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얀마 버마족의 통과의례

번호

222

 

작성자

최재현()

작성일

2004-08-30 09: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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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버마족의 통과의례

최재현(부산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과 교수)



1. 개요
미얀마의 생활습관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요소로서는 불교적 요소와 힌두교적 요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고유의 민간신앙도 배제할 수 없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미얀마의 생활습관은 어느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고, 몇 개의 요소가 근간이 된 복합적 성격을 띤다. 그러면 이렇듯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는 미얀마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일련의 의식들을 미얀마의 약 67%를 차지하고 있는 버마족을 중심으로 고찰해 보기로 한다.


2. 출생과 명명식(命名式)
사람의 일생이 그 사람의 운성(運星)에 지배되어 있다고 미얀마인들은 흔히 믿는다. 그리고 이 운성은 태어난 요일에 따라 정해져 있고 일생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얀마에서는 사람의 이름이나 성격이나 결혼운도 그 사람이 태어난 요일, 즉 그 요일에 해당되는 운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1) 출생
미얀마에서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즉시 산모의 산후조리에 온 힘을 기울인다. 불을 지핀 뒤 산모의 몸을 심황이라는 식물인 나누잉(nanwin)으로 문지르고 담요를 산모의 몸에 덮어씌워 산모의 몸을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산파는 푸른색의 약제인 세제잉(hseizein)을 준비하여 1주일 동안 마시게 하고, 이 기간 동안 계속 오웃뿌(outpu)라는 뜨거운 벽돌을 천으로 싸서 벽돌 마사지를 행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출산으로 생긴 해로운 체액을 없애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1주일이 지나 타마린드와 기타 다른 몇 가지 약초가 들어 있는 욕조 안에서 담요를 덮어쓴 채 뜨거운 목욕의식을 1시간 동안 행한 다음 냉수욕을 하고 나면, 이로써 산후조리는 일단 마무리가 된다.

2) 명명식
미얀마에서 이 세상에 태어난 갓난아이가 인간사회와 접촉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는 갓난아이의 이름짓기를 통해서이다. 출생 후 보통 1주일 내지 2주일 후에 행해지는 이 의식을 명명식이라고 하는데, 이때 갓난아이의 머리가 출생 후 처음으로 낑봉(kinbun: 일종의 아카시아나무로서 이 열매의 액은 미얀마에서 샴푸 대용으로 널리 쓰임)이라는 나무의 열매액으로 씻겨지기 때문에 미얀마어로는 이 명명식을 낑봉땃띠(kinbuntatthi)라고 부른다.
마을의 성직자나 권위 있는 점성가에 의해 명명식하기에 좋은 날짜와 시간이 결정되면, 부모의 능력이나 명성이나 부에 따라서 의식에 따른 성대한 연회를 베풀어 이웃과 친척들을 초대한다. 이 의식에서 갓난아이의 건강과 앞으로의 행운이 기원되고 여러가지 음식물이 낫(nat: 정령)에게 바쳐지기도 한다. 갓난아이의 이름이 이 명명식에서 지어지지만, 그것은 부모의 뜻에 따라 마음대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어지는 이름에는 태어난 요일에 따라서 일정한 범위와 규칙이 있다. 예컨대 1948년 1월이래 1962년까지 수상을 역임했던 우누(U Nu: '우누'에서 '우'는 중년 이상의 남성명 또는 권위 있는 남성명 앞에 붙이는 칭호이고, '누'는 이름임. 이와 같이 미얀마에서는 성을 사용하지 않음)는 이름이 Nu이기 때문에 토요일, 그리고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우 탄트(U Thant: 미얀마에서의 실제 발음은 '우땅'으로 발음됨)는 Than이기 때문에 금요일 출생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지어진 이름은 생년월일, 출생요일, 부모이름, 운성표 등과 함께 점성가에 의하여 종려나뭇잎에 철필로 기록되어 부모가 소중히 보관하게 된다. 미얀마어로 "자따"(zata)라고 불리는 이 출생표는 미얀마인인 이상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보통은 집안에 소중히 보관되나, 무슨 일이 있으면 꺼내어져 점성가에 의하여 운세가 점쳐진다. 이 자따는 어린아이가 자라서 그것을 잘 보관할 수 있을 때까지는 부모들에 의하여 보관되나, 아이가 자라면 그는 자따를 가장 중요한 자신의 소유물로 간직하게 된다.
미얀마인들은 사람의 운세가 출생요일에 지배되어 있는 것처럼 성격 또한 출생요일과 무관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 예를 들면, 월요일 출생은 시기와 질투심이 강하고, 화요일 출생은 성실하고 정직하며, 수요일 출생은 성질이 급하고 단순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목요일 출생은 양처럼 온유, 온순하고, 금요일 출생은 말이 많아 수다스러우며, 토요일 출생은 성격이 다혈질일 뿐만 아니라 혈기가 많아 시비조로 잘 다투고, 일요일 출생은 구두쇠처럼 인색하다는 등 출생 요일에 인간의 성격을 흔히 결부시키고 있다.


