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공적개발원조(ODA)의 주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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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8 13: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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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개발원조(ODA)의 주요 과제

개발협력에 대한 관점은 1970년대까지 경제성장 중심이었다가 1980년대부터 빈곤감소 중심으로 그 경향이 변했다. 개발협력에 대한 시각의 변화는 개발원조 관련 다양한 국제회의가 대개 개발도상국의 빈곤문제 해결에 관한 논의로 그 귀결을 보아 왔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서는 그동안 UN 기구들과 OECD 산하 기구들에서 개발협력 내지는 원조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비중 있게 다루어져 온 주요 과제들을 정리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정부, 민간기업, NGO 등을 막론한 공여기관들이 개발원조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다.

제1절 인간의 기본적 욕구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을 인간의 기본적 욕구(basic human needs)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인간 중심의 개발이론이 등장했다. UN, 세계은행, OECD 산하의 개발원조위원회(DAC), 미국국제개발청(USAID) 등이 의식주를 비롯한 다양한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노력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살아가는 세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필요하다고 동의할 수 있는 식량, 거주지, 의복, 의료 등과 더불어 각 사회마다 기후와 문화에 따른 서로 다른 욕구가 있을 것이다. 또한 물질적인 욕구와 더불어 교육, 문화활동 참여 등과 같은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욕구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체적인 기본적 욕구 목록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목록을 만드는 것보다는 현지의 사정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빈곤 문제에 대해 기존의 접근 방식은 소득 증대를 중시하는 것이었다. 그에 비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의 접근 방식은 사회적 약자와 개발도상국 시장의 특수 상황을 고려하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곧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모든 사람에게 충족시킬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기본적 욕구 충족도 곧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기본적 욕구 접근 방식은 그 자체로는 개발에 대한 포괄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제2절 역량개발

1. 역량개발 논의의 배경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개발이란 대체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개발과정을 모방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1990년대 초부터 이러한 개발모델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UNDP(유엔개발계획), DAC(개발원조위원회), CIDA(캐나다국제개발기관) 등 주요 원조기관들의 보고서는 공여국이 수많은 전문가를 파견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교과서와 컴퓨터를 제공해주었으나 현지 사회와 기관들의 역량은 강화되지 않았으며, 개인의 기술 향상 또한 국가개발의 원동력으로 발전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원조기관들은 수십 년 동안 막대한 규모의 공적개발원조를 했는데도 빈곤이 계속되어온 것에 대한 원인과 새로운 접근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국제사회는 종래의 개발원조가 수혜자의 수요보다는 원조제공자의 공급에 맞추어져, 현지 사회의 지식 습득보다는 공여국의 전문가를 통한 일방적인 지식의 이전에 초점을 둠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의 성과를 이루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아울러 개발지식이라는 것은 어느 누가 패키지로 만들어 배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여자는 수원국이 스스로 개발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을 계획하고 주도하도록 도움과 격려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러한 개발협력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에서 역량개발은 개발의 핵심의제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개발도상국의 역량개발은 천년개발목표MDGs 등 국제사회의 개발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2005년 「원조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파리 선언」은 체계적인 역량개발이 없는 빈곤퇴치 노력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국제적 합의를 표명했다.

2. 역량개발의 개념

UNDP의 정의에 따르면 역량개발(capacity development)이란 “장기간에 걸쳐 개인, 기관 및 사회가 자신들의 개발 목적을 설정하고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ㆍ강화하고 또한 유지해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역량이라는 용어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특정한 지식이나 전문적인 기술을 이전하는 과정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실제로 과거 개발협력에서 역량강화 혹은 역량개발은 대체적으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기술이나 조직 모델들을 이전 혹은 전수하는 것으로 이해되었고, 역량개발 변화가 일어나는 사회 및 정치적인 상황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국제 원조기관 및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역량개발이 개인이나 특정 기관의 능력 향상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 환경의 변화를 의미하고 또 요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개인ㆍ기관ㆍ사회 제도와 시스템 전반의 역량이 상호 보완성을 가지고 함께 강화되어야만 진정한 역량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DAC는 이를 ‘역량개발을 촉진하는 환경’이라고 설명한다.
역량개발이란 현지 중심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내생적인 과정이다. 왜냐하면 공여자가 현지의 사회정치적 시스템과 제도가 미약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간과하고 모든 사업을 직접 지휘하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역량개발이 현지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량개발은 주인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현지 역량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3. 역량개발의 방법과 원칙

