각관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어린 소녀도 있는데, 이들의 엄마는 사업으로 인한 분쟁에 관련되어 있어요”라고 말했다.
골로글리 의사의 병원은 프놈펜에 있는 어린이 외과진료 센터(CASC: Children Surgical Centre)에 위치해 있는데, 캄보디아에서는 염산에 의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몇 안 되는 곳이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뒤틀린 피부, 녹아내린 눈, 울퉁불퉁한 손발을 가지고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를 보고 움찔하곤 한다.
골로글리는 비교적 간단한 조치로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염산 공격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산의 판매를 통제해야 됩니다. 시장에서 자동차 배터리를 구입할 수 있는데, 판매자가 배터리에 산을 넣어야 해요. 그래서 산은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고, 가격도 매우 저렴하답니다. 산을 통제하는 법이 있긴 하지만, 정부가 실행하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그는 말했다.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염산 공격 사건은 적어도 정부로 하여금 염산 공격에 관한 법을 검토하도록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염산 공격을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실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산 판매에 대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러한 예방조치는 솜 분나릿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에는 이미 늦은 듯하다.
통 캄(Thong Kham)은 자신이 캄보디아에서 1990년에 발생한 최초의 염산 공격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CASC센터의 초라한 식탁에 앉은 채로 그녀는 자신의 말을 이어가기 위해 눈물을 억눌렀다. 그녀는 “법원이 가해자들을 심각하게 벌하지 않을 것이에요. 그것이 염산 공격이 늘어나는 이유에요. 당국은 다른 나라처럼 가해자를 체포하여 벌줘야 하고 정부는 법을 실행해야 해요”라고 말한다. (BBC News, 201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