3. 불문(佛門)과 득도식

1) 불문
미얀마는 태국이나 스리랑카와 견줄 만한 불교국이다. 국민의 85%가 불교를 믿고 있다. 더구나 미얀마의 남자는 지금도 일생에 한 번은 불문에 들어가 부처의 가르침을 받으며 수행하는 것이 하나의 불문율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이 불교가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얀마에서 미얀마 소년으로서 가장 중요한 의식은 싱뷰(shinbyu) 또는 싱쀼뵈(shinpyubwe)라고 불리는 득도식이다. 미얀마에서 소년의 성인식은 이 득도식으로 대체가 되고, 소녀의 경우는 득도식 대신에 귀에 귀걸이 구멍을 뚫음으로써 성인식을 대체하는데, 수도승이 되기 위해 불문에 들어가기 전 행하여지는 이 득도식은 계율에 따르자면 15세 때에 행하여져야 하지만, 이 나이는 지식을 얻기에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보통 12세 때에 행하여진다. 삭발을 하고 불문에 들어가 부처의 가르침을 배우는 순수한 불교적인 이 의식은 통상 불교도의 사순절인 우안거(雨安居) 기간인 와두잉(wadwin: 우기 기간으로 대체로 태양력 7월부터 10월까지 3달 동안을 말하는데, 이 기간 동안 승려들은 주로 방안에서 수행생활을 함) 바로 시작 전이나 초기에 행하여진다.

2) 득도식
점성가에 의하여 '자따'라는 출생표로부터 득도식 거행하기에 좋은 날짜와 시간이 결정되면, 모든 친척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에게 득도식의 날짜와 시간을 알린다. 이때 소년의 집에서는 득도식 축하연회를 준비하며 친척과 이웃들을 이 연회에 초대한다. 연회를 좀더 성대하게 하기 위해 친척과 이웃들이 돈이나 음식물을 보내기도 한다.
득도식 당일이 되면 소년은 얼굴에 화장을 하고 몸을 화려하게 치장한 후, 말이나 혹은 아름답게 장식된 우차 또는 마차, 수레를 타고 마을 안을 돈다. 이때 밴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친척과 이웃, 친구들이 즐겁게 소년의 주위에서 득도식을 축하한다. 마을 안을 다 돌고 나면 소년은 집으로 돌아와 삭발을 하고 목욕재계한다. 목욕이 끝나면 밝은 색 미얀마 남성용 로웅지(lounji)인 빠소(pahsou)를 입은 채, 초대된 여러 승려들 앞으로 나아가 엎드려 세 번 절한 다음, 합장한 두 손을 들고 경건하게 일어선다. 그러면, 이때 소년은 수도승으로 인정되고 수도승의 한 일원으로 공포되어 정식으로 미얀마어로는 띵깡(thingan)이라고 불리는 가사를 걸치고서 그 길로 불문에 들어가게 된다. 소년의 입문하는 때를 맞추어서 소년의 집에서는 축하연회가 시작되고 시작된 연회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된다.
미얀마에서 득도식을 마친 소년이 불문에 입문하는 기간은 따로 특별히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그 기간은 대개 부모의 신앙심에 따라 결정된다. 불교도의 사순절 기간인 와두잉 전 기간을 입문시키는 엄격한 불교도 부모가 있는가 하면, 1주일 정도 입문시키는 부모도 없지 않다. 이 득도식에서도 명명식에서처럼 낫에게의 공양은 빠지지 않는다. 득도식을 마치고 불문에 입문하게 된 수도승은 그 입문 기간 동안 엄격한 수도생활을 해야 한다. 특히 다음의 10계를 지켜야 한다. 첫째 살생하지 말 것, 둘째 도둑질하지 말 것, 셋째 간음하지 말 것, 넷째 거짓말하지 말 것, 다섯째 독한 술을 마시지 말 것, 여섯째 정오 이후에는 먹지 말 것, 일곱째 노래하거나 춤추거나 어떤 악기도 연주하지 말 것, 여덟째 얼굴에 화장하거나 몸단장하지 말 것, 아홉째 단상이나 높은 곳에 앉거나 서거나 잠자지 말 것, 열째 금이나 은을 만지지 말 것.