역량개발 모델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UNDP의 역량개발 프로그램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역량개발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
② 이미 가진 역량 자산과 역량 필요 측정 및 평가
③ 역량개발 대안 마련
④ 역량개발 대안 실행
⑤ 역량개발현황 평가

이 모델에 따르면, 공여자는 현지에 이미 존재하는 역량의 실태와 그것이 주는 기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안을 마련하여 사업을 추진한 다음, 사업평가 결과를 다른 사업계획에 반영하여 역량개발을 추진한다. 즉 철저한 현지 분석을 기반으로 한 개입을 실행하며 평가와 계획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역량개발에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첫째,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둘째, 외부에서 들여온 기술과 지식으로 새로운 역량을 만들기보다는 먼저 수원국 현지에 이미 존재하는 역량을 발굴하고 그것을 확대 및 강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집행해야 한다. 셋째, 역량개발이 사회ㆍ정치ㆍ문화ㆍ경제 전반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여국과 공여기관들은 현지의 문화ㆍ정치적 갈등을 면밀히 이해ㆍ분석하고 현지 관계자들과의 진솔한 대화와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넷째,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개발협력의 과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3절 지속가능한 개발

1. 지속가능한 개발 논의의 등장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세계의 환경문제에 대한 논의에서였다. 이 개념에 대해 가장 보편적이고 영향력 있는 정의를 내린 것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에서 발간된 「우리 공동의 미래」라는 제목의 소위 브룬트란트 보고서(Brundtland Report)인데, 여기서 그 개념은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로 정의되었다.
그 후 1992년 브라질에서 일명 ‘리우회담’으로 불리는 UN환경개발회의가 열려, 178개국 대표단이 참석하여 인류의 모든 활동은 대자연의 수용능력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본 방침에 합의했으며, 아울러 지속가능한 개발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강령으로 사회ㆍ경제ㆍ환경 3가지 핵심 분야별 실천계획을 담은 「의제 21」을 채택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각국에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그에 따라 DAC 등 국제개발기관들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전략 및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현재와 미래에 인간사회의 번영과 생태계 전반의 보존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의 고민에서 비롯되어 지난 30여년 간 국제사회의 핵심의제로 논의되어 왔다. 그 결과 종래의 경제중심적 개발가치관 및 전략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혁을 불러일으켰으며, 환경문제에 대한 범지구적 관심과 각국의 자체적인 노력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세계 133개국에는 국가지속가능개발위원회가 설치되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의 이해

지속가능한 개발은 경제적 발전, 사회적 통합, 환경보전의 3과제를 함께 이루어가고, 이 3가지 차원의 목표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미래지향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근래에는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 간의 지속성이 많이 논의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신자유주의 국제경제와 세계화 속에서 배제되고 있는 개도국 그리고 그러한 나라들의 사회그룹에 대한 문제, 국가발전 과정에서의 양극화 문제, 다국적 기업에 의한 개도국 내의 인권유린 문제 등 포괄적인 경제ㆍ사회적 형평성 및 정의 문제가 함께 논의되고 있다.
1987년의 브룬트란트 보고서의 정의는 가장 보편적이고 공식화된 정의일 뿐, 각 국가의 가치와 필요, 특수한 상황과 과제에 따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여러 종류의 이해와 정의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태국은 불교국가의 특성을 살려 지속가능한 개발을 ‘경제ㆍ사회ㆍ환경ㆍ정치ㆍ지식 및 기술, 정신적ㆍ영적 밸런스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발’이라고 정의하며, 볼리비아의 경우 거버넌스와 참여 등 정치적 이슈와 토착민들의 문화적ㆍ영적 정체성 이슈를 특히 강조한다. 캐나다 정부는 기존의 국제개발 젠더 분야에서의 강점을 살려, 지속가능한 개발의 4가지 축으로 경제발전ㆍ사회발전ㆍ환경관리ㆍ거버넌스를 지정하고 성평등을 각 분야의 크로스커팅 주제로 설정했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개발은 매우 포괄적이고 탄력적이며 진화되는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3. 지속가능한 개발의 전략

