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국회의사당을 기증한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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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남아선교정보센터 작성일24-04-09 17:47 조회1,66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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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베트남이 지어준 라오스 신 국회의사당(좌)/라오스의 구 국회의사당(우)
2021년 3월 20일 베트남 국영 언론은 베트남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건설한 라오스의 새 의회 건물을 라오스 측에 양도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5층짜리 신축 라오스 국회의사당은 수도 위앙짠의 기존의 낮은 의회 건물을 대체하기 위해 지어졌다. 1억1,100만 달러(약 1,250억 원)가 든 이 건물은 ‘문화 연구센터’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이전에 국영 언론에 의해 “베트남의 당과 국가와 인민의 선물”이라고 묘사된 의회 건물의 건축은 2016년 11월 베트남 공산당(VCP) 총서기 응우옌푸쫑(Nguyen Phu Trong)에 의해 처음으로 약속되었으며, 그 이듬해 공사가 시작되었다.
국회의사당의 기증은 베트남이 내륙 국가이자 인구도 적은 이웃국가 라오스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베트남이 라오스를 자신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고 보는 시각이었다.
양국 공산당의 긴밀한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시작된 혁명 투쟁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공산군은 프랑스와 미국에 대한 오랜 투쟁 동안 라오스 동부 지역을 자유로이 다녔으며, 1975년 12월 라오스에서 빠텟라오(Pathet Lao) 공산주의 조직이 최종적으로 승리해 정권을 장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후 라오스와 베트남에서의 혁명이 승리한 후 1976년 서명된 베트남-라오스 우호협력 조약에 기반을 둔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었다. 새로운 의회 건물의 증여가 조약 체결의 40주년에 맞추어 베트남 측에 의해 발표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집권 라오인민혁명당은 이후 베트남 정부가 제시한 정책을 충실하게 모방해 왔으며, 견고한 정치적 통제와 결합된 베트남의 경제 자유화 노선을 따랐다.
그러나 21세기로 전환한 이후 부상하는 중국은 라오스를 점차 베트남의 영향력으로부터 빼내기 시작했다. 라오스와 중국 윈난성 간의 육로 연결이 증가함에 따라 중국의 자본과 인력의 라오스로의 유입이 급증했으며, 이로써 수도 위앙짠과 라오스 북부 지역의 험준한 물리적 경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위앙짠의 라오스국립문화관(Lao
National Cultural Hall)을 포함한 새로운 정부 건물들을 기증했으며, 점점 더 많은 라오스 정부 인사와 공산당 간부가 교육과 훈련을 위해 베트남 대신 중국을 방문한다.
2021년 말 중국 국경에서 위앙짠까지 새로운 철도가 개통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라오스 북부 지역이 중국 남부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다.
여러 면에서 현재 라오스에는 중국과 베트남의 영향력이 공존하고 있다. 중국은 라오스의 주요 인프라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관리들은 라오스 정치 체제에서 아직도 권력의 많은 부분이 작동하는 주(州) 및 군(郡) 수준에서 깊은 유대관계를 갖고 있으며 상당한 영향력을 누리고 있다.
이번에 베트남 정부가 1,250억 원짜리 국회의사당을 라오스 측에 기증한 것은 라오스가 중국과 베트남의 두 공산 세력 간 어떤 정도로까지 경쟁의 장이 되었는지 그리고 향후 베트남 정부가 라오스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영향력의 균형을 어느 정도까지 유지하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지표다. 한 관찰자는 “베트남의 세력권 안에 라오스를 두는 것은 1970년대 이후 하노이 정부의 안보 전략의 핵심 목표였다”라고 말한다.
중국과 라오스가 경제적으로 더욱 통합되어 가고 있는 마당에, 베트남이 장기적으로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호화로운 의회 건물을 얻은 라오스의 공산당 엘리트들이 대부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두 공산주의 구혼자들로부터 이권을 짜내는 데 있어서 약삭빠르게 움직여 왔다는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The Diplomat, 202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