4. 궁합과 결혼식
승려와 수행자는 야위었을 때, 네 발 달린 짐승은 살이 쪘을 때, 남성은 학식이 있을 때, 그리고 여성은 결혼을 했을 때 비로소 아름답다고 말한다. 미얀마의 여러 의식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의식은 뭐니뭐니 해도 역시 여성이 아름답게 변화되는 결혼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시든 지방이든 간에 미얀마의 결혼은 연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관계 관청에 출두하여 당사자들끼리 혼인 서약하는 것만으로도 결혼식이 끝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으나, 보통은 간소하게나마 피로연을 곁들인 결혼식을 거행하는 것이 하나의 상식과 미덕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1) 부모와 자식의 5대 의무
미얀마에서는 자식을 훌륭한 배우자와 결혼시키는 것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5대 의무(권선, 징악, 교육, 투자, 결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 결혼하여 집안의 혈통을 잇는 것은 자식의 부모에 대한 5대 의무(부양, 직업, 상속, 선행, 혈통)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하여 성인이 되어 결혼 적령기에 도달한 처녀, 총각들에게 남편 없는 여자는 연꽃 없는 연못, 깃발 없는 기차, 왕 없는 국가와 같다는 등 여러 말로 주위에서 결혼을 권유하기도 하고, 부모들은 꽃 필 때 꽃 피고, 열매 맺을 때 열매 맺는다고 자녀들에게 결혼의 중요성을 강하게 역설하면서 사위 또는 며느리가 될 만한 인물의 성격이나 인격 등을 정성껏 살펴보기도 한다. 이때 배우자의 출생요일, 즉 운성을 통한 궁합 보기는 필수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다. 결혼 당사자들끼리 궁합이 잘 맞아 부부 사이가 원만할 것인가 혹은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운성을 통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2) 궁합
미얀마에서 남녀의 궁합을 알아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녀의 궁합이 좋고 나쁨이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민요 몇 곡에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에잉다웅벳마세(eindaunbetmashei: "짧은 결혼생활")라는 구전민요의 가사를 한 자 한 자 요일별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토요일 출생과 목요일 출생, 금요일 출생과 월요일 출생, 일요일 출생과 수요일 출생, 야후(수요일 정오부터 자정까지) 출생과 화요일 출생과의 결합은 모두 서로 나쁜 궁합이라고 한다. 이러한 궁합의 남녀가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할지라도, 곧 이혼하거나 한 쪽이 사망하거나 기타 다른 좋지 않은 일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편 메잇팻칭(meithpetchin: "서로 사이가 좋아")이라는 노래에서 역시 가사 한 자 한 자를 요일별로 분류해 보면, 노래의 제목과 같이 서로 좋은 남녀의 궁합 요일을 금방 알 수 있다. 즉 일요일 출생과 목요일 출생, 월요일 출생과 수요일 출생, 화요일 출생과 금요일 출생, 토요일 출생과 야후 출생과의 결합은 모두 서로에게 좋은 궁합이 된다는 것이다.
미얀마의 전통시 링가(Linga)에서도 출생요일에 따른 남녀 궁합에 관하여 쓰여져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금요일에 태어난 처녀는 월요일에 태어난 총각과 결혼해서는 안 돼.
결혼하면 두 사람은 후회하게 되고 인생의 마지막 파도소리는 곧
흐르게 될 뿐인 것을.

이 시에서도 금요일 출생과 월요일 출생의 결합은 서로 나쁜 궁합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링가를 보면,

토요일과 목요일은 뱀과 쥐, 그대는 이보다 더 험악한 날을 찾아볼 수 없
네. 인생은 이로 인하여 짧아져만 갈 뿐.

