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남아시아의 여성 인신매매

번호

222

 

작성자

정미경(jasmky@hotmail.com)

작성일

2004-08-30 09:31:38

추천

0

조회

2168

 

동남아시아의 여성 인신매매

정미경 (한아봉사회 국제부장)/Email: jasmky@hotmail.com



제1장 이끄는 말

동남아시아에 있어서 여성과 아동 인신매매 문제는 어제나 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미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로 해결의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수세기를 걸어왔다. 북경에서 열린 제4회 세계여성회의에서 비로소 동남아의 여성 인신매매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동남아의 여성 인신매매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을 내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복합적인 요인을 이루는 형태를 갖추고 있어, 동남아의 정치·경제적 불안정한 요소가 여성 및 아동 인신매매와 같은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행동을 낳게 되었다. 같은 동종이자 동족이 한 인간을 매매하는 행위는 도덕적으로도 인정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는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여성 인신매매는 대부분 매춘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AIDS/HIV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질병의 확산은 반사회적이며 세계를 위험으로 몰아가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성 인신매매의 근절이 시급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 지역과 사회는 급격히 확산되는 위험한 질병과 끊임없는 투쟁을 해야할 것이고, 그것은 결국에는 인류의 존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 연구는 여성 인신매매와 매춘과의 관계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분석하고, 해결의 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삼으려고 한다.

<용어 정의>
- 여성: 18세 이상의 성인으로 신체적으로 여성의 조건을 갖고 있는 자
- 아동(소녀): 18세 이하의 미성년으로 신체적으로 여성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자
- 인신 매매: 인간을 일정한 목적과 이익을 위하여 매매하는 행위
- 매춘: 남성들에게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익을 얻는 것. 즉 몸을 판매하는 행위를 일컬음
- AIDS/HIV: 후천성면역결핍증과 보균자로 보균기간이 2년에서 7년으로 장기적이며 이로 인하여 전염률이 높고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질병으로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단계이다.
- 성 산업(Sex Industry): 남성에게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및 신문, 잡지, 방송매체를 통한 성적인 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1. 인신매매의 역사적 배경과 국제적 상황

최근의 여성 인신매매는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춘을 중요한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여성뿐만 아니라 10대 소녀들도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는 여성 및 아동(특히 소녀)들의 인신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부분 매춘의 목적을 갖고 매매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신매매 행위를 비인간적, 폭력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있지만, 특별한 근절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동남아의 여성 인신매매는 정치적, 경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여기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한 가지 이 장에서 미리 언급되어져야 할 사실은 이슬람 국가에서의 여성인권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때문에 여성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인 연구가 불가능하였고 그에 관한 문헌의 한계로 이 연구에서는 이슬람권의 여성 인신매매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논의되는 동남아의 여성은 대부분 태국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지역을 중심으로 한다. 그 이유는 현재 이 지역의 여성 및 아동 인신매매와 매춘이 심각한 문제로 발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매춘으로 인한 AIDS/HIV의 감염률의 증가로 사회적인 문제까지 안고 있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지역이다.


