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배타성

번호

22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9-07 12:05:34

추천

0

조회

10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엘리트들은 최근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사고를 진작시키고 있다. 이 그룹은 이슬람 신학을 공부한 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무프티(mufti) 즉 이슬람법의 논쟁점에 대해 파트와(fatwa) 즉 법적인 견해를 제시할 자격이 부여되어 있는 이슬람 권위자, 울라마(ulama) 즉 이슬람 학자, 저명한 설교자들, 이슬람 교사들 그리고 종교 담당 공무원들이 포함되어 있다.
말레이시아의 학자들과 인권 운동가들은 이들 엘리트를 청교도적인 이슬람을 추구하는 와하비-살라피주의(Wahhabi-Salafism)와 연계시킨다.
와하비주의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이븐 아브드 알-와하비(Muhammad ibn Abd al-Wahhabi, 1703~1787)가 창건한 이슬람 개혁주의 운동으로, 이슬람의 이상적인 과거로의 회귀를 강조했다.
살라피주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 자말 알-딘 알-아프가니(Jamal al-Din al-Afghani, 1838~1897)와 무함마드 아브두(Muhammad Abduh, 1849~1905)가 이끈 이슬람 개혁주의 운동으로, 와하비주의와 비슷하게 순수한 형태의 이슬람 교리를 강조하고 꾸란(Quran)와 전통(Sunnah)에 대한 충성, 이슬람 공동체의 유지 등을 중시하면서 무슬림들의 도덕적ㆍ문화적ㆍ정치적 상황의 개혁을 요구했다.
말레이시아의 여성 인권운동가인 마리나 마하티르(Marina Mahathir)는 말레이인들이 의복을 착용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방식에서 더 이상 ‘말레이 정체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말레이시아의 이슬람이 아랍화되어 간다고 지적한다.
사회학자인 시예드 파리드 알라타스(Syed Farid Alatas) 교수도 주장하기를 중동에서 온 극단적인 사상이 말레이시아에서 울라마들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쳐 왔다고 한다.
조호르(Johor)주 술탄 이브라힘 이스칸다르(Ibrahim Iskandar)는 최근 말레이시아의 말레이인들이 아랍인들을 모방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만약 당신들 중 누군가가 아랍인이 되고 아랍 문화를 실행하길 원하며 우리 말레이 관습과 전통을 따르지 않고 싶다면, 그건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런 당신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사는 걸 환영한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압둘라 바다위(Abdullah Badawi, 재임 2003~2009), 나집 라작(Najib Razak, 재임 2009~2018) 등 말레이시아의 총리들은 자국의 이슬람 이미지가 온건한 성격의 것이라고 제시해 왔다.
하지만 이슬람 엘리트들이 가담한 최근 논쟁들, 예컨대 서적 금지, 종교소수자(특히 시아파 무슬림)에 대한 박해, 비무슬림들의 ‘알라’ 용어 사용 금지 등은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이 온건하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2016년 나집 행정부는 이슬람적인 야당 빠스(PAS)와 긴밀히 공조했는데, 다른 야당들과 여러 단체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법의 실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중동 이슬람의 영향>

중동의 이슬람이 어떤 정도로 말레이시아에서의 이슬람 담론에 침투한 것인 것?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엘리트들의 배타주의적 자세를 일차적으로 중동의 이슬람에 연계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와하비-살라피주의는 말레이시아의 일부분 이슬람 엘리트들, 특히 중동의 대학들에서 꾸준히 교육 받은 무슬림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들은 말레이 무슬림 사회에서 흔히 행해지는 성인 숭배, 성인 무덤 참배, 선지자 무함마드 탄생일 경축 등의 행동들에 대해 눈살을 찌푸린다. 와하비-살라피주의 이데올로기들은 사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오일 달러를 투입해 더욱 크게 진흥시키고 있다.