뱀과 쥐는 점성술에서 각각 토요일과 목요일을 주재한다. 마찬가지로 토요일 출생과 목요일 출생의 결합이 서로 나쁜 궁합임을 이 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출생요일에 따른 남녀의 궁합이 이와 같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결혼하고 싶어하는 당사자들끼리 궁합이 좋지 않은 요일의 결합일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긴박한 문제가 발생한다. 상대방의 가문이나 인격, 학벌, 직업 등이 좋고 신분도 확실한데, 단지 출생요일에 따른 궁합이 나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파탄에 이르는 예도 적지는 않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바로 인연수정(因緣修正)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단 동거한 후 일시적으로 별거하여 형식적으로는 이혼한 형태를 취한다. 이것은 이렇게 함으로써 운성의 움직임을 인위적으로 변경시키려는 것이다. 또는 점성가를 통하여 신에게 기원하여 죄나 부정 따위를 없애기도 한다. 이때의 그 기원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령 불탑에 가서 참배한 다음 특정의 불탑 한 모퉁이에 천을 매단 장대를 몇 개 세우거나 꽃 몇 다발, 물 몇 동이를 봉납하는 방법 등이다. 이것을 점성가의 지시에 따라서 본인이 직접 행하기도 하지만, 점성가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대행시키기도 한다. 이 인연수정을 행함으로써 남녀의 나쁜 궁합이 어느 정도 수정될 수 있다고 많은 미얀마인들은 믿고 있기도 하다.

3) 황도길일(黃道吉日)
좋은 가문과 좋은 궁합과 좋은 인격의 상대라고 할지라도 때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아무때나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결혼식을 위한 이른바 황도길일을 구하는 일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때도 점성가에 의하여 '자따'라는 출생표를 통하여 결혼식 거행하기에 좋은 날짜와 시간이 결정되는데, 우선 미얀마력 4월부터 7월까지 계속되는 불교도의 사순절 기간인 와두잉 3개월 동안(태양력으로 대체로 7월부터 10월까지)은 불교도의 입장에서 무조건 제외된다. 흉월(凶月)은 와두잉 기간 외에도 아직 또 있다. 미얀마력 6월인 또달링(todhalin: 태양력으로는 9월)은 개의 교미기이기 때문에 피해야만 하고, 미얀마력 9월인 나도(nado: 태양력으로는 12월)와 미얀마력 10월인 뺘도(pyadhou: 태양력으로는 1월) 두 달은 결혼하면 생명과 재산을 모두 잃는다고 해서 피해야만 한다. 그리고 미얀마력 11월인 다보뒈(daboudwe: 태양력으로는 2월)와 미얀마력 12월인 다바웅(dabaun: 태양력으로는 3월)에 결혼하면 자식이 없거나 외동딸만이 있게 되거나 자식에게 불행이 닥쳐온다고 해서 피해야만 한다.
이러한 흉월을 제외하면 결혼식에 적합한 달은 결국 미얀마력 1월인 다구(dagu: 태양력으로는 4월), 미얀마력 2월인 까송(kahsoun: 태양력으로는 5월), 미얀마력 3월인 나용(nayoun: 태양력으로는 6월), 미얀마력 7월인 다딘줏(dhadinjut: 태양력으로는 10월) 그리고 미얀마력 8월인 다자웅모웅(dazaunmoun: 태양력으로는 11월), 이와 같이 5개월뿐이다. 이 기간에 행해지는 결혼식은 축복받는 결혼식으로 부부간의 애정뿐만 아니라 물질의 축복 및 자녀 축복까지 한꺼번에 받는다고 한다. 불교도의 사순절인 와두잉이 끝나고 미얀마력 7월인 다딘줏 중순이 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미얀마에서 결혼시즌에 접어든다. 도시에서는 불교도 사순절 기간 중에도 결혼식이 거행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미얀마 습관으로는 역시 사순절이 끝나고 농촌의 쌀 수확이 끝난 미얀마력 7월인 다딘줏 중순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4) 합법적인 혼인 방법과 혼인 의식
미얀마의 옛 제도에 따르면, 남성은 24, 25세가 되어서야 결혼할 나이로 간주되었고, 여성의 결혼 연령은 일정치가 않았다. 한 총각이 어떤 처녀와 결혼하기를 원해서 그의 부모에게 그런 사실을 말하면, 그 부모는 그가 선택한 처녀의 부모에게 갔다. 이 과정에서 별 어려움 없이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그 총각은 그 처녀와 사귀게 되어 2, 3년 동안 처녀의 집을 드나들 수 있도록 허용되고, 그래서 그들이 서로 잘 알게 되어 마음이 하나가 되면, 지참금이 정해지고 좋은 날짜를 택하여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오늘날은 이러한 형식을 거의 배제한다. 결혼 연령도 미얀마의 혼인법에 의하면 누구나 성인이 되면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결혼할 수 있어서 옛날보다 대체적으로 낮아진 상태이다. 결혼식 장소로서도 옛날에는 신랑집 비용으로 신부집이 널리 이용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예식장이나 절에서 식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신실한 불교도들은 절에서 결혼식을 많이 올리는데, 이 경우 예식장 비용을 모두 절에 헌납하기도 한다. 미얀마에서 합법적인 혼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처녀, 총각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이 맞아 동거하는 것을 집 주변 동쪽 7
집, 서쪽 7집으로부터 부부로서 인정을 받는 경우
둘째, 마을의 원로급 어른 앞이나 관계 관청에서 결혼 서약하는 경우
셋째, 집, 절, 예식장 등의 식장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

