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륙 동남아시아의 노동 이주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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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미경()

작성일

2009-02-28 12: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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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동남아시아의 노동 이주의 특징

정미경(고려대학교 세계지역연구소 연구교수)

1990년대 이후, 지구화(globalization), 다양한 문화(diversity culture)의 출현, 빈곤, 신자유주의 등의 용어가 매우 익숙하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대화의 화두로 논의되었다. 특히 미국의 9.11 테러 이후에는 문화가 사회, 정치,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학계와 일반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지구화니 국제화 현상과 더불어 노동 및 산업 근로자들의 이동 및 이주 현상이 각 국가와 사회에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노동 이주 및 노동 시장의 변화는 사회 문화적인 많은 요소들을 동반하는데, 노동 이주가 단순히 노동력의 이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노동을 하는 사람이 가진 가치, 사고방식, 문화적 양식이 함께 이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노동 이주나 노동 시장의 변화가 주목되고 연구될 필요성이 있다.
노동 시장의 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첫째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노동 이주 현상은 저개발 국가에서 발전된 국가로의 상향 이주의 형태를 띠는데, 이것은 지난 50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자연적 현상이다. 이는 남녀의 차이를 불문하고 산업 각 영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상향지향적 노동 이주라고 하지만, 그것은 저개발 국가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인적자원이 발전된 국가에서는 저급한 노동 생산성에 참여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즉 개발도상국에서는 고급 인력이지만, 경제적 목적을 위해 이주하면서 고급 인력으로서의 역할이 아니고 단순 노동자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둘째는 정치 및 사회적 요인에 의한 노동 이주의 현상이다. 동구 유럽과 사회주의권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정치적으로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노동의 이동이다.
정치 체제의 붕괴는 곧 사회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회구조적 변화는 사회적 약자들이 대규모로 생성되는데, 이들의 생존을 위한 이주나 이동에 의한 노동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자국에서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는 건실한 노동력들이 합법 혹은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서 생존의 위해 노동 시장에 유입하게 된다.
대륙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는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체계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장 원칙을 수용하면서 개방경제 활동을 실시하였다 (베트남 1986, 라오스 1987, 캄보디아 1987). 이들 국가가 자본주의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재정 및 기술적 지원이 끊기면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고, 또한 국제사회의 변화가 개방을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시장경제 원칙을 채택한다고 해서 사회구조가 순간적으로 변화하고, 국민들의 태도나 활동이 일제히 시장경제 원칙에 맞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정한 기간 동안 시장경제 원칙에 대하여 연구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사회구조적인 변화 및 국민들의 생활 태도에서의 변화가 일어나고 그 후에야 시장경제 원칙이 안정적으로 각 나라에 적응하게 된다.
사회적 구조가 변화될 때, 사회적 약자가 출현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여성과 아동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가족의 생존이나 생계를 위해서 노동 시장에 직접 투입될 수 있으며, 불법이든 합법이든 이들은 노동을 해야만 하루의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륙 동남아시아의 사회주의 체계 붕괴는 노동 시장에서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국가가 경영하던 기존의 공장 및 기업이 모두 외부 투자자들과 합작 운영되면서 노동력의 재배치 및 새로운 노동력의 개입이 나타났다. 또한 정부가 보장하던 각종 복지혜택 및 배급제도가 서서히 붕괴되면서 사라지고, 국민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성 노동의 변화도 다양한 각도로 일어났다. 대륙 동남아시아 사회에서 여성은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고 있는 경제적 가장이었으므로, 생계를 위한 활동을 하지 않으면 가족의 생계가 보장될 수 없었다. 그래서 여성 노동력들은 합법이든 불법이든 국경을 넘어 일자리를 찾았다. 일자리도 합법적 노동이든 불법적 노동이든 가리지 않았으며, 가족의 생계라는 의무를 위해서는 노동의 색깔이 중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노동의 이주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사회적 문제도 자연스럽게 동반하고 있다. 가정의 붕괴, 불법 노동 특히 매매춘의 확대 재생산, 여아 매매춘, 불법 약물 운반, HIV/AIDS의 확산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통제되지 않은 이주 노동의 사회적 약자는 다시 여성과 아동으로 집약되고 있으며, 지난 30년 동안 변함없이 대륙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태국-미얀마, 태국-라오스, 태국-캄보디아의 국경의 태국 영토에서는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국적의 노동자들이 불법 체류를 하면서 노동을 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국경을 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태국과 주변국의 국경이 뚜렷하게 철조망을 쳐서 나누어진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국경은 산악지대 혹은 메콩강이 흐르거나, 숲으로 우거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혹시 국경을 넘다가 걸린다 해도 국경 수비대에게 약간의 수수료(뇌물)을 주면 되기 때문이다.
태국 국경 지대의 상업 지역에서도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주민들을 노동력으로 쓸 경우 자국 국민보다 노동 임금이 낮기 때문에 태국의 기업 및 사업자들도 불법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지 않고 있다. 대륙 동남아시아의 노동 이주의 현상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섬나라로 이루어진 도서 동남아시아나 국경의 구분이 뚜렷한 동북아시아에서의 노동 이주 현상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륙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동 이주 현상은 대부분 절박한 생계형에 가깝고, 그러므로 불법 사업장에서 희생되고 있는 많은 불법 이주민들이 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비정부기구(NGO)들의 활동도 활발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정당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률관계 비정부기구, 여성과 아동 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 불법 노동자이지만 교육을 받을 인간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교육 및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단체 등 다양한 형태의 단체들이 개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활동하는 비정부기구와 태국 정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견제나 충돌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한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지원은 아니었나 하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 하지만 정치, 사회, 경제적 체제의 붕괴가 어디 경제 및 사회적 약자들의 책임인가? 일부 독재 정부의 정치와 관료의 잘못된 결정이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가?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누군가 나서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구제해야 한다면 그것은 양심 있는 가진 자요, 헌신과 봉사로 삶을 나눌 수 있는 신앙인들이 아닐까 한다. 태국 국경 내에서 이름 없이 쉬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바로 신앙의 양심, 삶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헌신된 사람들임을 우리 모두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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