<지역적 및 국가적 요인들>

중동의 영향도 중요하지만, 지역적 및 국가적 요인들도 결코 간과되어선 안 된다. 여기서 중시할 부분은 종교적 엘리트들의 정치적 및 종교적 행위의 형성에 있어서 말레이시아의 지배적인 말레이인 정당인 암노(UMNO)와 말레이 술탄들의 역할이다.
말레이시아의 말레이인 사회에서는 의례와 신비주의 즉 수피즘(Sufism)이 여전히 강력하게 중시되고 있으며, 이 경우 평등 같은 보편적인 가치들은 별로 고려되지 않는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이슬람의 보수적 성향의 원인을 오직 중동에만 돌리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와 관련해 이 나라에서 울라마들의 역사적ㆍ제도적ㆍ정치적 역할과 그 상황을 보다 중시해야 할 것이다.
진실은 말레이시아의 배타주의가 그것이 가능한 곳이면 어떤 곳으로부터도 지지를 얻는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전반적으로 신앙에 기반을 둔 배타주의적인 자세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특정 사고들에 대해 극도로 방어적인 사람들, 다양성에 대해 권위주의적인 견해를 표방하는 사람들, 대안적인 목소리를 “자유적” 혹은 “비정상적”이라고 비난하는 자들.
이러한 배타주의적 자세들은 와하비주의건, 살라피주의건, 수피즘이건 혹은 전통주의건 간에 다양한 신학적 방향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이슬람 온건주의를 중시하는 말레이 술탄들의 후원은 말레이시아의 일부 무프티들의 정치적 행위의 특징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심지어 몇몇 학자들은 와하비-살라피적인 사고방식이 말레이시아 사회에서 과거에 생각한 것보다는 영향력이 약하다고 주장해 왔다.
사실 말레이시아의 무프티들은 대부분 페락(Perak)주와 느그리슴빌란(Negeri Sembilan)주의 무프티들과 마찬가지로 수피들이며 사고 성향이 보수적이다. 예컨대 슬랑오르(Selangor)의 종교위원회는 와하비-살라피주의자들이 못마땅해 하는 수피즘적인 관행을 지지한다. 헌법적으로 볼 때 말레이시아 각 주에서 이슬람의 관리자이자 보호자인 말레이 술탄들은 수피즘 성향의 종교적 엘리트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왔다.
이슬람 기관들이 보내는 신호가 일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14년 파항(Pahang)의 종교위원회는 파항주에서 와하비-살라피주의에 대해 설교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 이유는 와하비-살라피주의 이데올로기가 말레이시아의 무슬림들 간에 불화를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파항의 종교위원회가 종교적 배타주의와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후 파항의 무프티 압둘 라흐만 오스만(Abdul Rahman Osman)은 야당인 민주행동당(Democratic Action Party)이 이슬람법의 도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 정당을 “카피르 하르비(kafir harbi)” 즉 “쳐죽여도 되는 불신자”라고 선포했다. 그는 또 이 정당에 협조하는 것은 이슬람법에 따라 죄가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타적 견해들은 와하비주의나 살라피주의 사상과 관계된 것이 아니다.

결론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이 향후 나아가야 할 길은 어떤 특정의 종교적 신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담론에서 어떠한 형태라도 배타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타주의는 와하비-살라피주의자이건, 시아파건, 수피즘이건, 순니파건 혹은 자칭 자유주의자건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종교적 견해 및 가치들에 대한 논쟁을 위한 공통의 공간이다.

 

 

no

이름

제                   목

작성일

조회

추천수

142

관리자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배타성

2020-09-07

11

0

141

관리자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

2020-09-07

9

0

140

관리자

2010년대 동남아시아에서의 다섯 가지 주요 전략적 동향 분석 및 2020년대를 위한 전망

2020-09-07

12

0

139

관리자

태국 북부 카렌족 청년들의 숲과 더불어 살기

2020-07-01

30

0

138

관리자

부루(Buru) 섬에서 일어난 인도네시아의 어두운 현대사

2020-01-31

1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