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0일 말레이시아에서 한 획기적인 판결이 내려졌다. 말레이시아 연방법원은 힌두교도 디파(S. Deepa)와 그녀의 전남편 이즈완 압둘라(Izwan Adullah)의 자녀 양육권에 대해, 8살 아들 미트란(Mithran)은 아버지가, 11세의 딸 샤밀라(Sharmila)는 어머니가 갖도록 결정했다.

원래 이름이 비란(N. Viran)인 이즈완은 디파와 2003년 3월 결혼했다. 그는 2012년 11월 이슬람으로 개종했으며, 두 자녀 미트란과 샤밀라를 개종시키고 그들의 이름을 각각 무함마드 나빌(Muhammad Nabil) 그리고 누르 나빌라(Nur Nabila)로 개명했다. 그는 자녀들의 개종에 대해 아내에게 알리지 않았다.

연방법원의 2016년 2월 판결과 달리, 2012년 샤리아 법정의 판결은 두 자녀의 양육권을 모두 남편에게 주었으며, 2014년의 고등법원의 판결은 2001년의 아동법에 따라 아내가 두 자녀의 양육권을 갖도록 했다. 그러나 샤리아 법정은 배우자 양쪽 모두 무슬림인 경우만 그 이혼에 대한 재판관할권이 있다. 따라서 힌두교도인 디파에 대한 재판은 무효하다.

이와 관련하여 연방법원은 한 배우자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부부의 경우 이혼과 자녀양육권에 관한 판결은 오로지 민사재판소의 관할이라고 결정내렸다. 보건부장관인 다툭 세리 수브라마니암(Datuk Seri Dr S. Subramaniam)은 이 판결이 어머니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한 중요한 결정이라고 말한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배우자와 그렇지 않은 배우자가 관련된 이혼분쟁의 거의 모든 소송 사건들을 보면 개종한 배우자는 자녀들을 은밀하게 개종시켜 왔다. 그렇게 함으로써 개종한 배우자는 자녀들에 대한 양육권을 샤리아 법정을 통해 획득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연방법원 결정으로 그같은 편법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

한편 디파는 자신이 아들을 빼앗긴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의 여성원조기구(WAO) 역시 연방법원이 자녀들의 어머니에게 공평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고 본다. WAO는 특히 디파의 전남편이 2014년 4월 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아들 미트란을 유괴했던 사실이 이번 재판과정에서 참작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The Sun, 2016/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