지속가능한 개발은 여러 분야에 걸쳐 상당한 제도적ㆍ구조적 변화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여러 분야에 걸친 정책의 통합 및 일관성을 일구어내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정책의 통합과 일관성을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것은 선정(善政) 즉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필요로 한다. DAC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시각, 장기적 관점 그리고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기술적인 접근이 아닌 정치적인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전략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란 참여적이고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분석ㆍ토론ㆍ역량강화ㆍ계획 및 투자의 과정을 지칭하며, 이는 사회의 단기적 및 장기적인 경제ㆍ사회ㆍ환경 목표를 상호보완적 접근을 통해 통합하거나,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이슈 간 교환을 통해 관리되어야 한다. 특히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원조수혜자가 프로그램을 주도해야 하고, 정부ㆍ시민사회ㆍ민간기업 등 전 부분에 걸친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제4절 인간개발

1. 인간개발 패러다임의 발전

UNDP에 따르면 인간개발(human development)이란 국가적 부의 증가 및 감소를 넘어서서 개인이 각자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각각의 필요에 따라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관한 개발 패러다임이다. 인간개발은 국민을 한 국가의 진정한 부의 원천이라고 보고, 이들 국민이 원하는 대로의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확대시키는 과정이다.
인간개발을 개인의 선택의 확대 측면에서 접근한 아마티아 센(Amartya Sen)은 인간개발의 기본 개념과 측정도구를 지속가능한 개발, 남녀평등, 빈곤감소, 인권과 민주주의 등으로 확대시켰다. 이 개념들은 인간개발지수, 남녀평등지수, 여성권한척도, 인간빈곤지수 등으로 발전하여 오늘날 UNDP의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주요 분석 및 측정 틀로 사용되고 있다.
인간개발 개념은 최근 단순히 교육 및 보건의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서 개인의 자유ㆍ복지ㆍ안녕ㆍ역량개발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발전했다. 그리하여 인간개발의 목적은 전반적인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질병ㆍ문맹ㆍ인권탄압 등 인간의 정치적 및 사회적 자유의 제한과 결여 같은 장애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개발 개념은 시대 흐름 및 사회상황에 따라 그 우선순위와 세부내용이 바뀌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다.

2. 인간개발지수

UNDP가 매년 발간하는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에 사용되는 인간개발지수(HDI)는 인간개발의 기반이 되는 3가지 요소, 즉 생존ㆍ지식ㆍ생활수준의 합성지표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수명은 평균수명, 영유아 사망률, 보건에 대한 접근 등으로 측정되며, 지식은 기초교육률, 평균교육 취득년수 등으로, 생활수준은 현지 생계비에 따라 조정된 1인당 GNP를 기초로 한 구매력으로 측정된다. 이에 따라 산출된 수치에 의해 인간개발지수 순위가 결정된다.

제5절 거버넌스와 참여적 개발

1.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선정

1989년 세계은행은 점점 심화되는 사하라 이남 국가들의 빈곤문제의 근원 중 하나가 거버넌스의 실패 혹은 실정(失政)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조의 가시적인 효과와 민주화 및 인권보호를 위해서는 공여국들이 개발도상국의 정치제도, 정책 및 이행 구조의 개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추후 각종 개발기관, 정부 및 학계에서 선정을 빈곤감소전략으로 내세우는 연구 및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으며, 거버넌스의 구조와 질은 인권보장뿐만 아니라 사회통합ㆍ경제성장ㆍ환경보존 등 제반 분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해가 보편화되었다. 그리하여 1998년 코피 아난 전 UN사무총장은 “선정이 빈곤퇴치와 개발 도모에 아마도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라고 주장했으며, 2005년 발표된 아프리카위원회의 보고서는 선정을 개발의 기본 조건 및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1) 선정의 개념과 이해

거버넌스(governance)는 일반적으로 국가의 공공행정 체계와 시장의 기능 및 제도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제도와 운영체계, 정부가 권한을 행사하는 방법, 공적 재원을 관리하는 방법 그리고 공적인 규제를 행사하는 방법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굿 거버넌스’ 즉 선정은 이러한 것들이 투명하고 책임 있게 운영되어 국민이 개발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시장기제가 원활히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선정에 대한 접근은 크게 경제적 선정과 정치적 선정으로 나눌 수 있다. 경제적 선정은 기본적으로 부패퇴치, 시장자율화, 경제ㆍ사회적 자원 관리에서의 책임성, 재산권 보장 등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법적 제도 확립 등을 포함하며, 장기적인 투자촉진과 민간부문이 주도하는 시장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정치적 선정은 민주화 및 인권보호와 거의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다.