이들 중 첫째 방법은 주로 시골에서 행해지고, 둘째 방법은 최근에 도시에서 늘어나고 있으나, 셋째 방법처럼 많은 사람의 면전에서 피로연을 곁들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인지를 얻는 가장 타당성 있는 혼인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서는 이 셋째 방법의 경우, 결혼식을 거행할 때 축하객 앞에서 행하게 되는 의식들을 알아본다.

1. 같은 접시에서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밥을 떠 먹여주는 의식
2. 72인치의 긴 금목걸이로 신랑 신부를 함께 묶거나 두 사람의 목에 함께 거
는 의식
3. 신랑 신부의 목에 걸린 화환을 브라흐만 승려인 뽀웅나(pounna)가 서로 바꾸
어 걸어주는 의식
4. 폭 36인치, 길이 108인치의 남성용 로웅지인 빠소로 신랑 신부를 함께 감는
의식
5. 신부의 오른손 위에 신랑의 오른손을 포개는 의식
6. 빈 그릇 속에서 신랑 신부가 서로의 손을 포개는 의식
7. 금컵이나 은컵 속의 물을 신랑 신부의 머리 위에 몇 방울 뿌리는 의식(이때
컵의 물에 꽃이나 향료를 넣기도 함)
8. 신랑 신부 두 사람이 반지를 서로 바꾸어 끼는 의식

위의 의식들 중에서 보통은 몇 개만을 선택하여 행한다. 그러나 5번의 의식은 결혼식장에서 빠지지 않기 때문에 미얀마어로 결혼을 '렛탓'(lethtat)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렛탓'의 뜻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손을 포개다"라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브라흐만 승려의 지시에 따라 신랑 신부는 서로의 손을 포갬으로써 부부로서의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한다는 것이다. 7번의 의식은 브라흐만 승려가 금컵이나 은컵에 들어 있는 성수(聖水)를 '다베'(dhabyei)라고 불리는 나무의 큰 잎사귀로 신랑 신부에게 몇 방울 뿌리는 힌두교적 의식이다. 이 나뭇잎은 미얀마에서 신성시되는 것으로 고대 그리스의 올리브처럼 승리를 상징하고 있어 미얀마인들의 정신생활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

5) 혼인 예복과 피로연
결혼식장에서 신랑의 복장은 따잇뽀웅인지(taitpouninji) 상의에 비단으로 된 로웅지 하의(미얀마에서 남성의 정장은 따잇뽀웅인지 상의에 하의는 남성용 로웅지인 빠소, 그리고 신은 미얀마어로 파낫(hpanat)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슬리퍼 차림임. 따잇뽀웅이라 하면 상의인 인지 위에 걸치는 일종의 자켓을 말함), 신부는 머리에 자스민이나 난초를 꽂고 어깨에는 얇은 숄, 그리고 여성용 로웅지인 비단 타메잉(htamein)에 핸드백을 든 복장이다. 요즈음 예식장에서의 결혼식은 길가는 사람들도 몰려와 구경하는 일이 많은데, 많은 축하객들 앞에서의 결혼식은 축복받은 결혼이라고 생각하여 누구나 참석해도 상관없다. 가능하면 축하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의식이 끝나면 축하객들에게 다과가 준비되고, 전통 악단의 흥겨운 음악이 연주된다. 이른바 피로연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때에 술이 제공되는 일은 없다. 미얀마 음식문화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작다. 미얀마의 결혼식이 지방에 따라서 독특한 의식이 행해지기도 하지만, 버마족 같은 경우는 일반적으로 가족이나 초대된 친척, 친구, 이웃들 앞에서 신랑 신부가 오른 쪽 손바닥을 서로 포개는 것으로 의식이 극히 간단한 데 비해, 피로연은 결혼식에 대한 중요한 평판도가 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성대하게 베풀어진다. 신랑 신부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피로연의 의의를 두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 부유층에서는 결혼식과 피로연이 베풀어지는 시간과 장소가 서로 다를 경우, 피로연의 신문 광고를 따로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이 버마족의 결혼식은 거식보다도 지역사회에의 피로에 그 중점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결혼식에서도 낫에 대한 공양은 빠지지 않는다. 이때 행하여지는 공양은 거식 전에 신랑 신부 각자의 집에서 부모 수호신에게 드려지는데, 바나나, 파인애플 등의 과일이 명명식에서와 득도식에서처럼 주공양물로 바쳐진다.