1) 인신매매의 역사

인신매매의 역사는 고대 문명국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대 문명국가에서는 전쟁에서 패전한 나라의 군인과 젊은 남자 및 여자들이 승전국의 노예나 군인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18-19세기에 들어서면서 아프리카의 흑인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노예로 일하는 경우가 일어났는데, 이는 강제 유괴의 형태로 이루어진 매매였다. 여성 노예의 경우 가정 혹은 그 지역 사회에서 노동자 즉 하녀로 일하는 경우와 매춘가 또는 홍등가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누어진다. 여성 노예는 자신의 주인에게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대의 인신매매는 주로 여성과 소녀들에 치중되는 경향인데, 이는 매춘을 목적으로 하는 인신매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91년 말에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유괴하여 시장에서 매매하는 일이 국제사회에 알려 졌으며, 그 외에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 여성 혹은 소녀들을 공공장소에서 매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2) 고대와 현대의 인신매매 형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젊은 청년들이 징병, 징역을 당하고 여성들이 정신대로 끌려가 성적인 봉사를 강요당한 것은 고대 문명사회에서의 전쟁시 패전국의 노동력을 확보하고 착취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18세기의 인신매매는 주로 저개발 국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한 경제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와 함께 종종 춘 노동자의 확보를 위해서도 인신매매가 행해지기도 했다. 현재 아프리카의 수단에서 일어나는 인신매매는 여성과 아동을 강제 유괴하여 노예로 아랍 지역에 일인당 $300에 매매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제55차 UN인권위원회 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 보고문). 이 지역의 여성들이 강제로 아랍 지역에 노예로 판매되어 노동력과 성적인 봉사를 동시에 행하고 있으며, 임신한 경우에는 쫓겨나 고향으로 돌아오거나 도중에 사망하는 예가 많아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고대 사회에서의 인신매매는 단순한 노동력의 확보라는 개념에서 남녀가 모두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었다면, 현대에 인신매매는 매춘 노동력의 확보를 위해 여성과 소녀 등 여성적인 신체조건을 갖춘 자에게 국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후 여성 노동력이 외화벌이의 도구로 사용되었는데, 특히 일본, 필리핀, 한국의 미군기지 주변에 발전한 매춘가에서는 여성의 매춘을 통해서 미군들의 외화 사용을 부추겼다. 1960년대에는 아시아 신흥개발국가들이 매춘 관광을 묵인하는 등, 정부의 공식 및 비공식적인 허가에 의해 여성이 매춘을 통해서 국가발전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당시 신흥개발국가에서의 값싼 노동력으로 여성이 산업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춘관광을 통해 거두어들이는 관광수입도 적지 않았다.
세계경제 구조의 변화의 흐름 속에서 그러한 아시아 신흥개발국가의 경제발전 정책이 동남아 국가들에서도 받아들여져, 현재 동남아의 여러 나라들이 매춘과 여성 노동력을 이용한 경제발전 정책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묵인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경제발전 정책은 1980년대부터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AIDS/HIV라는 신종 전염병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것으로, 여성 노동력을 이용한 경제발전 정책은 이미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 AIDS/HIV의 확산은 국민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경제 노동력의 상실을 가져옴으로써 더 큰 경제적인 손실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즉 여성의 매춘이 이제는 더 이상 외화벌이의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여성의 인신매매는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임이 여실히 증명되는 것이다.


2. 동남아의 인신매매 상황에 대한 개관

전 세계에서는 매년 수 천명의 아동(소녀)과 여성이 인신매매 되고 있는데, 그 중에도 메콩강 주변국가들의 인신매매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중국,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이 그 나라들인데, 내륙을 통해 국내외적인 이동이 용이하기 때문에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 지역에서의 인신매매 특징으로는 우선 국경이 서로 접하여 있고, 육로의 이동이 원활하며, 인신매매의 조직적인 거래망이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특히 각국의 고위 공무원 및 군·경찰이 인신매매 조직과 깊이 연루되어 불법이민과 인신매매를 돕는 실정이기 때문에, 인신매매의 상황이 쉽게 공개되거나 그 숫자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지역에서의 인신매매와 불법이민은 상당 부분 매춘업과 관련되어 행해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에 의하면 동남아시아에서의 인신매매는 태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중국의 운남성, 라오스, 미얀마에서 들어오는 여성과 아동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인신매매 아동은 1996년에 2만명으로 대부분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에서 들어온 미성년자들이었다. 태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에 의하면 매년 30만명의 인신매매 희생자들이 태국을 거쳐 제3국으로 가고 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되는 공식 통계자료는 실질 통계와 오차가 심하다. 공식통계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공무원이 연루되어 있는 업종의 경우, 정확한 통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질통계는 공식통계의 2-5배까지 추정한다.
캄보디아 내에서는 대부분 베트남인들과 중국인 불법 이민자들이며, 여성의 경우 매춘업에 종사하는 자들의 비율이 가장 높다. 1996-1997년 캄보디아 인권위원회의 조사에 의하면 14,725명의 여성이 매춘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그 중 81%가 크메르인, 18%가 베트남인 그리고 1%가 다른 지역(중국계) 매춘 여성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이 통계치는 실질적인 통계와는 대단한 오차를 가지고 있다. 라오스의 사반나켓(Savannakhet) 지방의 경우, 15,000명의 젊은 여성들이 태국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미얀마의 경우 2-3만명의 여자들이 인신매매 되어 태국에 들어가 일하고 있고, 매년 1만명의 새로운 불법 고용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1994년 Asia Watch가 발표하였다. 중국의 운남성과 광서성의 약 2,500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태국으로 인신매매 되었음이 1995년 공식 발표되었다. 베트남에서는 1996년 5월 5,607명의 여성이 중국으로 팔려갔음이 공식 발표되었다.



