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티모르를 위한 기도 "오 해뜨는 동쪽 나라"

번호

222

 

작성자

이은택()

작성일

2005-06-23 00: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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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수 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도네시아의 동쪽 끝에는 호주 북쪽, 파푸아 섬의 서남쪽 아래로 ‘티모르’ 라는 섬이 있습니다. 수 백년 전부터 이 섬의 서쪽 절반은 인도네시아의 대부분 섬들처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식민 경영 아래 있었지만, ‘오이쿠시’ 라는 서쪽 티모르의 한 부분과 함께 이 티모르 섬의 동 쪽 절반은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있었습니다. 포르투갈은 450여 년 동안 이 티모르 섬 동부와 인근의 플로레스 섬도 함께 지배하였는데 1970년대 중반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앙골라, 기니아 비싸우 등과 함께 티모르의 독립을 승인하고 말았습니다. 기나 긴 세월을 투쟁한 결과로 동 티모르(Timor Leste)라는 나라가 독립에 성공했지만, 채 1년이 못되어 미국의 지원을 얻은 인도네시아 군부 세력이 동 티모르를 강제 점령, 인도네시아의 27번째 주로 편입해 버렸습니다. 독립 동 티모르를 지도하던 세력의 대부분이 공산 사회주의 마오이스트들 이었으므로 당시의 국제적 냉전 상황이 이들을 용인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후 26년간 동 티모르 대부분 주민들은 모두가 게릴라가 되다시피 하여 몇 개 산악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에 대항하여 무장 투쟁하는 한 편, 가지 가지의 이유로 정치 사회적 압박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하고 또 상당수의 주민들은 보트피플이 되어 호주, 인도네시아, 태평양 군도의 다른 지역 등 인근 나라로 탈출하기도 하였습니다. 비일 비재하던 폭압에도 불구하고 용케 숨겨져 오던 동 티모르의 불행은1992에 발생한 동 티모르 인들에 대한 대량 학살 사건이 BBC를 통하여 세계인들에게 보도되기에 이릅니다. 이를 기화로 상당 기간 왜곡되거나 가려져 있던 인도네시아의 동 티모르에 대한 침공, 폭압 지배의 사실이 국제 문제로 비화하고, 1996년 동 티모르의 지도자 2인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의 긍정적 상황 전개에 국제 인권 단체들과 지도자들, 유엔 등 국제 기구들의 적극 개입으로 1999년 인도네시아의 새 정부 대통령 하비비가 동 티모르 주민 선거를 통한 독립 절차에 동의하기에 이릅니다. 때늦은 총선으로 나마 주민들의 독립 의사는 압도적으로 표명되었지만 20년 이상의 세월동안 토착민들과 섞여 있던 인도네시아 이주민들과, 또 토착민들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에 보다 긴밀한 소속 관계를 갖게 되었던 주민 일부가 인도네시아 군인들과 함께 민병대를 일으켜 이 역사적 흐름의 역류를 시도하였습니다. 이는 수 개월 동안 동 티모르 전역을 방화 파괴하여 완전히 폐허로 만들고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 인구 대부분이 피난을 떠나는 또 한 차례의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한 때 185만 여명에 달하였던 동 티모르 인구가 이 사태 후에 80만 명 미만으로 줄어들고 말았던 사실을 보면 이 일련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재난이었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1999년 사태로 유엔은 국제 사회의 긴급 구호를 요청하였고, 우리 한국을 비롯한 40여 개 나라가 동 티모르의 재난 상황 회복을 위해 개입하였는데, 비단 평화 유지 군(Peace Keeping Force) 활동 이외에도 여러 가지의 방법을 따라 각국이 동 티모르를 지원하기 위해 인원들과 재화들을 투입하였습니다. 2003년 10월 까지 상록수 부대를 파견하여 혁혁한 재건 기여 활동으로 많은 나라들을 감동시키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동 티모르의 재건을 지원했던 우리나라는, 민간의 차원에서도 새마을 운동 본부(당시는 강문규 대표)를 비롯, WCF(대표 송강호)나 ACTS(대표 이은택), 수암 재단(대표 박병수) 등의 NGO, 단기 구호 활동에 참여한 기구들, 그리고 송 혜란, 손 봉숙 등 국제 기구들을 대표하여 현저한 활동으로 봉사한 인사들을 통하여 주민들 깊숙한 저변에서 지속적으로 섬겨 온 결과, 독립 이후 자국민 누구나 주저 없이 첫 손에 꼽는 가장 절친한 형제 나라가 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들 나라와 국민들이 우리 한국과 한국민들에게 보여 주는 신뢰와 또, 고통스러운 역사의 유사성에서 오는 공감과 동지 의식(historical sympathy)은 참으로 크고 깊습니다. 급속한 국가 경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쉬고 주저 앉는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러면서도 겸허함과 무사귀한 봉사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표현과 표정의 언저리에 수줍음을 잃지 않은 우리 한국인들의 태도와 봉사 자세 등이 자신들을 많이 감격하게 해 왔다고 동 티모르 인들은 자주 얘기합니다. 이 나라 지도자들 대부분이 개인적으로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런 사실들을 반복 표명할 뿐 아니라 작은 단위 커뮤니티에서 만나는 주민들도 예외 없이 미국, 일본, 중국으로 비롯되는 열강들의 이름 앞에 늘 ‘꼬레아노’를 꼽아 줍니다. 이제는 머지않아 당당한 협력과 도움을 자처할 것으로 보이는 이 나라와 국민들에게 우리는 어떤 이들로 어떻게 남아야 하며 무엇으로 서로를 세워 가야할 런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아직도 동 티모르는 아시아 최빈국으로 사회 질서, 보건 위생, 교통 통신, 가계와 재정, 국가 경제 기반의 모든 분야 등 어느 한 쪽에도 제대로 정돈된 부분이 없는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불과 수 년 전에 전 국민과 국토가 함께 경험한 비참한 살상과 방화, 잔인한 파괴와 증오의 생채기가 사회의 모든 표정에 선명히 남아 있지만 동 티모르 인 특유의 결단성과 낙천성이 이 현실 상황의 빠른 극복을 위해 마음들을 모아주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시제품이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해저 유전, 천연 가스, 또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자연 커피를 비롯한 농산물과 해양 자원들에 희망을 걸고, 덥고 습한 기후를 털어가며 산과 바다를 바삐 드나 들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이 동 티모르를 자신들의 언어 떼뚬으로는 ‘띠모르 로로사이(Timor Lorosae)’라고 부릅니다. ‘로로사이’는 말 그대로 ‘해 뜨는 동 쪽’이라는 뜻, 그러니까 동 티모르는 이름까지도 우리의 사촌 동생인 셈입니다. “오, 해 뜨는 동 쪽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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