6) 신랑의 처가살이와 이혼
미얀마의 전통적인 풍습에서 보면, 신랑 신부는 결혼 후 신부집에서 2-3년 살도록 되어 있다. 사위가 된 신랑은 신부 가족의 일원이 되어, 장인 장모를 비롯한 신부집 식구들을 부양하는 데 한 몫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살림을 따로 차리는 것은 자만심이 있고 과시적인 행동으로 간주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신부가 외동딸인 경우에는 노부모가 사망할 때까지 신부집에 계속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요즈음 이러한 풍습은 많이 해소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혼할 만한 합당한 사유가 없이 이혼한 부부는 결코 좋은 평판을 얻지 못하여 이혼이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닌 미얀마 사회이지만, 원만한 결혼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이혼을 택할 경우 이혼의 자유는 사실 무제한적이다. 다음과 같은 사유들로 인하여 아내는 남편과 법적으로 이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첫째, 남편이 가난하여 아내를 부양할 수 없는 경우
둘째, 남편이 항상 앓고 있는 경우
셋째, 남편이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경우
넷째, 남편이 나이 들어 무능하게 된 경우
다섯째, 결혼 후 남편이 불구자가 된 경우

한편 남편도 다음과 같은 사유들로 인하여 아내와 법적으로 이혼 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내가 사내아이를 낳지 못하는 경우
둘째, 남편에게 애정이 없는 경우
셋째, 남편이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한 곳에 아내가 기꺼이 가겠다고 주장하는 경


그러나 합법적인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여간해서는 이혼하지 않는 것이 미얀마인의 결혼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5. 죽음과 장례식

1) 시신수습 의식
미얀마에서 사람이 죽으면 참석한 사람들의 애도가 끝난 뒤, 시신은 즉시 앞 베란다에 접해 있는 가운데 방의 집기둥 사이에 안치된다. 그리고 부고장이 사원, 친척, 이웃, 친구들에게 보내지고, 상주가 원하는 경우 장례 밴드가 초대된다. 안치된 시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심스럽게 씻겨지고, 오른쪽 엄지발가락과 왼쪽 엄지발가락을 치마조chimajou(두개의 엄지발가락을 묶는 끈으로서, 치마chima의 의미는 엄지발가락이고, 쪼kyou는 줄, 끈이라는 뜻임. '쪼'가 '조jou'로 된 것은 앞 단어의 영향으로 인한 유성음화 현상 때문임)로 묶는다. 오른쪽 엄지손가락과 왼쪽 엄지손가락을 랫마조letmajou(두 개의 엄지손가락을 묶는 끈으로서 랫마letma의 의미는 엄지손가락임)로 묶는다. 이것은 원래 아들이나 딸의 머리카락으로 만들어 묶어야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면으로 된 끈도 사용 가능하다. 겨드랑이 아랫부분의 시신은 하얀 면으로 된 천으로 단단히 싼다. 그리고 나서 고인이 살아 있었을 때 가지고 있던 가장 좋은 옷을 입힌다. 만일 부유한 가정이라면, 빠소나 타메잉도 비싼 것으로 풍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인의 사망 이유가 얼굴에 있다면 할 수 없지만, 그렇지 않고 특별히 감추어 둘 이유가 없다면 얼굴은 항상 노출시킨 채 놓아둔다. 그리고 미얀마 장례식 관습의 하나로, 죽은 사람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기 위한,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신비의 강을 건너가기 위한 배삯으로서 금이나 은조각인 '가도가'(gadouga: 배삯이라는 뜻임)가 치아 사이에 끼워지는데,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구리동전이나 납동전이 사용되기도 한다. 통상 25뺘(Pya) 동전을 사용하는데, 미얀마의 화폐 단위로서 1짯(Kyat)은 100뺘이다.