제2장 동남아의 인신매매 구조

1. 인신매매와 매춘과의 관계

동남아에서의 인신매매 대상은 여성과 아동(소녀)들이 주를 이루는데, 대부분이 강제적으로 매춘에 부려먹기 위해서이다. 인신매매의 목적과 그 범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매춘 ② 접대 산업 종사 ③ 노동력이 착취되는 공장 ④ 불법입양 ⑤ 신체기관의 이식 ⑥ 강제 결혼 ⑦ 위장 결혼 ⑧ 가사 노동(하녀) ⑨ 강제 노동 ⑩ 약물(마약) 운반 ⑪ 구걸 ⑫ 기타 노동착취 등의 순서이다. 물론 이 중 매춘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이 분야 중에서 여성의 경우 대부분 저개발 국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매매되는데, 인신매매의 희생자들은 자국 내에서 가난한 여성들로서, 이들은 고소득 보장, 경제적 개선 그리고 부모와 가정을 돕겠다는 순수한 동기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 같이 인신매매의 희생자들은 거의 대부분 여성이나 아동(소녀)들인데, 이들이 대다수 매춘업에 종사하게 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동남아 국가들에서의 인신매매는 한편으로는 신흥 개발도상 국가들의 경제발전이라는 요인과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 국가들과 일본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가들과의 관계라는 또 다른 요인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많은 여성들을 동남아 각지에서 일본군의 위안부로 일하게 하는 과정에서 강제로 인신매매 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적 부흥을 겪은 일본은 "기생관광"의 형태로 동아시아와 동남아 각지에서 매춘관광을 하였다. 경제발전을 목표로 한 신흥 개발도상 국가들은 일본의 매춘관광을 유치하여 경제발전의 한 방편으로 삼고자 했다. 그리하여 정부의 비호 아래 매춘업이 성행하였고, 매춘에 종사할 여성 인력의 확보는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동아시아나 동남아시아는 문화적으로 여성의 성적인 행위에 대한 도덕적인 제재가 강하기 때문에 강제적인 매매가 아니고서는 매춘업에 종사할 여성인력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인신매매 조직들은 뇌물을 통해 고위 공무원 및 경찰 등의 비호를 얻어 인신매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조차도 인신매매 문제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남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 중국, 인도,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스리랑카, 라오스에서 여성 노동력이 유입되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여성은 태국을 경유해서 다른 나라들로 들어간다. 태국을 경유하여 연간 30만명이 제3국으로 가고 있는데, 그 중에 미얀마와 중국 남부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일부는 베트남과 라오스에서 들어오고 있다. 태국 내에는 5만여개의 홍등가와 다른 형태의 성적 봉사를 하는 업소들이 있다. 치앙마이(Chiang Mai) 지역에서 매춘업에 종사는 여성의 50%가 미얀마 여성이다. 매춘 행위에서는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언어가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에 미얀마 여성이 별 어려움 없이 종사할 수 있는 직업으로 되어 있다. 태국만 살펴보더라도 적어도 2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매춘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그들의 국적은 다양하며 불법 인신매매에 의하여 태국 내로 들어온 자들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정부기구들의 추정에 의하면, 태국에서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1백만명이 넘고, 그 중 약20만명은 아동(소녀)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성년자로서 매춘업에 종사하는 자는 대부분 중국의 운남성,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지에서 유입되었다. 1998년 태국의 마히돈(Mahidol) 대학 인구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연구대상 16,423명의 태국 내 외국인 매춘 여성 가운데 30%가 18세 이하의 소녀였다 (22 July 1998, Bangkok Post). OUCC(Operation Unit of the Coordinating Centre)에 의하면, 약 2천명의 아동(소녀)이 말레이시아에서 강제로 매춘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동남아 각지에서의 인신매매는 곧 매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여성과 소녀뿐 아니라 소년들의 인신매매도 증가하고 있다.