2) 선정의 어려움

세계은행은 전 세계 거버넌스 지표 프로젝트를 설립하여 각국의 거버넌스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1996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현재 212개국 및 영토에 대해 발언권 및 책임성(voice and accountability), 정치적 안전성(political stability), 정부 효율성(government effectiveness), 규제의 질(regulatory quality) , 법치주의(rule of law), 부패에 대한 통제(control of corruption) 등 6개의 차원에서 측정하고 있다.
선정이 개발에 기여한다는 국제적 합의는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선정에 대한 지원이 제공된 지 10여년이 지났는데도 공여자들은 여전히 개도국의 정치ㆍ사법 기관 및 제도 강화와 책임적 거버넌스 확립에 많은 난국을 겪고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정치적 권력이 공식적이고 객관화된 제도보다는 인물 및 네트워크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비공식적인 정치권력은 아프리카 문화 및 사회에서 고유의 논리를 가지고 시골 마을부터 수도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므로 아프리카 현지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거버넌스 프로그램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공여국은 미리 설계된 패키지 형태의 협력보다는 수원국의 상황에 근거한 수요 중심의 접근 방법으로 거버넌스를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수원국 현지의 정치세력이 개혁과 선정을 원하지 않는 경우, 공여자가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2005년 DAC 고위급 회담에서 발표된 ‘원조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파리 선언’은 수원국 중심의 원조를 강조한다. 그러나 수원국 지도자들이 선정 원칙에 입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정 확립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고 정권유지를 위해 시민사회 탄압을 계속 펼친다면 공여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직도 정답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선정이라는 것이 절대로 단시일에 이루어질 수 없는 만큼, 공여국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거버넌스 평가를 위해서는 지원이 확충되어야 한다. 아울러 각 수원국과 현지 거버넌스 실정에 맞는 개발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선정이 확립된 국가에서는 더 많은 직접예산지원을 제공하고, 거버넌스가 취약한 국가에는 기초 거버넌스 확립 및 강화를 위한 지원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

3) 선정 이론에 대한 논쟁

국제개발협력에서 개도국의 발전을 위한 국가의 올바른 역할과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 및 ‘굿 거버넌스’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비판으로 심각한 자원 및 재원 부족과 분쟁과 갈등에 시달리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선정의 요구조건들이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 있다. 또 서구적 시각에서 나온 선정 모델이 모든 개발도상국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과거 한국과 대만, 근래에는 중국과 베트남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비자유민주주의적 체제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민주주의국가보다도 발전국가가 더욱 직접적인 개발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선정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단번에 구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선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협력과 정책조언을 제공함과 동시에 각 개발도상국의 사정과 실정에 맞게 선정을 이해하고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겸비해야 할 것이다.

2. 참여적 개발

1) 참여적 개발의 개념

참여적 개발(participatory development)은 수원국 주민들이 자신들의 개발과정에 자발적이고 광범위한 참여를 함으로써 전반적인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종의 개발 분권화 전략으로서, 주민 및 지역사회가 자신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 프로젝트의 설계ㆍ집행ㆍ평가 등의 제반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빈곤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그들의 권한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인간중심적인 접근방법에 입각한 개발협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참여적 개발은 전통적 개발 패러다임과 방법론이 유럽 중심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개발의 주체여야 하는 현지인들의 권한을 약화시킨다고 보는 비판적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 참여적 개발과 선정

개발이 국민이 원하는 대로의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확대시키는 과정이라면, 단순한 투표권 행사를 넘어서서 개발의 전 과정에 국민이 참여하고 본인의 필요와 욕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참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법치주의 설립과 국민의 자유보장 및 권리보호가 필요한데, 선정은 바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므로 선정은 참여적 개발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민사회는 빈곤감소, 환경보호, 인권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참여적 개발에 중요한 행위자로 대두되고 있다. 시민들에게 이와 같은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지 못하거나, 국가와의 상호 의사교류가 봉쇄되어 있는 국가의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고 국정 효율성은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효율적 국가기능과 역동적 시민사회는 상호 보완적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참여적 개발은 현지인들이 자신들의 국가에 대해 정책 및 시스템에 대한 제안과 요구를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거버넌스 향상에 기여하기도 한다. 이렇게 선정과 참여적 개발은 순환적 관계에 있으며, 근래에는 두 개념을 접목시킨 ‘참여적 거버넌스’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3) 참여적 개발과 선정에서의 유의점