2) 입관 의식
불교의 신앙심이 투철한 상주라면 장례 밴드 없이도 장례식을 준비하지만, 일단 초대된 장례 밴드는 장례식 준비를 하는 동안 계속 애도가를 연주하게 된다. 애도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시신은 매우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랫빵(letpan)이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관에 입관되고, 이 관은 단단하게 못을 치게 되는데, 미얀마어로 카웅(khaun)이라고 불리는 이 관은 보통 오색종이나 금박으로 아름답게 꾸며진다. 딸라(tala)라고 하는 상여는 가벼운 닫집 또는 닫집 모양의 덮개로 덮여지거나 대나무로 만든 첨탑으로 덮여져서 4개의 긴 대나무 장대로 운반되어진다. 이 상여는 관과 같이 오색종이나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장식되어지는데, 높이가 2.5-9m나 되어서 보통은 가옥의 지붕 위로 치솟아 있기 때문에 집 앞의 길거리에서 장식되고 꾸며진다.
상주를 위로하기 위해서 참석하는 친척들과 이웃, 친구들은 부조금이나 쌀, 고기, 과일 그리고 상여를 장식할 재료 등을 너나 할 것 없이 가져오는데, 고인의 혈육이 장례에 참석하는 것은 미얀마에서 관습상 의무로 되어 있다. 옛날에는 만일 그 달 말일에 죽음이 발생하면, 장례식은 새로운 달, 즉 초승달이 뜨기 전 정확히 자정 전에 치러져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규칙이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고, 시신은 고인의 신분에 따라서 오랜 시간 혹은 짧은 시간 관 속에 안치된다. 대체로 넉넉하지 못한 서민층은 장례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시신을 가능한 한 신속히 매장하고, 넉넉한 부유층에서는 그 가족의 명예나 가문 때문에 장례식의 기간을 오래 지속하기도 한다.

3) 운구 의식
정해진 장례일이 도래하면 승려들이 집으로 초대된다. 인생의 허무와 인간의 지상 생활에서의 불확실성과 불행을 강조하는 승려의 설법이 끝나면, 상여 아랫부분에 마련된 단에 시신이 안치된 관을 옮겨 놓는다. 이때 고인이 남자이면 관 위에 빠소가 던져지고, 여자이면 타메잉이나 목도리가 던져진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장례 행렬이 시작된다. 승려와 장례 밴드와 고용된 곡하는 사람들이 선두에 서고, 6-8명의 젊은이들이 메는 상여가 그 뒤를 따른다. 그 뒤에 상주, 친척들, 친구들, 이웃들이 따르는데, 많은 행인들도 동정심이 발로되어 행렬에 참여하기도 한다. 상여를 멘 사람들이 가끔 멈추어 서서 곡하는 사람들의 애도가에 맞추어 즉흥적으로 춤을 추기도 하는데, 이 애도가는 곡하는 사람들의 리더가 즉석에서 작곡하여 고인의 삶과 죽음과 선행을 노래하는 즉흥적인 슬픈 서정곡이 대부분이다. 장례 행렬이 북쪽이나 동쪽으로 가서는 안 되는 것이 미얀마의 장례 관습이다. 그래서 묘지는 보통 마을 서쪽에 있고, 혹은 마을에 따라서는 남서쪽에 있기도 하다. 또한 장례 행렬은 마을의 중앙을 통과해서도 안 된다. 마을의 변방만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 미얀마의 또 하나의 장례 관습인 것이다.

