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카벤디쉬 바나나(좌) 라오스의 토종 꾸아이남 바나나(우)

      라오스 정부는 자국 내에 있는 중국인 소유의 바나나 농장들에 대해 폐쇄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한 최초의 보고 사례는 국경에 인접한 보께오(Bokeo)주의 바나나 농장들에 대한 2017년 1월의 폐쇄 명령이었다.

보께오주 당국은 18군데의 중국인 소유 바나나 플렌테이션들이 농업용 화학제품 사용에 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을 발견한 후 이들의 영업을 모두 중단시켰다. 문제가 된 것은 특히 바나나 재배시 투입되는 화학비료와 살충제였다.

화학제품 사용 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있었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라오스 정부에게서 허가 받은 지역 밖에서도 재배하는가 하면, 라오스 토종 ‘꾸아이남(kuay nam)’ 바나나 대신 세계에서 최상품으로 치는 ‘카벤디쉬(Cavendish)’ 바나나 품종을 대개 재배해 왔다. 

카벤디쉬 품종을 라오스 북부 지역에서 재배하기 위해서는 살충제, 제초제, 쥐약, 비료 등을 사용해야 한다. 그것이 이들의 생산량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바나나를 공격하는 각종 병충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제품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수천 장의 화학제품 플라스틱 포장들이 시골 도처에 흩어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중국인 소유 바나나 농장들에서 일하던 라오인 노동자들 중에는 화학물질에 너무 노출돼 두통, 현기증, 피부염증 등 다양한 질병에 걸린 자가 많았다. 2016년에 수행된 라오스 국립농업임업연구소의 한 연구에 따르면, 바나나 농장 근로자들 중 6개월 이상 질병에 걸린 자는 라오스 북부의 경우 63%, 중부와 남부의 경우 35%였다. 

파우돔(Pha Oudom)군에서는 한 노동자가 이미 죽은 사례도 있었다. 그 농장주는 그가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50만낍(약 6만5천원)을 주었다. 그가 죽자, 그의 가족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바나나 농장 인부들의 상황이 이처럼 열악하다보니, 많은 농장 소유주들은 그 인부들이 오직 3년 동안만 일하도록 허용했다고 한다.

환경적으로 파괴적인 중국인 소유의 바나나 농장에 대한 폐쇄 조치는 2017년 4월 초까지 퐁살리(Phongsaly), 루앙남타(Luang Namtha), 사야부리(Xayaboury),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우돔사이(Oudomsay), 위앙짠(Vientiane) 등 중부 및 북부의 다른 여섯 주로 확대되었다.

폐쇄 명령을 받은 농장들은 그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로 모든 사업 활동이 중지되고 계약이 갱신되지 않는다. 예컨대 퐁살리주의 욧우(Yot-Ou)군과 분따이(Bountai)군의 바나나 농장들은 2018년에 문을 닫을 것이다. 루앙프라방 주의 남박(Nam Bak)군의 바나나 농장들의 계약은 2020년에야 끝난다.

이번의 금지 조치가 효력을 발생한 이후, 중국인 투자자들 중 본국으로 돌아간 자가 많다. 일부는 바나나 대신 화학 성분을 덜 쓰는 사탕수수 재배를 고려하고 있다. 한편 라오스 당국은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다. 지방 당국들은 그동안 심하게 오염된 농장들의 토양을 회복시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들은 또 바나나 농장들에 고용되었다가 이제 실직한 라오인 농민들에게 다른 생계 방안을 제공할 부담을 안게 되었다. [Asia News, 2017/2/1 ; Radio Free Asia, 2017/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