진정한 참여적 개발은 공여자 자신의 권력을 내려놓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의사결정권을 부여하며 현지사회가 개발 개입의 본질과 방향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또한 참여시켜야 하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고찰과 현지 사회에 내재해 있는 다양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면 주민의 대표라고 지칭하는 일부 엘리트들에게 자금과 권한을 양도하고 빈곤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더욱더 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및 아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중요하다. 아울러 NGO를 통한 지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하라 이남 지역 등 빈곤과 갈등 및 인권유린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정치에 대한 체념과 상실감으로 인해 시민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경우 원조기관의 정책적 지원 선호와 실제로 존재하는 시민사회 간의 갭이 존재하여, ‘서류가방 NGO’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서류가방 NGO란 도시에 본부를 두고 각종 원조기관에서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실제로 농촌에 거주하는 현지인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지 않으며, 그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참여 사업을 하는 NGO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끝으로 수원국 시민사회와 정부에 대한 균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거버넌스가 취약한 국가에서 현지 시민사회 참여라는 명목으로 시민사회 강화에만 지나치게 주력한다면, 현지 정부의 역할을 간과해버리고 거버넌스 역량개발을 오히려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수원국 정부와 국가의 기능을 강화하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제6절 크로스커팅 이슈

1. 크로스커팅 이슈의 개념

크로스커팅 이슈(cross-cutting issues)란 현재 국제사회에서 국제개발을 언급할 때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과제를 의미하며, ‘분야 횡단적 과제’ 또는 ‘크로스커팅 과제’라고도 불린다. 크로스커팅 이슈는 시대적 변화와 함께 다양화되는 경향이 있다. 2002년 코토누 협정에서는 크로스커팅 이슈가 젠더, 환경과 천연자원, 제도적 개발과 역량강화로 분류되었으나, 2005년 EU ‘개발을 위한 유럽 컨센서스’'에서는 인권, 남녀평등, 민주주의, 선정, 아동의 권리와 선주민, 분쟁예방, 환경 지속성, HIV/AIDS까지 확대되었다.

2. 크로스커팅 이슈의 사례

1) 남녀평등과 HIV/AIDS

개발도상국 여성의 적극적인 개발참여를 중시하는 것과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전반에서의 남녀평등 달성을 도모하는 ‘젠더와 개발’ 등의 젠더 관련 접근방법은 다양한 개발의제에 횡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UNAIDS에 의하면 HIV 감염이 가장 심각한 사하라 이남에서는 여성이 HIV에 감염되기가 남성보다 1.3배 쉽고, 특히 15-24세의 젊은 층은 여성이 3배나 감염되기 쉽다고 한다. 이와 같은 현황의 배경에는 여성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및 지식ㆍ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제한, 여성이 스스로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입 부족, 커뮤니티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남성에게 콘돔 사용을 권유하기 힘든 사회적 배경 등의 불평등 요인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HIV/AIDS라는 보건의료 분야의 지원을 실시할 때 젠더의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기후변화

UNDP은 기후변화를 크로스커팅 이슈로 지정하여 에너지 및 환경, 빈곤, 공평성, 거버넌스 등의 기타 분야와 함께 연계하고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 배출 문제는 빈곤감소와 지속적인 경제성장 및 개발의 촉진, 빈곤층의 지속적인 생계, 천연자원의 보존 등 다양한 개발과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3) 기초교육과 남녀평등

2004년 전 세계적으로 미취학 아동이 약 7,000만 명,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8.8억 명 존재하며, 그 중 약 3분의 2가 여성이라고 한다. 여아 교육의 추진은 천년개발목표의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뿐만 아니라 빈곤 및 환경문제, 보건의료 등의 여러 개발과제 달성에도 불가결한 요소이다.

4) 인간안보와 거버넌스

인간안보란 개인의 안보를 위협하는 분쟁, 만성적 빈곤상태, 테러, 범죄, 인권침해, 난민, HIV/AIDS, 물 부족, 자연재해, 취약한 거버넌스 등 여러 분야의 과제가 횡단적으로 교차되는 대표적인 크로스커팅 이슈의 하나이다. 또한 인간안보는 국가 단위가 아닌 인간 개인을 중심으로 한 인간개발의 관점에 입각하여 공포 및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각 개인이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지향한다.

제7절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

1.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의 개념 및 정의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 위주의 경제발전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1990년대 후반부터 빈곤감소가 개발의 중요한 의제로 등장함에 따라, 경제발전 정책 입안에서 경제성장과 함께 빈곤감소를 고려하는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Pro-poor Growth) 정책이 대두되고 있다.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이란 일반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성장의 혜택이 돌아가게 되어 상대적 소득 분포를 변화시키는 경제성장을 말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기여하고, 그로부터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성장을 의미한다.

