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체포되는 캄보디아 저널리스트 이엉 소테아린 

국제적인 매스미디어 감시 NGO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017년 12월 중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에서의 언론자유에 대한 억압이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었다. 언론자유의 세계 순위에서, 조사 대상의 총 180개 국 중 캄보디아는 2016년도의 127위에서 2017년에는 132위로, 미얀마는 128위에서 131위로 떨어졌다. 베트남은 175위를 기록해 176위인 중국과 함께 최악의 언론탄압 국가들에 속했다.

미얀마는 아웅산수지가 이끄는 문민정부의 수립 이후 신문ㆍ방송 등 매스미디어 자유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진작되었으나, 실제로는 개선된 바가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뉴스 방송국들은 이 나라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군부를 두려워해 자신의 보고서들을 여전히 스스로 알아서 검열하고 수정하고 삭제해오고 있다. RSF는 새 문민정부가 불행하게도 매스미디어 자유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미얀마에서 공무원들과 군부 지도자들에 대해 기사를 쓰거나 보도하는 경우 사전에 자기검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당국은 때때로 뉴스 방송국들에게 압박을 가하며, 민감한 사안의 경우는 심지어 직접 개입해 그에 대한 취재 범위를 제한하기도 한다. 로힝자족과 미얀마 정부군 간 유혈 충돌과 수십 만 로힝자족의 피난으로 국제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분쟁 지역 여카인(Rakhine) 주에 대해서는 언론의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 

2017년 12월에는 로이터 통신을 위해 일하는 미얀마인 저널리스트 쪼소우(Kyaw Soe Oo)와 뗏우마웅(Thet O Maung)이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이유는 여카인에서의 군부 활동을 묘사한 “중요한 안보 문건”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두 명의 저널리스트는 미얀마 현행의 국가기밀법에 따라 최대 14년 형을 받을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훈사인(Hun Sen) 총리와 그의 집권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018년 예정인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붕괴시키려는 공작이 진행되는 가운데,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의 프놈펜 사무실을 포함해 독립적인 라디오 방송국들이 폐쇄되었고, 캄보디아의 나머지 매스미디어 기관들은 엄격한 감시 하에 놓여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정부 관련 주요 인사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보도가 나가면 이에 대해 “명예 훼손”, “국가의 이미지 파손” 같은 혐의를 들어 고발한다. 불법적인 벌목이나 수산물 혹은 다른 자원의 불법적 거래를 취재하면,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정부 비판의 신문으로 종종 알려져 있는 영자 신문 캄보디아데일리(Cambodia Daily)는 갑자기 “체납세금” 630만 달러 지불 통지를 받고는 2017년 9월 4일 회사 문을 닫았다.

11월 14일에는 과거 자유아시아방송 저널리스트였던 우언 츠힌(Uon Chhin)과 이엉 소테아린(Yeang Sothearin)이 프놈펜에서 체포되었다. 이유는 자유아시아방송의 프놈펜 사무소가 폐쇄된 후 뉴스보도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달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뒤에 “외국인 정보원을 위한 정보 수집” 의 혐의로 고소되었다. 

크메르타임즈(Khmer Times)의 편집장인 마이 티타라(May Tithara)는 “2017년 캄보디아에서 기자들이 심각한 압박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균형이 잘 잡힌 뉴스 보도를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세안 내에서 우리나라가 언론 자유를 누린다는 것에 종종 자부심을 갖고 있었죠. 하지만 이제는.... 억압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몇몇 공무원들은 우리와 대화하는 것을 꺼리며, 심지어 몇몇 매스미디어 기관들과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베트남에서 독립적인 정보의 유일한 출처는 블로거들과 시민 저널리스트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사복 차림의 경찰로부터 폭력을 포함한 가혹한 형태의 박해를 종종 받는다. 공산당은 그러한 사람들의 구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형법 88조, 79조, 258조를 점점 더 이용하고 있다. 이 법 조항들은 반국가적인 선전 행위, 정부 전복을 겨냥한 활동, 국가의 이익을 위협하기 위해 자유와 민주주의 권리를 남용하는 것에 대해 장기 징역형의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Radio Free Asia, 2017/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