4) 예잿차(yeizetcha) 의식과 우따잇띠(utaitthi) 의식
장례 행렬이 묘지에 도착하면 상여에서 관을 꺼내어 묘 근처에 안치한다. 그러면 즉시 곡하는 사람들이 오고, 나머지 사람들은 묘지 근처에 마련된 임시휴게소인 자얏(zayat)으로 간다. 묘지에 도착하자마자 밴드의 음악소리는 멈추고 승려의 염불이 끝나면 상주는 코코넛 열매의 가득 담긴 물을 지면에 서서히 쏟아 부으면서 "고인과 장례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드린 예물의 공덕을 함께 나눠 갖게 하소서" 라고 하면서 참석한 사람들을 축복한다. 이 의식을 '예잿차'라고 부르는데, 그 의미는 "관수공양(灌水供養)하다" 라는 것으로, 이 의식은 장례 의식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동안, 여인들은 자얏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참석자들에게 음료수, 과자 등 음식물을 제공한다. 그리고 가까운 친척들은 장례 의식 중 마지막 의식을 행하는데, 그것은 열려진 무덤 위에서 관을 앞뒤로 세 번 흔든 다음 무덤에 내려놓는 의식이다. 이 의식을 '우따잇띠'라고 부르는데, 그 의미는 "머리를 숙이다"로서, 이 의식은 고인과의 마지막 고별인사를 나타낸다. 이 의식 후 개인마다 각자 한 줌의 흙을 뿌리고 나면 묘지기들이 묘에 흙을 덮게 된다. 묘에 흙이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장례식의 예의로 간주되며, 끝난 후에는 다과를 먹고 자얏에서 대화를 나눈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5) 화장 의식
매장이 미얀마의 장례식에서 보편화되어 있지만, 화장도 정글 지역에서 널리 행해진다. 최근에는 수도인 양곤(Yangon)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도 미얀마어로 미띵조디(mithinjoudhi)라 불리는 화장이 행해진다.
화장할 때의 준비나 과정은 매장 때와 동일하지만, 시신을 불에 태울 때에는 관 뚜껑을 단단히 못 박을 필요가 없거나 아예 관 뚜껑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화장용 연료로는 장작을 많이 사용하는데, 장작을 직각으로 두 개씩, 즉 사각형으로 놓고 그 안에 많은 양의 향나무를 놓는다. 그리고 관 위아래에도 장작을 놓고 제일 밑바닥에 철로 된 구유통을 놓아 두는데, 타지 않는 유골들이 여기에 떨어지게 된다. 가까운 친척들이 여러 곳에서 장작더미에 불을 지피며, 시신이 타고 있는 불이 완전히 꺼지면 친척 두 세 명이 다가와 재 가운데서 유골을 찾는다.
이 유골들을 코코넛 열매의 액이나 향수로 깨끗이 씻은 다음, 깨끗한 하얀 천으로 싸서 새로 만든 토기 단지에 넣어 둔다. 이 토기 단지는 특별히 꾸미지 않고 고인과 관계되는 그림으로 싸서 고인의 집으로 가지고 돌아온다. 그리고 나서 7일 동안 그 집에서 계속 곡을 한다. 이 7일간 부유한 가정에서는 요리가 밤새 내내 계속되며, 온종일 조문객이 줄을 잇고 준비된 음식물을 먹고 마신다. 그리고 매일 아침 승려가 와서 분향을 하고 불경을 독경한다. 7일이 지나면 유골을 담은 단지를 묘지로 가지고 가 묻거나, 때때로 파고다 근처 구멍에 넣어두기도 한다.
종종 조그마한 파고다가 화장한 잿더미 위에 세워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무덤으로 간주될 뿐, 예배 장소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 파고다 무덤을 "유골파고다"라는 뜻인 '아요제디'(ayouzeidi)라 부르는데, 현재는 옛날처럼 그렇게 흔하게 세워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친척들이 고인의 유골을 빻아서 '띳세'(thitsei: 또는 씻씨sitsi라고 부르기도 함)라고 부르는 나무기름(樹脂)과 섞어 반죽하여 조그마한 불상을 만들어 집안의 성스러운 곳에 안치해 두기도 하는데, 이 상은 아침저녁 신을 찬미하는 예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 상을 미얀마어로 '따요'(tayo)라고 부르는데, 번역하면 "유골의 재와 수지와의 혼합물"이라는 뜻이다.


6. 맺음말
미얀마의 일상생활은 불교를 축으로 하여 회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국민의 85%가 불교를 믿고 있고 불교가 국민의 정신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얀마이지만, 미얀마의 생활풍습과 습관을 보면 비불교적인 요소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출생한 갓난아이의 이름을 짓는 명명식에서 운성을 통한 이름짓기, 의식 도중 낫에게 바치는 공양, 출생요일을 기반으로 한 궁합보기, 그리고 장례식에서의 여러 관습 등 이러한 민간신앙은 비불교적 요소이지만, 그것은 미얀마에서 옛날부터 전해내려 오는 하나의 신앙으로서 미얀마의 생활습관의 근간을 이루는 한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인도의 브라흐만 계급의 혈통을 잇고 있는 뽀웅나의 집례에 의한 결혼식에서의 힌두교적 의식도 비록 그것이 불교적 요소는 아니라 할지라도 미얀마 생활습관의 한 근간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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