2. 정책적 접근방법

1993년에서 2002년 사이에 14개국 이 거둔 경제성장에 대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 빈곤감소에 기여한 경제성장을 거둔 국가에서는 거시적 안정성, 명확한 재산권, 좋은 투자환경, 매력적인 인센티브 체제, 원활하게 기능하는 시장요인, 인프라와 교육에 대한 폭넓은 접근성과 같은 요소들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DAC는 2006년 빈곤감소를 위한 성장에 대한 지침서로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 활성화에 대한 참고문서: 공여국을 위한 정책 안내」를 편찬했다. 이 책은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을 위해 다음과 같은 4가지 분야에서의 정책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 빈곤층을 위한 3가지 정책 방향
① 빠르고 지속적인 빈곤감소를 통한 극빈자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을 증대할 것
② 남녀평등과 환경부문 등 빈곤에 공통적으로 관계된 다차원적인 정책을 동시에 다룰 것
③ 가난한 사람이 경제ㆍ사회ㆍ정치 분야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 농업진흥을 통한 빈곤감소
농업은 대부분의 가난한 국가에서 고용창출의 핵심분야와 국가소득 및 수출소득의 주요 원천이 될 수 있다.

▪ 민간부문을 통한 빈곤감소
민간부문의 개발분야 참여를 방해하는 장애물 제거, 개발도상국 내 경쟁정책 실행, 빈곤감소에 기여하는 성장을 위한 기술 및 재정적 지원, 금융 분야의 기여, 여성의 시장 접근성 확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 포괄적 대화 형성 등 6개의 핵심주제를 분석하여 민간부문의 개발협력사업을 장려한다.

▪ 인프라 구축을 통한 빈곤감소
인프라 개발은 산업 및 농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 및 거래비용을 줄여주고 민간투자를 활성화시켜주는 등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활동 및 전반적인 성장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프라 건설과 유지, 서비스 제공 가운데 창출되는 고용 및 수입은 빈곤층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준다.

제8절 비구속성 원조

1987년 DAC의 정의에 의하면, 구속성 원조(tied aid)는 공적개발원조를 위한 물자 및 서비스의 조달처를 공여국 또는 일부의 국가에만 그 입찰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 비구속성 원조(untied aid)는 공적개발원조를 위한 관련 물자 및 서비스를 수원국이 실질적으로 모든 국가에서 완전히 그리고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경우, 부분적 비구속성 원조는 공적개발원조를 위한 관련 물자 및 서비스를 공여국 또는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일부의 한정된 국가에서 조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비구속성 원조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국제적 경쟁입찰이다.
구속성 원조가 비난 받는 이유는 원조 물자 및 서비스의 조달, 사용 등 관리 전반에서 경쟁을 배제하여 개발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OECD의 DAC, 국제기구, 시민단체 등 국제원조를 수행하는 대부분의 주체들은 비구속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DAC의 연구에 따르면 구속성 원조는 개발비용을 평균 15-30% 높인다고 한다. 이는 동일한 규모의 원조의 경우, 경쟁체제가 도입되었을 때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더 효율적이며, 결과적으로 동일한 원조액으로 더 많은 원조 물자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구속성 원조는 수원국 및 공여국 정부의 행정비용을 증가시키고, 원조가 빈곤국의 개발목표와 계획보다는 공여국의 경제적 필요에 종속되게 하며, 소규모의 빈곤퇴치 프로그램보다는 막대한 자본재가 필요한 인프라 중심의 원조에 치우치게 하여 원조의 왜곡을 가져온다.