2. 인신매매의 형태

인신매매는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는데, 자발성, 담보성 그리고 강제성이다. 자발성은 스스로 매춘에 종사하기 위하여 매춘업주에게 찾아가는 것을 말한다. 담보성은 부모나, 친척 혹은 후견인 등이 매춘업자나 불법 직업소개소로부터 미리 돈을 받고 딸을 넘겨주는 형태이다. 강제성은 매춘업자나 불법 직업소개소에 의해 현혹 혹은 사기 당하여 강제적으로 매매되는 형태이다.
자발성이라고 해서 개인의 순전한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태국의 아동 매춘녀를 면담한 결과, 그들은 레스토랑에서 좋은 옷을 입고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에서 매춘을 선택했지만 매춘업에 들어간 후 자신이 자유롭지 못함을 발견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매춘업에 간접적으로 종사해본 경험이 있거나, 윗사람들의 유혹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담보성과 강제성에는 불법적인 조직이 개입되는데, 국내의 경우에는 대부분 사기성이 강하고, 국제적인 이동의 경우에는 뇌물을 받고 여행에 필요한 여권과 비자 발급을 대행해 주는 공무원, 경찰, 공항 세관공무원까지 조직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3. 인신매매의 원인
인신매매의 원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인 궁핍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공급과 수요의 다양한 측면들을 분석해 보면 거기에는 경제적 요인 외에도 정치적, 사회적인 요인들도 있음을 알 수 있다.


1) 공급 측면

① 빈곤과 자연재해: 빈곤한 국가에서 빈곤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자들은 주로 여성이다. 특히 저개발 국가들은 서방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더욱 빈곤하고 생활환경이 낙후되어 있어서 질병전염 및 자연재해가 더욱 심하며, 여성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다.

② 교육과 노동에 있어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 여성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적게 주어지고 있다. 이로써 여성의 사고가 단순화되고 사회에서 여성의 가치가 하락된다.

③ 경제적 불균형 현상: 경제적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는 빈곤층과 부유층의 간격을 더욱 확대하고 있으며, 빈곤층의 증가는 지역과 지역간, 국가와 국가간의 인신매매를 부추기고 있다.

④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시장 경제체제: 이로써 시장에 대한 법적인 통제가 느슨해지고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이 자유롭게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느슨한 정책과 통제는 불법 취업이나 불법적 노동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였고 인신매매 조직에게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⑤ 국제적인 노동력의 이동: 이로써 여성 노동자들이 쉽게 인신매매 당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되었다.

⑥ 내란과 군사독재: 이러한 상황은 국민들로 하여금 국외로 도피하도록 강요한다. 예를 들어 미얀마의 군사독재와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은 미얀마 여성들로 하여금 이웃나라로 흩어지게 하였고, 캄보디아의 내전 또한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태국으로 이주하여 매춘업에 종사하게 하였다.

⑦ 전통적인 가족관계의 해체: 가족 상호간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의식이 전반적으로 약화됨으로써 가족구성원인 여성과 아동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없어지고 있다.

⑧ 불법조직들에 의한 고리 대금과 가정경제의 파괴: 고리대금을 차용한 뒤 빚을 갚지 못할 때 결국에는 자녀를 대신 파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⑨ 범죄조직의 증가: 범죄조직은 인신매매와 마약거래 등을 자신들의 경제력 강화와 조직의 세력 확장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⑩ 법적인 대책의 미비: 범죄조직의 조직적인 불법활동에 대하여 저개발 국가는 법적인 대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악용하는 범죄조직에 의해 인신매매가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⑪ 노동 수출: 경제발전의 한 방법으로 싼 가격의 노동력을 수출하여 자국의 발전을 꾀하는 정책이 여성 노동자의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2) 수요 측면

① 기업들의 여성 노동력 선호: 기업들이 단순 노동을 위해 값싼 노동력인 여성을 고용한다. 한편 낮은 임금을 받는 여성들은 생계의 위기에 직면한다.

