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하르또 체제의 붕괴와 민주-인권운동단체
전제성(서강대 동아연구소)
- 성공회대부설 <아시아NGO정보센터>의 {동남아의 NGO: 인도네시아 편} 기고문 초고(2002년 2월)
- 전문은 첨부파일에 있음
목차
1. 머리말
2. 수하르또체제하 민주-인권운동단체들의 등장
3. 정권의 위기와 민주화세력의 총력투쟁
4. 이행기 정치개혁과 공정선거를 위한 투쟁
5. 민주-인권운동단체의 '영광'과 '오욕'
6. 맺음말
인도네시아의 민주화는 20세기말의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 중에 하나였다. 지구상에 세 번째로 큰 민주국가가 탄생하는 과정이었다. 통화위기에 따른 물가폭등은 민중폭동으로 이어지고, 폭동이 지방에서 수도 자까르따로 번지고 학생들의 반정부시위가 날로 거세졌다. 32년간 권력을 유지할 정도로 견고했던 수하르또(Suharto) 체제를 붕괴로 몰고가는데 민주-인권운동단체(pro-democracy and human rights NGOs)들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1970년대에 등장한 민주-인권운동단체들은 수하르또와 군부에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었지만, 인권옹호를 기치로 일종의 '참호전'을 벌였다. 1980년대 말부터는 '기동전'을 병행하는 새로운 운동단체들도 출현하여 본격적으로 민주화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수하르또 말기로 갈수록 대통령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활동이 강화되었다. 수하르또 체제가 무너진 뒤에 비정부단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장기독재의 방대하고 견고한 유산을 청산하고 민주적 시스템을 건설하고 공고화하기 위해 비정부단체가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 정치과정을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민주화는 수하르또 체제 정치엘리트들의 탁월한 통치술에 '매료되었던' 인도네시아 연구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갑작스러운 사태였다. 체체의 붕괴를 예견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러시아 연구자들이 맛보았던 쓴맛을 인도네시아 연구자들도 맛보아야 했다. 이렇게 "인도네시아 지역연구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중에 하나로 주요 인도네시아 연구자들이 국가중심적인 연구에 치중하여 비정부단체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van Klinken 2001). 필자는 민주-인권운동단체들의 반독재 투쟁을 소개하고 민주화 이행기에 그들이 마주한 새로운 과제들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다소 늦었지만 인도네시아 연구의 공백을 매우는 작업을 시작하고자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