제9절 무역을 위한 원조

1. 무역을 위한 원조의 배경과 개념

다자간 자유무역 체제의 유지 및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WTO의 153개 회원국 중 약 4분의 3이 개발도상국이며, 그 중 32개국이 최빈국이다. 따라서 무역과 개발이라는 의제는 개발도상국의 무역을 통한 경제발전과 빈곤감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무역질서의 유지 및 강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테마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아래, WTO로 대표되는 세계무역체제는 전통적으로 다자무역 협상을 통한 무역자유화와 무역규범 강화를 통해 개발도상국 및 최빈국의 무역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많은 개발도상국 및 최빈국들은 세계무역 자유화 및 선진국들의 특혜 시장접근 부여에도 불구하고, 공급능력 및 무역역량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국제무역 참여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무역개발은 구조조정에 수반하는 추가적 비용만 개발도상국에 부담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개발도상국, 특히 저개발국가가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2001년 11월 도하에서 개최된 WTO 각료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생산품에 대한 시장접근성 향상과 기술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는 개도국에 대한 기술협력기금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특히 2005년 12월 홍콩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채택된 「무역을 위한 원조」(Aid for Trade)에서는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이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조치가 제안되었고, 무역 관련 프로그램과 프로젝트에 공적개발원조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합의하여 무역을 위한 개발원조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무역역량 향상에 초점을 두는 원조를 일반적 경제성장을 장려하기 위한 원조와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운 과제이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DAC와 WTO 무역위원회는 원조활동의 종류보다는 특정 원조가 수원국의 국가 개발전략상의 무역 관련 개발 분야에 해당하는가 즉 원조의 목적을 중요시하여, 다음과 같은 5가지 지원을 무역을 위한 원조로 정의한다.

▪ 통상 정책 및 제도: 무역 관련 교육훈련, 무역 분쟁 해결 능력 강화, 제안서 및 입장 분석, 무역협력의 실행을 장려하기 위한 기술적 및 제도적 지원
▪ 무역 관련 인프라: 도로, 항구, 그리고 국내와 세계시장을 연결하는 정보통신망의 건설
▪ 생산역량 강화: 은행 및 금융 서비스는 물론 농업, 임업, 어업, 관광, 광업 및 산업 등 분야에 투자
▪ 무역 관련 조정: 무역자유화의 혜택을 위한 각종 제도 조정 및 지원
▪ 기타 무역 관련 필요: 빈곤감소전략 보고서를 비롯한 국가개발기획에서 무역 관련 우선순위에 포함되는 활동으로 언급된 활동에 대한 지원

2. 강화되어야 할 개도국의 무역역량

▪ 공급을 위한 역량: 물ㆍ전기ㆍ씨앗ㆍ비료 등의 충분한 공급을 통해 생산자들이 농업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인프라 시설의 확충 등을 통해 무역기회 증대를 통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지원
▪ 무역역량: 관세와 조세시스템의 현대화
▪ 무역정책 형성을 위한 역량: 개발도상국 정부들이 적당한 무역정책을 결정하도록 지원.
▪ 무역협상 참여의 역량: 무역협상가들이 국제적 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 무역협정 실행 역량: 개발도상국들이 국제적 규범을 국내의 법과 조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제10절 취약국가

1. 취약국가의 정의

취약국가(fragile states)란 정부가 빈곤감소전략을 발전시키거나 이행할 역량 및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국가로, 파트너십이 곤란한 국가 또는 위기에 처한 저소득국가 등의 개념을 대체하는 용어인데, 주로 분쟁이 종결된 나라, 국내 정치나 정부 통치능력이 열악한 나라, 분쟁 재발의 위험성이 높은 나라, 테러리스트의 온상 국가 등이 이에 해당된다.

2. 취약국가 원조의 필요성

취약국가는 제반 행정제도의 미비, 심각한 부패, 정치적 불안정, 법 집행력의 약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효율적인 행정수행을 위한 충분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국민에게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취약국가는 개발도상국의 약 13% 정도이며,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이지만 세계 빈곤층의 약 35%, 모성 사망률의 44%, 미취학 아동의 46%,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의 51%를 차지한다. 이 수치는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 13배가 높으며, HIV/AIDS 감염자의 비율은 4배가 높다. 따라서 천년개발목표의 달성은 이들 국가의 발전이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취약국가는 국가의 실패와 이러한 실패의 지역 또는 국제적인 파급효과로 인해 사후적으로 대규모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공조를 필요로 한다.

3. 취약국가에 대한 지원 정책

DAC는 빈곤감소 정책과 실시의 의지가 결여되어 있으며 분쟁, 심각한 부정부패, 투명성의 결여, 소수파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 등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는 국가를 ‘파트너십이 곤란한 국가’(difficult partnerships)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 방안으로 ① 시민사회나 매스컴, 전문직 조직, 사업계, 싱크탱크 등의 지원을 통한 정책변경 장려 ② NGO나 지방정부 등을 통한 빈곤감소와 여성의 문맹퇴치 교육 등 프로젝트 형 지원 ③ 공여국 간의 원조협조와 공여국의 각종 정책일관성 확보 등을 제시한다.
세계은행은 정부 능력이 결핍되었거나 빈곤감소를 위한 자금을 유효하게 사용할 자세가 부족한 빈곤국, 표현의 자유와 참가가 제한된 국가, 분쟁 종결국, 국가가 기능하지 않는 국가, 거버넌스가 열악한 국가 등을 ‘위기에 처한 저소득국가’로 규정한다. 위기에 처한 저소득 국가의 75%가 분쟁국이다. 이들에 대해 세계은행은 ① 국내의 다양한 주체와의 대화 촉진과 자원관리에서의 투명성 향상을 위한 제도개선 역량 강화 ② 기초적인 서비스 제공의 확충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제11절 정책일관성

