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프자텐 동물보호소의 소말리와 개들
인도네시아 여의사인 수사나 소말리(Susana Somali)는 임신한 개가 도살되는 모습의 소셜미디어 동영상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그녀는 2009년 자카르타에서 약 5,000평방미터의 부지에 프자텐(Pejaten) 동물보호소를 설립해 개 도살자들을 상대로 싸우면서 개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동물보호소에는 현재 약 1,400마리의 개가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돈이 궁핍한 주민들이 유기견 혹은 집을 잃은 개를 잡거나 혹은 심지어 자신의 애완견을 개고기 장사에게 파는 일이 종종 있어 왔다.
처음에 소말리는 매주 도살자에게서 한두 마리 개를 구출해냈다. 그러나 최근 몇 달 그 숫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로 인해 최대 20배 급증했다.
소말리와 그녀의 팀은 대부분 제보를 근거로 활동을 하면서 길에서 배회하는 개들과 정육점들을 찾아 다닌다. 지역 병원에서 하루 종일 코로나19 샘플을 검사하는 만55세의 의사는 종종 비우호적인 도살자들과 협상하면서 그들에게 때로는 현금을 지불하거나 다른 고기를 제공한다. 그녀는 도살자들에게서 개들을 구출하는 것보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이들을 돌보는 것이 더욱 큰 싸움이라고 말한다.
소말리와 프자텐 동물보호서의 약 30명 직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기부금이 급감하면서 엄청난 수의 동물을 돌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매달 직원들의 월급과 동물들의 사료 구입을 위해 29,000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소말리와 그녀의 팀은 2020년 7월 어느 날 현지의 한 한국 식당으로 향하는 수십 마리의 강아지를 구출했다. 하지만 제 시간에 그처럼 개들을 구하는 일이 항상 성공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동물 복지 단체들이 추정하기로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매년 약 100만 마리의 개가 도살당하며, 자카르타에서만 100개 이상의 식당에서 개고기를 제공한다. 사실 개고기는 인도네시아의 비무슬림 소수민족들 사회에서 종종 별미 음식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개는 이슬람에서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어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들에서는 애완 동물로도 거의 기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중동의 무슬림 국가들에 비해 개에 대해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자텐 동물보호소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을 때가 있다.
자원 봉사를 하는 리아 로살리나(Ria Rosalina)는 많은 사람들이 묻기를 당신은 히잡을 쓰고도 왜 개들을 돌보느냐고 하는데, 자신은 “하지만 상관 없어요. 나는 그들에게 개도 인간처럼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말할뿐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인도네시아에서 개들의 곤경은 자카르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동물복지 단체인 Four Paws(‘네 발 달린 동물’이란 뜻)에 따르면, 발리에서 관광사업이 큰 타격을 받자 수천 마리의 길거리 개들이 굶어 죽거나 개고기 상인들에게 잡혀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Four Paws는 이 문제가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단체의 한 수의사는 경제적으로 상황이 어려워진 일부 주민들이 애완 동물을 팔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수년 동안 소말리를 포함한 활동가들은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개고기 거래를 금지시킬 것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 이루어질지에 대해선 아무도 자신이 없을 것이다. [South China Morning Post, 20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