② 성 산업의 확산: 1960년대 성 혁명이 서구와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일어나면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여성이 성적 해방을 얻게되었으나, 자본가와 기업가는 이를 남용하여 성 산업을 발전·개방시켰다. 성 산업의 발전으로 성 산업의 종사자가 증가하면서, 남성 고객은 더 젊은 여성 혹은 아동(소녀)들과의 관계를 갖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또한 AIDS/HIV의 전염을 두려워하게 된 선진국의 남성들은 동양이 문화적으로 성적인 개방이 덜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여 동양의 젊은 여성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으로 선진국 남자들의 동남아 매춘관광이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③ 경제발전을 위한 성 산업 이용: 1970년대 개발도상국에서는 성 산업을 국가의 경제 발전 정책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정부가 외국인들의 매춘관광을 오히려 조장하였다.

④ 남녀간 사회적 불평등: 여성에 대한 남성의 가부장적 태도에 기인한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 역시 여성이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는 요인이 된다.


4. 인신매매와 매춘의 결과

인신매매와 매춘과의 관계는 동남아의 주요 사회문제중의 하나이다. 매춘을 위한 인신매매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매춘의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중요하다. 여성이 매춘업에 종사하게 되는 것은 사회적인 불평등 구조, 경제적인 빈곤 등이 주원인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950년대 미군 군사기지 주변에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등장한 홍등가는 일본, 필리핀, 한국 등에서 성행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동아시아의 경제발전은 여성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성장의 기반을 다졌지만, 그러한 경제발전 정책은 사회문제를 낳기도 했다. 1980년대 경제적인 성장을 이룬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매춘은 단순노동보다는 쉽게 돈을 버는 방법으로 선호되기도 하였으나, 매춘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사회적인 지위를 거부하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확산되지는 않았다. 게다가 매춘의 결과가 가져온 전염성 질병의 하나로 1980년대 초 AIDS가 발견되면서 매춘에 대한 강한 경계심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춘업의 위기는 강제적인 인신매매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유지하려는 세력에 의하여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동아시아의 매춘 형태와는 달리 동남아에서는 매춘관광이 정책적으로 경제발전에 이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경제적인 상황이 불안정한 까닭에 매춘이 대중 속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1980년대 이후에 나타났다. 이러한 발전은 동남아의 AIDS/HIV의 대중 확산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5. AIDS/HIV의 확산

현재 동남아의 AIDS/HIV의 확산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적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매춘 여성들과의 접촉으로 인한 AIDS/HIV의 전염은 동남아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할 만한 뚜렷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다. 동남아 주민들은 교육수준이 대개 낮은 편이고 빈곤층이 두꺼운 편이다. 그들은 대부분 하루살이처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 에이즈에 걸려도 HIV 보균 기간이 길다는 점을 고려하여 발병할 때까지만 살겠다는 심리를 갖고 있기도 하다. AIDS/HIV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경비를 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매춘 여성은 테스트를 받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고용주도 자신의 업소에서 일하는 매춘 여성의 AIDS/HIV 감염을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매춘 여성들은 AIDS/HIV 감염 여부 검사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현실이다.
동남아에서 1998년 한 해 동안에 새로 HIV에 감염된 성인과 어린이가 120만명이고, 현재 HIV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인과 어린이가 670만명이나 된다 (UNAIDS, Annual Report, 1998). 1999년 전 세계적으로는 540만명이 새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8년 15세에서 49세 사이의 사람들 가운데 HIV 감염자는 캄보디아에 18만명, 태국 74만명, 미얀마 44만7천명, 인도 490만명이었다. 태국의 경우 1992년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50% 이상이 이미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1998년에는 그 비율이 30%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감소는 태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 실행과 투자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캄보디아의 경우, 매춘 여성의 50%이상이 HIV 감염자이며, 그것이 대중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AIDS/HIV의 확산은 매춘 산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경제적인 이익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비용을 써야만 막을 수 있다. 특히 대중으로 확산될 경우, 아동이 태어나서 14세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AIDS/HIV에 감염된 아동에 대한 치료와 부양은 순전한 소비로 남아 있다.
AIDS/HIV에 대한 사회의 부담 비용이 많으면 많을 수록 경제발전이 저해된다. 현재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서의 AIDS/HIV 확산은 빈곤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되어 있다. AIDS/HIV의 예방과 치료에 투자되는 비용도 국가재정에 갈수록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국민경제에 대한 더욱 심각한 손실은 AIDS/HIV의 확산으로 노동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춘업이 증가되면 될수록 AIDS/HIV의 확산도 증가된다. 이것은 악순환을 창출하여 한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제3장 근절되어야 할 인신매매