1. 정책일관성의 개념

개발이라는 것은 본래 총체적인 개념이다. 그것은 무역ㆍ농업ㆍ투자ㆍ이주 등 비공적개발원조 분야에 대한 정책이 개도국의 천년개발목표 달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여국이 개발협력을 추진할 때에는, 여러 분야에 대한 정부정책이 일관성 있게 개발 목표를 잘 뒷받침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원조 프로그램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책일관성이란 개발정책 내의 일치가 아니라 개발을 위한 정부정책의 총체적 일관성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일회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공여국의 국내외 정책에 존재하며 끊임없이 발생하는 정책의 불일치 및 비일관성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과정이다.

2. 정책일관성 구축 및 유지 방안

각 국가별로 정책설정의 환경이 다르므로 모든 상황에 맞는 정책일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공여국은 각자의 특수한 필요와 제약에 맞게 창의적인 일관성 구축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 수립에는 다음의 원칙이 있다.

▪ 정부정책 전반에 걸쳐 개도국 개발을 위한 정책의 의지를 명확한 정책 목표로 설정
▪ 각 분야의 정책 및 정책결정의 조사ㆍ협의ㆍ조정 메커니즘을 정부 내에 구축
▪ 정책일관성 특별전담부서의 설치
▪ 타 공여국 정부 및 NGO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자국 정책의 모니터링 및 평가
▪ 정부의 개발청 및 원조기관에게 개발을 위한 정책일관성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수행임무를 부여

제12절 인간안보

1. 인간안보 개념의 배경과 정의

전통적인 국가안보 개념으로는 개인의 생명과 존엄보장이 충분하지 않다는 자각과 함께 기존의 안보 개념을 보완하여 직ㆍ간접적인 인권과 개인의 존엄 보장을 위한 대처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인간안보 개념의 대두가 전통적인 국가안보의 퇴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안보는 국가의 안보를 전제로 한다는 점, 그리고 코소보나 르완다, 수단의 다르푸르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때 이는 해당 국가를 넘어 지역 전체의 안보 구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안보와 국가안보는 상호 의존적이고 보충적인 관계에 있다.
인간안보(human security)는 통상적으로 ‘개인의 안전ㆍ안녕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보장, 또는 개인의 안정적인 일상생활 영위 보장’을 의미한다. 1994년 UNDP가 발간한 「1994 인간개발보고서」는 ‘공포로부터의 자유’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인간안보의 핵심 구성요소로 들고 있다. 공포로부터의 자유란 분쟁 혹은 비분쟁 하에서 인간 개개인의 생명과 존엄에 대한 가해와 위협을 받지 않을 권리를 뜻하며, 대표적인 예로 대인지뢰제거, 불법 소형화기 거래와 사용의 규제, 소년병 문제에 대한 대응, 구전투병의 사회 환원 프로그램 등이 있다.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는 경제ㆍ정치ㆍ사회ㆍ환경 분야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경제적 안보, 식량 안보, 건강 안보, 환경 안보, 개인의 안보, 공동체의 안보, 정치적 안보 등 상호의존적이고 보편적이며 예방에 우선을 둔 인간중심적인 7가지 범주를 포함한다.

2. 인간안보의 비판과 의의

비판론자들은 인간안보 개념이 지나치게 방대하고 애매모호하여 실질적인 정책 수립과 실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인간안보는 전체적 개념으로서 국가의 권리와 번영을 넘어서, 각 개인을 주체로 보고 권리 신장과 행복 추구에 중점을 둔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전통적인 국가안보가 개인을 수동적인 보호나 원조제공 대상으로 보았다면, 인간안보는 개인을 능동적인 존재로 보고 권한강화를 통해 개인의 안보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 국가, 지역, 전 세계 차원의 안보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테러리즘 등 현 국제사회의 주요과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한울, 2008.12: 133-244 발췌ᆞ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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