세계화는 노동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특히 값싼 노동력을 구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동력 사냥이 심각히 대두된 20세기말 인신매매와 매춘에 있어서도 일어났고 그것은 21세기에서도 장차 일어날 것이다. 또한 매춘과 함께 AIDS/HIV의 확산도 "세계화"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인신매매를 방지하는 가능한 정책적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인신매매와 매춘의 "세계화"를 막고자 한다.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신매매는 국제사회에서 이미 심각하고 급박한 문제로 주목되고 있다. 인신매매를 방지하고 예방해야 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야 할 개인의 권리가 박탈당하며 인간성이 동물의 매매 수준으로까지 떨어지는 상황을 미리 막고, 여성과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고, 한 나라가 장차 짊어지게 될 더 무거운 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문적인 조사와 분석이 행해지고 정치, 경제,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조직적인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우선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정부는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전선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사법기관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계획과 방안을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조사와 사법적인 절차에 대한 홍보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제적인 인신매매 조직의 활동을 근절하기 위해서 국가간 사법기관의 공조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인신매매에 개입된 공무원과 경찰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적절한 처벌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사법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연구기관이나 학술단체에서는 인신매매에 대한 자료수집과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하여야 하고, 인신매매 희생자가 구조된 후에 필요한 생계 보장과 심리적인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및 경제적으로는 빈곤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교육과 고용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도록 해야 하며, 생계 유지와 빈곤으로 인한 가정경제의 파괴와 위기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적인 제안은 정부만의 주도로 이루어 질 수 없다. 그것은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사회의 모든 성원들이 공감하고 인식하는 가운데서 이루어져야 한다.
여성과 아동은 박해의 대상이나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되어져서는 안 된다. 이들은 한 나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귀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이 사회의 모든 성원에게 있어야 한다. 또한 인간성과 도덕성의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여성과 아동의 사회적인 지위가 회복되어야 한다. 여성과 아동이 한 나라의 중요한 자원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면, 국가의 발전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매춘에 대한 방조가 계속되고 매춘 여성의 AIDS/HIV와 그 외의 여러 가지 성적인 질병의 확산을 방치한다면, 국민건강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은 물론, 장차 국가의 장래를 이끌고 갈 아동들이 AIDS/HIV에 감염되면, 국가와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경제발전을 위해 투자되어지는 비용의 배가 될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를 일부 집단과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 남용하는 것은 인권을 해치는 것이다. 여성과 아동이 신체적인 나약함을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을 만한 자격을 상실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도리어 보호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매춘을 위한 인신매매나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신매매는 근절되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구성원과 남성들의 도덕적, 이성적인 각성이 필요하다. 여성과 아동의 인권은 동종의 인간인 남성이 보호하고 해결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국제사회의 여성과 아동의 보호는 단순히 여성과 아동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인류의 장래에 대한 궁극적인 보호인 것이다.


<참고문헌>
- Caye, Jasmine. Preliminary Survey on Regional Child Trafficking for Prostitution in Thailand. Commissioned by UNICEF-EAPRO. August- November 1995.
- Tezza O. Paret, Aurora, Hofmann, Calalang, Arpa. Trafficking in Women and Prostitution in Asia Pacific. 1997.
- UNIFEM East and South East Asia. Trafficking in Women and Children Mekong Sub-Region. September 1998.
- UNESCO, 1998. AIDS/HIV 홍보지.
- Alternative ASEAN Network on Burma. Report Card: The Situation of Women in Burma. April 1999.
- www.unifem-eseasia.org/Gendiss/Gendiss2.htm

 

 

no

이름

제                   목

작성일

조회

추천수

2

최재현

미얀마 버마족의 예절

2004-08-30

2216

0

1

정미경

동남아시아의 여성 인신매매

2004-08-30

216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